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예, 투자손실 보상 요구하며 국제중재 가능성 시사
영국 정부는 16일(현지 시간) 제철산업 보호를 위해 브리티시 스틸(British Steel)을 국유화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해 브리티시 스틸의 소유주인 중국 징예그룹(Jingye Group)이 스컨소프 제철소의 고로를 폐쇄를 검토하자 이를 막기 위해 운영권을 인수한 바 있다. 영국에 남아있는 마지막 고로다. 해당 생산 물량이 사라질 경우 발생할 공급 차질 및 수입산 철강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에 제철소를 계속 가동하기로 결정했다.
국유화의 법적 근거는 발표 전날 철강산업 국유화법이 의회를 통과하고 왕실재가를 받아 발효되면서 마련됐다. 국가 핵심 인프라 보호를 위한 공익성이 인정될 경우 철강회사를 국유화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이번 결정에 강력한 항의를 제기하며 영국 정부를 규탄했다. 대변인 성명을 통해 ”영국 측은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을 명분으로 회사를 강제로 압수했으며, 징예의 영국 경제 및 사회에 대한 기여는 완전히 무시당했다“며 ”해당 조치는 중국 투자자의 정당한 권리와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중국 기업이 영국에 투자하는데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고 설명했다.
향후에는 해당 사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자국 기업이 정당한 권리를 수호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양국 간 양자 투자 보호 협정(BIT)에 따른 의무를 엄격히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구체적인 지원 조치 방향성은 밝히지 않았으나 징예 측은 투자에 대한 전액 보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징예그룹은 브리티시스틸이 일일 약 70만 파운드의 손실을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회사는 지난 19일 성명을 통해 ”이번 조치는 영국 정부의 신뢰를 훼손하고 국제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으며, 회사의 경영과 공적자금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했다“며 ”국제 투자 규정을 짓밟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관련 양자간 투자협정(BIT·Bilateral Investment Treaty) 에 따른 협상 절차에 착수했다. 국제중재를 포함한 모든 권리에 대한 대응 가능성을 열어둘 것“이라며 ”영국은 징예의 지속적인 투자와 기여를 무시했으며 사실상 거의 아무런 보상도 제공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영국 정부는 보상금 규모에 대해 독립적인 평가기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영국 국가감사원에 따르면 정부가 스컨소프 제철소를 유지하는 데 일일 약 130만 파운드의 공적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아울러 브리티시 스틸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야 하며 투자금을 회수하기까지 10~20년 가량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터 카일(Peter Kyle) 영국 기업통상부(Business and Trade) 장관 은 "브리티시스틸은 이제 영국 국민의 소유"라며 "회사의 경영을 안정시키고 지역사회를 지원하며 경쟁력 있고 탈탄소화된 철강산업을 구축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한편, 영국 정부는 향후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 이후 민간 매각 또는 새로운 소유 구조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