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鐵人의 향기] 박슬래브주조법의 선구자 '케네스 아이버슨'
[鐵人의 향기] 박슬래브주조법의 선구자 '케네스 아이버슨'
  • 김종대
  • 승인 2020.10.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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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럽은 기후협약과 탄소제로 정책에 의해 많은 고로메이커들이 전기로로 전환되고 있다. 일관제철소(Integrated Steel Mill)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의 심각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전기로메이커는 고철을 원자재로 하기 때문에 탄소배출이 적지만 고로와 같이 고품질의 강판을 생산 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바로 이 단점을 개선하여 전기로에서도 고품질의 판재류를 생산하는 기술(박슬래브 주조법Thin Slab Casting)을 앞서서 도입한 기업이 바로 뉴코어이다. 뉴코어를 세계 최고의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이끌어낸 인물은 케네스 아이버슨(F. Kenneth Iverson, 1925∼2002)이다.

케네스 아이버슨(F. Kenneth Iverson/사진=뉴코어)
케네스 아이버슨(F. Kenneth Iverson/사진=뉴코어)

아이버슨은 1965년부터 1998년까지 34년 동안 뉴코어의 최고경영자였다.

아이버슨은 코넬대학에서 항공공학을 전공하고 퍼듀대학에서 기계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1947년에 사회에 첫 발을 딛고 물리학 담당 연구원, 주조공장의 수석엔지니어, 금속판매업체의 판매 담당자 겸 금속엔지니어를 거쳤다.

아이버슨이 뉴코어의 전신인 뉴클레어(Nuclear)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61년이다. 당시 뉴클레어는 핵 시설 관련이 주력 사업이었으나 철강 사업에도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뉴클레어는 무리한 사업 확장과 자금 부족으로 파산의 위기를 맞았다.

아이버슨은 40세(1965년)가 되던 해에 뉴클레어 회장으로 취임했다. 취임 후 반도체, 복사기 등의 사업을 중단시키고 흑자를 내던 불크래프트 공장에 모든 것을 걸었다. 이 공장은 US스틸로부터 봉강을 구입하여 재가공 후 건설부문에 판매했다. 아이버슨은 원자재를 직접 생산하기로 했다.

1968년(1969년 준공)에 600만 달러를 투자한 달링턴 제철소(전기로)가 1970년부터 본격 가동되면서 이익이 증가됐다. 아이버슨은 뉴클레어(1972년도)라는 사명을 뉴코어로 바꾸고 4개의 전기로제철소를 건설(1974년, 1975년, 1980년)했다.

그러나 1980년대에 미국은 공급 과잉과 불황에 의해 ‘철강 산업의 추운 겨울’을 맞이했다. 아이버슨은 인력 감축보다는 오히려 종업원을 격려했다. 그의 경영철학은 “첫째 종업원, 둘째 고객, 그 다음이 경영자와 주주”라고 할 정도로 종업원을 아꼈다. 그것이 바로 “기업의 성패는 종업원에게 달려 있다”는 아이버슨의 경영철학이다.

아이버슨은 독일 슐레만 지마그가 1983년에 개발하여 1986년도에 상업화한 CSP(박슬래브 제조법. Compact Strip Production)를 적극 도입했다. 전기로를 통해 1.5인치~2인치 정도의 슬래브를 생산하는 신공법을 적극 채택한 것이다. 대부분의 철강기업들은 CSP방법이 실패할 경우 5억 달러에 달하는 손해를 입을 수 있었기 때문에 외면하고 있을 때였다.

아이버슨은 1987년 9월 CSP를 적용한 크로퍼즈빌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1989년 7월부터 가동에 들어갔으나 두 차례나 실패했다. 우여곡절 끝에 크로퍼즈빌 제철소는 1989년 12월 2인치 두께의 슬래브를 성공적으로 생산해 냈다. CSP법을 통해 뉴코어는 톤당 250달러(고로원가는 500 달러)라는 경이적인 원가로 열연제품을 생산해 냈다. 뉴코어는 1992년과 1996년에 박슬래브 제철소를 잇달아 건설했다. 오늘의 뉴코어는 미국을 대표하는 철강기업으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아이버슨은 1998년 뉴코어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가 경영하는 동안 뉴코어는 연간 10%의 성장을 지속했다. 1991년 그는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철강경영자에게 수여하는 윌리코프상을 처음으로 수상했다. 아이버슨의 자서전 ‘평범한 이야기(Plain Talk)’는 철강인들의 필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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