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태만상] 운하 증폭의 속셈
[철태만상] 운하 증폭의 속셈
  • 김종대
  • 승인 2020.02.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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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협을 뚫어 바닷길을 만들려는 노력은 4000여 년 전부터 해왔다. 수에즈 운하, 파나마 운하, 킬 운하 등은 지협을 갈라 운하로 만든 것들이다.

니카라과도 운하를 만들겠다는 뉴스를 발표했다. 새로운 운하가 건설되면 건설비용만큼 통행료가 올라 중량물을 다루는 철강업계로서는 그렇게 달가운 일만은 아니다. 운하의 폭을 늘리는 뉴스도 해운업계에는 걱정거리이다. 배를 더 크게 만들어야 한다.

수에즈 운하는 지중해와 홍해를 잇는다. 길이 192km이다. 세계 최대의 운하이지만 갑문이 없다. 운하 양 끝 두 바다 사이의 해수면 차이도 거의 없다. 운하를 통과하는 속도는 시속 15km 이내이다. 보통 11~16시간 걸린다.

수에즈 운하는 18세기 말의 옛 수로를 발견한 나폴레옹이 첫 공사를 시작했다가 카이로 주재 프랑스 영사 레셉스에게 개발권이 이전됐다. 프랑스는 1869년 수에즈 운하를 완공하면서 전통적인 ‘물 산업 강국’이 된다.

수에즈 운하는 유럽에서 인도로 가기 위해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가는 수고를 덜었다.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선박은 연간 3만4456척(2009년기준)이다. 전세계 해운 물동량의 8%이며, 하루 180만 배럴의 원유가 이곳을 통해 운송된다. 30만 톤급 탱커가 통항 가능하며, 연간 통행료 수입은 52억 달러(2010년 기준)이다. 이집트 경제의 13%를 차지한다.

파나마 운하는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다. 길이는 82km. 파나마 운하가 완공되기 이전에는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항해하는 선박들은 남아메리카의 끝 드레이크 해협과 혼 곶으로 약 2만2500km를 돌아서 갔다. 파나마 운하가 뚫리자 항해거리는 9500km로 축소 됐다. 무려 1만3000km의 항해거리를 단축시켰다.

우리나라는 파나마 운하를 세계에서 다섯 번 째로 많이 이용한다. 베네수엘라와 브라질 등 중남미에서 양질의 철광석과 철강재, 그리고 자동차와 전자, 섬유, 원유 등을 수출입하기 때문이다. 1914년 8월 15일에 완공된 파나마 운하는 20세기 7대 불가사의라 불릴 만큼 신공법과 신기술장비가 총동원 됐지만 우여곡절도 많았다.

파나마 운하는 당초 레셉스기 맡았다. 지협을 통과하는 수평식 수로 공사를 진행했으나, 노동자들이 황열과 말라리아에 걸려 1,200여 명이나 사망하면서 회사가 도산됐다. 미국이 운하 굴착권과 기계, 설비 일체를 넘겨받아 1914년 완공을 했다. 공사만 10년이 걸렸다.

이 운하는 지리적으로 교통과 군사면에서 워낙 중요한 거점이기 때문에 미국 정부는 오랫동안 관리권을 독점하다가 1979년 12월 31일 파나마 정부에 이양했다.

운하규모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길이 82km, 너비 150m, 3단 갑문방식(양쪽 3개씩 전체 6개 갑문), 통과선박대수 하루 38척, 통과가능 선박은 7만 톤 미만이며, 통과소요시간은 8~10시간에 이른다.

운행 방식도 특이하다. 바다에 있는 배를 산 정상까지 끌어올려 파나마를 관통시킨 후, 다시 산 아래로 배를 끌어내려서 바다로 흘려 보내준다. 이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가장 큰 배는 최대길이 366m, 폭 49m에 이르는 新파나막스급이다.

바닷길을 만든 운하와 더욱 넓어지는 운하의 속셈은 부가가치이다. 그러나 철강인들은 귀를 바짝 기울여 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 적어도 3개월 이전에 물류비용을 계상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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