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제철 노조, 철강위기 앞에 공동 대응…정부 대책 촉구
포스코·현대제철 노조, 철강위기 앞에 공동 대응…정부 대책 촉구
  • 최유미
  • 승인 2026.03.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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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 노총, “산업용 전기료·탄소비용 완화, 친환경 기술 투자 촉구”
K-스틸법 후속 조치 必…“철강산업, 제조업 기반이자 국가 전략자산”

국내 양대 고로사인 포스코와 현대제철 노동조합이 철강산업 붕괴 위기에 맞서 공동전선을 결성했다. 글로벌 수요부진과 공급과잉, 탈탄소화 규제 강화,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등 각종 악재가 겹친 가운데, 양대 노총이 이념과 경쟁 구도를 넘어 대한민국 철강산업을 지켜야 한다는데 뜻을 모았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과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항지부 현대제철지회는 19일 국회소통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탄소·에너지 비용 부담 완화 등 정부 차원의 실질적 지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성호 포스코노조 위원장, 송재만 포항 현대제철지회장.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상휘 국회의원은 모두발언을 통해 이번 공동 기자회견이 대한민국 철강산업사에서 이례적이면서도 절박한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양대 노총이 철강산업 위기의 앞에서 한 목소리를 낸 것은 그만큼 현재 상황이 엄중하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철강 산업은 단순한 경기 침체를 넘어 대한민국 제조업의 뿌리 자체가 흔들리는 국가 산업 안보의 위기에 직면했다”며 “글로벌 수요 축소와 공급 과잉,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가중되는 저탄소화 규제는 이제 개별 기업이나 노동자들의 노력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이 의원은 철강이 자동차, 조선, 방산 등 핵심 산업의 기반으로서 철강이 흔들리면 제조업 기반이 흔들릴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해 국회에서 여야가 뜻을 모아 통과시킨 K-스틸법에 이어 정부가 응답해야 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정부는 철강 산업을 국가 전략 자산으로 인식하고 현장 노동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이고 과감한 대책 마련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며 “에너지 정책과 환경 규제 전반에 걸쳐 산업의 생존과 국가 경쟁력을 최우선에 둔 정부의 전향적인 결단을 강력히 촉구한다” 강조했다.

권향엽 의원은 철강산업이 세계 경기 둔화와 공급 과잉, 온실가스 감축, 품목 관세 등 온갖 외생변수의 희생양이 됐다고 진단했다. 이에 더해 중동리스크로 인한 원자재 비용 부담도 확대돼 기업 경영 환경은 더욱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권 의원은 “대한민국 철강은 포항, 광양, 당진 3대 도시를 중심으로 우리 근로자들의 땀과 열정으로 성장해왔다”며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는 전통 제조업 등으로 세계 속에서 대한민국을 만들어 왔고, 특히 철강 산업은 산업의 쌀 그 역할을 다해 왔지만 지금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어려움 앞에 놓여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이에 정치권은 힘을 합쳐 K스틸법을 통과시켰고, 이제 근로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이 어려움을 다시 한 번 호소한다”며 “함께 힘을 합쳐 주시기 바란다. 정부에서도 더 큰 관심과 노력을 당부드린다”고 강력히 호소했다.

김성호 포스코 노동조합 위원장은 “유럽은 나름대로의 경제 블록화, 미국은 관세를 통한 경제 블록화, 중국은 저가 철강재를 쏟아내고 있고, 대한민국은 오픈 마켓으로 무차별하게, 무자비하게 당하고 있다”며 “제조업이 무너지면 지역 경제가 무너지고, 지역 경제가 무너지면 대한민국은 무너진다”고 말했다.

이어 “K-스틸법이 입법됐고 이제는 시행령 시행 규칙에 대한 구체화와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할 때가 왔다”며 “포스코와 현대제철, 대한민국 1, 2등 고로사가 함께 뭉쳐서 이 위기를 극복할 것이며, 회사 그리고 대한민국 경제 제조업을 위해 양 노조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며 적극적인 협조를 촉구했다.

송재만 포항 현대제철지회장은 “전 세계가 지금 탄소 중립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 철강 산업은 그 중심에 있으며 그 부담은 나날이 커져만 가고 있다”며 “5년간 산업용 전기료는 약 85%나 상승했고, 생산은 줄어드는데 전기료 부담은 더 커졌다”고 밝혔다.

이에 “기업은 수익성을 이유로 공장을 폐쇄시키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노동자와 지역 사회에 전가되고 있다”며 “철강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전기료 인하, 친환경 전환에 대한 국가 지원 확대는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생존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왼쪽부터)
(왼쪽부터)김성호 포스코 노동조합 위원장, 송재만 포항 현대제철지회장.

이번 양사 노조의 공동 대응은 업계 경쟁 구도를 넘어선 사상 첫 사례다. 철강산업의 위기가 개별 기업, 지역을 넘어 국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대변하는 셈이다.

노조 측은 철강산업이 ‘복합 위기’에 직면했다고 진단하며 현 상황을 ‘국가산업안보 비상사태’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정부 측에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 완화 ▲탄소배출권 제도 개선 ▲수소환원제철 등 친환경 기술 전환에 대한 지원 등을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이번 산업용 전기요금 개편으로 인해 현대제철 포항공장의 경우 월 전기료가 3억 원 가량 증가한다. 송재만 지회장은 “2024년 현대제철의 전기료는 1100억 원으로 당시 영업이익의 75%에 해당했다”며 “전기요금이 인하돼야 공장을 지속 운영할 수 있다며 현재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직원들이 공장을 나서게 되고 지역사회 또한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노조는 “현재 철강업계는 전력소비가 절대적인 산업 특성상 막대한 에너지 비용 부담이 지속되면 국가 안보산업으로서의 존립이 불가능 하다”며 “우리 산업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싸우지 않도록 생존을 뒷받침할 에너지 정책을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글로벌 흐름만을 쫓는 급격한 탄소규제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오히려 지연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장의 절박한 현실과 기술적 한계를 냉정하게 직시하고 합리적인 할당기준을 즉각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수소환원제철 등 친환경 기술은 핵심 과제중 하나로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주요 철강 생산국은 자국 안보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대규모 재정지원과 인프라 투자로 적극 뒷받침하고 있다”며 “이러한 지원은 차세대 기술의 안정적 정착을 돕고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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