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수출 1억3100만 톤, 보조금 왜곡 심화…무역분쟁 장기화
"과잉생산 보조금 우회수출 해결 없인 산업 회복 어려워"
세계 철강산업이 향후 수년간 더욱 심각한 공급과잉과 무역 갈등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신 철강 전망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철강 생산능력이 수요 증가 속도를 크게 웃돌면서 2028년 과잉생산능력이 7억4500만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10여 년 전 세계 철강 위기 당시 기록했던 역사적 최고 수준에 근접한 규모다.
OECD는 철강산업은 생산능력 확대와 수요 정체가 동시에 진행되는 구조적 불균형 상태라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8년까지 계획된 신규 철강 생산능력은 최대 1억3880만톤에 달한다. 반면 2030년까지 세계 철강 수요 증가율은 연평균 0.9%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갈등, 높은 에너지 비용, 공급망 불안정 등이 철강 수요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생산능력 확대와 수요 둔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글로벌 철강 가동률은 더욱 낮아질 전망이다.
OECD는 세계 철강 생산능력 활용률이 2025년 76% 수준에서 2028년에는 74% 이하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철강사 수익성 악화와 설비 구조조정 압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한 비시장적 생산 확대와 보조금 정책을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OECD 분석에 따르면 2024년 중국 철강기업이 받은 보조금 규모는 자산 대비 기준으로 다른 지역 철강사보다 약 15배 높은 수준이다. 중국은 최근 수년간 대규모 설비 증설을 자제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 등 내수 부진으로 인해 수출을 크게 확대했다.
2025년 중국 철강 수출은 1억3100만톤으로 집계됐다. 이는 중국 연간 조강 생산량의 약 14% 규모이며, 2020년과 비교하면 153% 증가한 수치다.
문제는 중국이 다시 생산능력 확대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OECD는 중국이 2028년까지 최대 3860만톤 규모의 신규 생산능력을 계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유럽연합(EU) 주요 철강 생산국인 이탈리아의 전체 생산능력을 웃도는 규모다.
중국 외에도 인도와 동남아시아가 공격적인 증설을 이어가고 있다. 인도는 2021~2025년 4140만톤의 생산능력을 추가했으며 2028년까지 3180만톤을 추가로 확대할 계획이다. 동남아시아 역시 신규 일관제철소와 전기로 투자가 이어지면서 생산능력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반면 OECD 국가들의 생산능력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OECD 회원국 생산능력은 2021~2025년 동안 280만톤 감소했다. 특히 영국은 39.7%, 일본은 7.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과잉 심화에 따라 각국의 무역 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2025년 전 세계적으로 반덤핑(AD) 및 상계관세(CVD) 조치가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미국, 캐나다, 브라질, 인도, 멕시코 등은 철강 수입 규제를 확대했다. 유럽연합과 영국 역시 기존 세이프가드 체계를 강화하며 자국 산업 보호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OECD는 무역 규제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중국산 철강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수록 동남아시아를 경유한 우회 수출이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OECD는 중국 철강에 대한 반덤핑 조치 이후 다수 품목에서 중국의 아세안 수출이 증가했고, 동시에 아세안의 OECD 국가 수출도 확대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반가공 철강 제품 수출은 수년 사이 약 300% 급증해 우회 수출 가능성을 시사했다.
OECD는 앞으로 철강산업의 핵심 과제를 경기 회복이 아닌 과잉생산능력과 보조금, 우회 수출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왜곡된 정책이 지속될 경우 철강산업의 시장 기능은 더욱 약화될 것"이라며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과 국제 공조 없이는 산업의 지속 가능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