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획] 동국제강 박상규 노조위원장에게 듣는다
[특집기획] 동국제강 박상규 노조위원장에게 듣는다
  • 김종혁
  • 승인 2020.02.28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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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세대와 소통 노사문화 전통계승이 최대의 소명
역동적이고 새로운 전통을 만드는 것이 핵심가치
“적게 먹더라도 나눠먹고 같이 살자”의 경영철학 골격
본조와 4개 지부와의 굳건한 신뢰관계 '동국노조'의 강점

동국제강이 1994년 항구적 무파업을 선언하고, 26년째 노조 상생 문화의 역사를 이어갔다.  동국제강 노사는 2월3일 인천공장에서 ‘2020년 임금협약 조인식’을 갖고 올해 국내 철강업계에서 처음으로 임금협상을 타결했다. 박상규 노조위원장은 무파업의 노사문화 유산을 지켜 온 강철 같은 리더십으로 높게 평가받는다.

박상규 노조위원장/사진=동국제강
박상규 노조위원장/사진=동국제강

박상규 위원장은 작년 12월13일 고용노동부로부터 노사문화 유공을 인정받아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그는 1995년부터 동국제강 노동조합활동을 시작, 사무국장과 노조위원장을 수행했다.

근로조건 개선, 양질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현장 밀착형 노사협력 프로그램을 실시 하는 등 모범적인 노사관계를 이끌었다.

또 협력사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과 원하청의 동반성장에도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인 점을 높이 평가 받았다.

철강업계는 최근 3~4년간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친 이후 현재 전 세계적인 불황에 따른 실적 부진을 피할 수 없는 환경에 노출돼 있다. 노조위원장으로서는 매우 부담스러운 일임에 분명하다.

동국제강 노사 관계의 중심에 있는 박상규 노조위원장으로부터 그간의 노력과 현재의 상황,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Q> 우선 인터뷰를 수락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작년 고용노동부로부터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하셨습니다. 보람도 있으시고, 한편으로는 부담도 있으실 것 같은데 소감이 어떠신지요?

은탑산업훈장은 위원장으로서 수상한 것이 아니라 조합원을 대표해서 수상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동안 노동조합 활동을 해왔던 데 대해서는 보람을 느낍니다. 수상 이후로는 부담도 있습니다. 앞으로도 산업 평화와 노사 상생을 위해 더 잘하라는 차원에서 수상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Q> 동국제강 노사 문화와 전통은 이미 재계에서도 유명합니다. 26년째 상생 문화를 이어갈 수 있는 배경은 무엇인가요? 또 노사관계의 핵심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동국제강의 노사관계를 단순히 '노사관계가 좋다, 잘된다'는 말로는 설명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어떠한 문화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갈등 들의 과정이 동반됩니다. 현재 동국제강만의 노사 관계는 그러한 과정을 극복하면서 노사간 정서적 소통과 시스템적 제도가 동반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적게 먹더라도 나눠먹고 같이 살자”는 것이 회사의 경영철학이자 신조입니다. 이는 장경호 창업주부터 현재 장세주 회장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내부직원을 존중하고 차별이 없도록 하는 인재경영과 경영의 결과물은 고루고루 임직원과 자본에 배분되어야 한다는 사회환원에서 잘 나타나 있습니다. 이러한 경영철학은 노사간 이해와 소통을 하고, 노사간 중요한 의사결정을 실행 하는데 중요한 도구로서 자리 메김하고 있습니다.

즉, 훌륭한 노사관계는 하루아침에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과거 극한 노사갈등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동국제강만의 경영철학을 토대로 노사간 서로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를 좁혀왔습니다. 신뢰와 존중으로 꾸준히 다가섰고, 회사는 근로자의 입장에서, 근로자는 회사의 시각에서 이익을 극대화하고 손해를 최소화할 방법을 찾았습니다. 임금협상의 경우 소모적인 논쟁을 피하고 서로가 만족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 조속히 마무리하고 생산에 총격을 다하고 있습니다.

