[페로칼럼] 휘어진 철강 허리...위기 자초한 포스코
[페로칼럼] 휘어진 철강 허리...위기 자초한 포스코
  • 김종대
  • 승인 2019.08.29 0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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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페로타임즈DB

한국 철강산업의 허리가 휜다. 이유는 복합적이다. 철강 수요는 성장이 둔화됐다. 공급은 이미 과잉상태에 있다. 원가경쟁력이 있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그 생존조차도 연명의 의미로 제한된다. 국내 시장에서는 점유율을 더 높이거나 수익성을 개선하기 힘들다.

수출은 핵심이다. 하지만 올해 3000만 톤의 수출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지 보장이 없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우리나라 수출 대상국들간의 관계는 극도의 예민함으로 꼬여있다. 유럽도 세이프가드를 발동했다.

동국제강 동부제철 세아제강 등 중견기업들은 실적악화에 허덕인다. 환골탈태의 자세로 실적을 개선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늘 발목을 잡는다. 소재를 외부에 의존해야 한다는 태생적 한계다.

포스코의 위기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들은 철강산업 반세기 역사의 주역이다. 포스코 성장의 기반이다. 포스코 역시 ‘좋은 철강소재를 만들어 공급하겠다’는 창립이념으로 출발했다.

헌데 중견기업들이 생산을 줄이고 있다. 동부제철은 KG그룹에 인수되면서 철저한 수익 중심의 관리로 감산을 일부 실행, 추가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포스코 소재 사용량은 자연히 감소했다. 다른 열연 고객사도 포스코산 구매량을 대폭 줄였다. 포스코는 이들의 전체 구매량에서 포스코산 비율은 높아졌다고 했다. 비율의 문제가 아닌 절대량이 줄어든 게 위기의 핵심이다. 포스코가 내수 기반을 잃으면 ‘월드프리미엄’도 반쪽짜리다.

국내 철강사들이 포스코에 대한 반감이 높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소재공급에서 너무나 많은 이익을 봤다는 지적이 몇 년간 계속됐다. ‘탈(脫) 포스코’는 앞으로도 더 가속화 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일본 고로사들이 이제 냉연, 강관 등 하공정 업체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위기는 포스코가 자초했다. 작년 최정우 회장 취임 직후에는 일말의 희망과 기대가 있었다. ‘위드포스코’가 그 중심이다. 최 회장은 창업, 취업 지원 등 현 정부의 요구에 적극 화답하는 데 몰입했다. 철강 고객사에 대한 포스코의 관심과 지원은 어디에 있는지 알 길이 없다. 철강산업의 허리는 상실과 실망감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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