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0%, 철강·알루미늄 25% 관세는 '예고편'…추가 제재 '우려'
상호관세, 단기적 타격 불가피…韓 협상으로 교두보 활용 기대
산업연구원(KIET)은 이달 17일 '미국 우선주의 통상정책'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최근 발표된 미국발 관세 조치들이 예고편에 불과하다는 관측이다. 특히 상호관세의 발족은 트럼프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관철 의지가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국가별 무역 관계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는 물론, 논리적인 대미 통상교섭을 통해 이같은 변화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한다고 주장했다.
산업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미국은 멕시코와 캐나다 대상 25% 관세(유예)와 더불어 중국의 전 상품 대상 10%의 추가 관세, 그리고 철강·알루미늄 25% 일괄 관세 등의 조치들이 예고편에 불과하다고 전망했다. 이후 4월에 윤곽이 나올 예정인 상호관세가 미국 우선주의의 본격적인 출범을 알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국의 각 분야 경제·통상 각료들은 오는 4월 1일까지 미국의 만성적인 무역수지 적자 축소 방안과 더불어 미국 내 산업·제조업 기반 및 경제안보 보장 전략 일체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해야 한다.
이는 미국의 모든 무역협정 및 교역관계를 전수 점검하고, 관세 및 비관세장벽 등 광범위한 범위에서 가용 가능한 모든 적자 축소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으로 풀이된다.
산업연구원 이준 경영부원장은 “트럼프 2.0 내각의 관세 및 통상정책은 일과성 조치가 아니다”라며 “美 건국 당시 영국의 플랜테이션 국가화될 것을 우려한 알렉산더 해밀턴 等 연방주의자들이 주창한 ‘관세의 산업정책 기능’ 논리가 중국의 부상으로 인해 21세기 새롭게 부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같은 견해는 스캇 베센트 美 재무장관도 수차례 공개석상에서 표명한 바 있다.
하워드 러트닉 신임 상무장관도 마찬가지다. 미국이 제2차 대전 이후 대유럽 경제원조(마셜 플랜)를 비롯해 동맹‧비동맹 국가의 경제적 자립 기반 배양을 위해 과도한 희생을 너무나 오랫동안 부담해 왔다는 입장이다.
경희권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핵심 각료들의 입장이 트럼프 1기 보다 합치된 상황이며, 미국 제조업과 중산층 부활을 위해 이번이 아니면 다음 기회는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어떤 국가든 미국의 무역 조치를 완전히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준완료 ● 인준진행 ○ : 2월 4일 기준) / 출처 : 산업연구원
현재 ‘상호관세’를 포함한 트럼프의 조치에 긴장하고 있는 국가는 대한민국 뿐만이 아니다. 최근 중국 우회수출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멕시코‧베트남과 인도, 그리고 독일‧이탈리아‧프랑스 등 유럽연합(EU) 회원국도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큰데다 미국 입장에서는 불공정 무역행위(수출상품 대상 부가가치세 환급, 환율 조작 의혹, 차별적 과세) 혐의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이와 더불어 행정부 뿐만 아니라 상하 양원(兩院)까지 장악한 공화당이 실제로 ‘상호교역법(Reciprocal Trade Act)’을 통과시킬 경우, 트럼프 대통령 단독으로 미국보다 관세율이 높거나 여타의 방법으로 무역장벽을 높인 국가를 대상으로 관세를 인상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는 점에서 이목이 쏠린다.
행정명령도 있지만 지금은 무역확장법,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등 연방법률이 규정한 상황과 조건에 따라서만 관세를 인상할 수 있다.
보고서는 최대 관심사로 대중국 항구적정상무역관계(PNTR), 즉 최혜국대우(MFN) 철폐 입법 여부를 꼽았다.
김상훈 선임연구위원은 “본래 2001년 미중관계법 통과 이전에는 중국에 대한 최혜국대우(MFN)를 매년 심사하고 갱신하는 구조였다”며 “중국에 대한 항구적정상무역관계 철폐 입법이 현실화될 경우, 그야말로 ‘전략적 디커플링(Strategic Decoupling)’에 쐐기를 박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미국은 이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대러 정상무역관계를 철회하고 북한, 쿠바 등과 같이 ‘제2열’ 관세율을 적용한 바 있다. 또 추후 중국에 대해 ‘비시장경제국(Non-Market Economy)’ 지정 가능성도 100% 배제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산업연구원은 “트럼프 내각이 사문화 상태인 1930년 관세법 제338조 등을 활용한 ‘보편관세(Universal Baseline Tariffs)’를 도입하더라도 중국‧인도‧유럽연합(EU) 등 국가의 불공정 무역행위에 대해 추가적 ‘교정’ 목적의 반덤핑‧상계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며 “또 환율 조정 요구가 현실화되거나 한국보다 더 높은 상호관세율이 설정될 경우 한국 내 기업들의 대미 수출 경쟁력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경희권 연구위원은 “그간 우리 정부의 대응 전략은 韓美 양자 간 무역관계 분석과 우리 기업의 피해 축소 등에만 치중하지 않았나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미국 수출상품시장 내 무역전환효과를 통한 기회요인을 활용하려면, 미국의 입장에서 중국‧인도‧ASEAN‧유럽 등 제국(諸國)과의 무역 관계에 대한 종합적 검토는 물론 각국 산업정책 조사 등 대한민국 新통상 정책 전략 설계를 위한 기반 연구의 시계(視界)를 크게 넓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상훈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미국 우선주의 통상정책’에 대한 평가는 단기적인 상품무역수지 적자 축소에 과도한 비중이 쏠려 있다는 우려가 많다”며 “이는 한국을 포함한 동맹‧파트너의 제조‧산업 기반과 글로벌 안보 이익 고려 및 첨단산업 기술사업화 등 혁신 생태계의 시너지(Synergy) 등 중장기 국가 전략적 이익 고려가 많이 미흡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즉, 향후 대미 통상 교섭 시 대한민국이 동맹으로서 보유한 역량과 가치를 기반으로 논리를 전개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마지막으로 이준 경영부원장은 “국제분업구조의 ‘새판짜기’라는 新 워싱턴 컨센서스는 이미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며 “태평양으로부터의 파도와 압력을 우리 산업 구조 개혁과 고도화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지금 우리 경제 규모와 국력이 놀랍게 발전한 가운데 주요국은 新 국제무역체제 개편 과정에서 우리의 주도적이고 능동적인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우리나라가 미국발 관세 조치에 대해 대응 시나리오 마련에만 그치지 않고, 이같은 국제적 변환기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