한번 쌓인 신뢰를 지키기 위해 함께 노력한 것이 지금의 노사관계를 형성하고 상생의 노사문화를 이루는데 밑거름이 되었다고 봅니다.

Q> 평소 노조운영에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동국제강만의 자랑스러운 노사문화 전통을 지키고 후배들에게 계승시키는 것이 노조위원장으로서 중요한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조합원들의 권익은 보호하는 것은 물론, 회사의 성장에는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자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노동조합도 끊임없이 고민하고 변화해야 할 뿐만 아니라, 조합원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최근 세대간 갈등이라는 것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 되고 있습니다.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와 달리 개인주의적이고 이기적이라는 표현을 많이 합니다. 저는 이러한 표현에 대하여 동의하지 않습니다. 실제 젊은 조합원들과 소통하다 보면 기성세대보다 더욱 회사를 걱정하고 노동조합을 이해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기성세대보다 쉽게 정보를 습득할 수 있으며, 실리적으로 판단하고 회사의 성장이 개인의 고용안정과 복지개선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는 세대이기도 합니다. 다만 그 표현방식이 기존 기성세대와 다를 뿐이라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위해서는 노동조합 위원장과 지부장 그리고 집행부가 기성세대로서의 '꼰대' 이미지가 아니라 젊은 세대를 이해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열린 노동조합, 그리고 그들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노동조합이 되었을 때 세대간 간격을 좁힐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래야 조직구성원으로서 함께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을 확대시킬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소통방식은 노동조합 집행부가 최근 관심과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입니다.

Q> 동국제강 노조에 대해 자랑거리가 있다면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동국제강의 노동조합의 자랑거리는 상당히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자랑거리를 두 가지만 소개하겠습니다.

첫째는 본조와 4개 지부와의 굳건한 신뢰관계 형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흔히 국내에서 노노간 갈등들이 표출되기도 하는데, 동국제강의 노동조합은 집행부와 조합원들간에 “우리는 하나다”라는 조직의 단단함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이러한 갈등들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 모든 이슈에 대하여 공감할 수 있는 소통의 자리와 정보의 공유를 통해서 동국제강만의 노동조합이 같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여 노동조합 내부적으로 신뢰를 형성하고 봅니다.

둘째는 노사문화에 대한 자긍심입니다. 1994년 항구적 무파업 이후로 지금까지 노동조합 내부적으로는 국내 선진노사문화를 구축했다는 것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발전 시키기 위하여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상생의 노사문화는 그냥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닙니다. 동국제강 노동조합만의 소통방식과 조직문화가 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앞으로도 노동조합이 조합원들의 권익보호를 위하여 존재하고 회사가 있어야 존재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인 만큼 후배들에게 자랑스러운 동국제강을 물려주기 위하여 노력이 필요한 것도 사실입니다.

Q> 위원장직을 수행하시면서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기억에 남은일, 또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는지 궁금합니다.

하루하루가 어렵고 또한 보람도 있었다고 봅니다. 어려웠던 순간이라면, 회사의 경영위기가 지속되면서 우리 조합원 삶의 터전인 공장 3곳이 폐쇄되고 잉여인력 발생에 따른 인력운영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시기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회사와 잘 협의를 하여 고용은 안정되었습니다.

하지만 타 사업장으로 전출시키는 것 또한 노동조합 위원장으로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정든 고향과 동료들을 떠나 타 지역 사업장으로 갈 수 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단 1명의 조합원도 이직하지 않고 고용을 유지시킬 수 있었던 것이 가장 어려움은 많았지만 그 일들이 해결되었을 때 가장 보람을 느끼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Q> 최근 가장 고민스러운 사인이 있으신가요?

회사의 어려움을 노사가 힘을 합쳐 슬기롭게 이겨 나가고 있는데 우리의 노력이 하루 빨리 결실을 맺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Q> 앞으로 노조운영에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신 노사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노사가 끊임없는 노력을 해야 된다고 봅니다. 노사가 핵심의 가치를 어디에 둘 것인지를 수시로 토론하고 협의하여 빠르게 대처하는 역동적이고 다이내믹한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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