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25년 수출 7천억달러 시대 열다, “철강은 고전”
[초점] ’25년 수출 7천억달러 시대 열다, “철강은 고전”
  • 정하영
  • 승인 2026.01.04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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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 대비 3.8% 증가 7097억달러, 업종별 성적 엇갈려
자동차·선박 호조 속 가전·기계 부진, 철강 회복 제한적
철강 수출액 9% 감소 물량 ‘보합’…‘가격·무역규제 변수’
미·일·중 감소, 베트남·브라질 급증…수출 축 이동 시작

1월 1일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2025년 연간 및 12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수출액은 전년 대비 3.8% 증가한 7097억달러로 사상 처음 7천억달러 벽을 돌파했다. 12월 수출도 695억7000만달러로 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해 연말까지 수출 모멘텀을 유지했다.

일평균 수출액도 26억4000만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글로벌 제조업 수출의 체력이 유지된 것으로 평가됐다. 무역수지는 에너지 수입 감소와 수출 회복에 힘입어 780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업종별 성적은 극명히 엇갈렸다. 반도체·선박·자동차 등 주력 산업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특히 미래 핵심 산업인 반도체가 강세를 이어갔으나, 철강은 글로벌 공급과잉과 단가 하락 영향으로 수출 실적이 감소했다. 2025년 철강 수출액은 303억달러로 전년 대비 9.0% 감소, 12월에도 24억8,000만달러로 10.7% 줄며 연중 약세 흐름이 이어졌다.

한편 자동차, 일반기계, 자동차부품, 선박, 가전 등 주요 제조업은 대체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 주요 제조업별 특징 ]

철강과 연관성이 큰 업종을 보면, 자동차는 연간 719.8억달러(+1.7%)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12월에는 59.5억달러(–1.5%)로 소폭 감소했다. 선박은 연간 320.3억달러(+24.9%)로 큰 폭 증가했으나, 12월은 30.3억달러(–2.0%)로 조정됐다. 자동차부품·일반기계도 연간 감소 흐름(각 –5.9%, –8.3%)이 확인돼 철강 수요(가공·설비·운송용) 측면에서 체감 경기 둔화가 겹친 것으로 해석된다.

- 자동차 : 대미국 관세와 일부 부품 수출 약세에도 불구하고, 유럽연합과 CIS 시장 확대로 연간 720억 달러를 기록했다. 연간 기준 최대 수출을 기록했지만 12월에는 감소세로 전환됐다.

- 일반기계·자동차부품 : 중국 등 주요 시장 수요 둔화로 어려움이 있었으나, 일부 품목은 내구재 투자 확대에 힘입어 견조함을 유지했다. 전반적으로는 동반 부진을 보이면서 고급강, 판재류 중심의 철강 수요 회복을 제한했다고 볼 수 있다.

- 선박 : 24.9% 급증한 320억 달러로 조선업 수주 호황이 수출 실적으로 이어졌다. LNG선 중심의 수주 구조상 후판 수요 증가는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구조라 2025년 철강 수출 질적에 미치는 직접 효과는 크지 않았다.

- 가전 : 글로벌 전자기기 수요 확대 덕분에 전기·가전 수출도 증가세를 보였다.
 

[ 철강 수출의 역설 — 수출액 감소, 단가·공급 이슈 ]

산업부 발표 내용을 보면 수출 금액 기준 상위 15대 품목 중 철강 수출은 전년 대비 약 9% 감소한 303억달러로 집계됐다. 12월에도 24억8000만달러로 10.7% 줄며 연중 약세 흐름을 벗어나지 못했다.

수출량 측면에서는 1~11월 누적 수출량은 2583만1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 증가했다. 월평균 234만8000톤 수준으로 12월 추정량은 연말 계절성 요인을 반영(월평균 대비 10% 증가)해 258만톤으로 계상하면 2025년 연간 누계 추정량은 2841만톤이 된다. 2024년 연간 수출량 2835만톤에 비해 0.2% 증가했으며 12월 단월 기준으로는 2024년 260만톤 대비 258만톤으로 0.8%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중국발 공급과잉과 각국의 무역규제 속에서도 수출 물량은 유지했지만 수출액은 크게 감소했다. 2025년 글로벌 공급과잉, 중국발 저가 공세, 주요 시장 수요 둔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가운데 철강 수출(금액) 부진의 핵심 요인은 단가 하락으로 요약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철강 수출량이 크게 줄지 않았다 하더라도 단가 하락 폭이 커 수출액 감소폭을 확대시킨 구조”라며, 철강 제품의 글로벌 경쟁 환경이 여전히 녹록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근 통관 통계에 따르면 EU, 미국 등 주요 시장의 철강 수요 둔화와 저가 경쟁 심화로 철강 제품의 수출 단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물량이 유지되었음에도 수출액이 줄었고, 국내 철강업체의 수익성도 압박받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 수출 축 이동…“전통 시장 ↓, 제3국 ↑” ] 

국가별로 보면 철강 수출 구조 변화는 더욱 뚜렷하다.

2025년 1~11월 기준, 일본·미국·중국·인도 등 전통적인 수출 시장에서는 일제히 감소한 반면, 베트남·태국·브라질 등 제 3국 시장으로 수출이 빠르게 이동했다.

특히 베트남·브라질의 증가세는 상징적이다.

철강업계는 2025년 들어 반덤핑·세이프가드 등 무역규제가 집중된 기존 시장을 벗어나 제 3국 중심의 수출 전략 전환을 본격화했다. 철근의 경우 생존형 수출이 이어지며 물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 무역규제, 2026년에는 ‘연중 변수’ ]

업계에서는 2026년이 철강 수출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25년 하반기부터 실질적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반덤핑·세이프가드 등 무역규제 조치가 내년에는 1년 내내 실적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단가 하락에 더해 규제 비용까지 떠안게 되면, 수출 구조와 제품 포트폴리오에 따라 기업 간 격차가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선박이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가전·일반기계의 부진은 철강 수요 회복이 제한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선박은 LNG선 중심의 수주 구조상, 후판 수요 증가는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특성이 있다.
 

[ 종합 & 전망과 과제 ]

2025년 한국 수출은 사상 최대라는 성과를 거뒀지만, 철강은 ‘물량은 버티고 가격은 무너진 한 해’였다. 연말 수출 집중 효과를 반영하더라도, 수출액 감소의 핵심 원인은 단가 하락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2026년 철강 산업의 명암은 단가 하락을 얼마나 완화할 수 있는지, 그리고 무역규제의 장벽을 어떻게 넘느냐에 달려 있으며 제 3국 시장에서의 안정적 판로 구축 여부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수출 구조 재편과 시장 다변화 전략이 산업 생존력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산업부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리스크가 상존하는 가운데, 수출 다변화와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을 강조했다. 특히 철강처럼 단가 하락과 경쟁 심화가 두드러진 산업에 대해서는 수출 구조 재편과 신시장 개척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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