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판 ‘빅3’ 올해 1~8월까지 출하량 588만 톤으로 2.3%↓
외국서 인력 보충 노력으로 조선 건조 지연 해소 전망
국내 후판 메이커 '빅3'인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의 후판 출하량이 올해 4년 만에 증가로 전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후판 출하량은 2019년을 정점으로 2021년 900만 톤대가 무너졌고, 2022년 800만 톤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올해 8월까지 후판 실적은 다소 부진하다. 조선소들의 수주 증가에도 불구하고 인력 부족으로 건조가 지연된 탓이다. 하지만 근래 해외에서 인력이 충원되면서 건조에는 속도가 붙고 있다.
조선사들이 확보한 일감은 충분하다.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3사의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119조6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9% 급증했다. 늘어난 금액만 17조3000억 원에 달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64조8000억 원으로 24.6% 증가했고,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은 각 27조7000억 원, 27조1000억 원으로 9.5%, 8.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수년간 적자를 계속 이어오던 국내 조선사들은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글로벌 발주량의 77%를 수주해 역대급 수주 호황을 기록했다. 3년 치 수주 일감을 확보해둔 상태다.
특히 올해 상반기 국내 조선사들은 총 28척의 LNG선을 수주했다. 이를 반영하듯 조선사들의 올해 수주잔고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후판 출하는 수출 급증에도 불구하고 내수 부진으로 기대만큼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1~8월 출하량은 588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14만 톤) 감소했다. 내수는 431만 톤으로 8.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출은 157만 톤으로 18.0%(24만 톤) 늘어났다. 후판 업계에서는 조선소들의 선박 건조가 지연되면서 기대만큼 실적이 나오지 않았다는 평가다.
최근 상황은 달라졌다.
조선소에 해외 인력들이 충원되면서 건조에 속도가 붙고 있는 것이다. 실제 최근 집계 실적인 8월 한 달 출하량은 총 74만 톤으로2.8% 증가했다. 내수는 53만 톤으로 1.9% 줄어든 반면 수출은 21만 톤으로 16.7% 증가했다.
올해 연간 출하량은 900만 톤에 이를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1~8월 월 평균 출하량은 약 74만 톤이다. 현 추세라면 단순 계산으로 880만 톤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선박 건조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면 출하량도 함께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조선소들의 선박 건조 지연이 해소되는 분위기다. 후판은 물론 관련 봉형강 수요도 개선되고 있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해외 인력 조달이 이뤄지면서 그간 지연됐던 건조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4월 조선업 전용 고용허가제 쿼터 신설을 통해 매년 조선업 전용 외국인근로자를 5000명을 할당하는 등 인력 충원 노력을 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