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C에 스테인리스 강관 저가로 물량 공급 문제 삼아
세아 “보편적 영업전략 부당 거래로 오인 판단 유감”
이미 지분 50% 보유로 추가 매입 지배력 강화와 무관
세아창원특수강이 영업 적자를 보면서까지 총수 일가 개인회사(CTC)를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부과 및 검찰에 고발됐다. 세아홀딩스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성실히 소명해 오해를 해소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25일 기업집단 ‘세아’ 소속 세아창원특수강이 계열회사 CTC에 스테인리스(STS) 강관을 낮은 가격으로 판매한 부당내부거래 행위에 대한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32억 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또 지원 주체인 세아창원특수강을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세아창원특수강은 선재, 봉강, 강관 등 다양한 형태의 스테인리스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다. CTC는 세아창원특수강으로부터 원소재인 스테인리스 강관을 구매해 이를 재인발한 후 판매하는 회사다. 재인발이란 강관의 외경과 두께를 줄이기 위해 가공하는 것을 뜻한다.
공정위에 따르면 세아창원특수강은 CTC가 세아 그룹에 편입되기 전부터 CTC에 스테인리스 강관을 판매해 왔다. 총수 일가인 이태성 사장의 개인회사 HPP가 지난 2015년 11월 CTC를 인수하면서 STS 강관을 타 경쟁사 대비 상당히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방식으로 CTC를 지원했다.
세아창원특수강은 CTC에게 상당히 유리한 물량할인(QD) 제도를 마련해 CTC에게 최대 할인을 적용하는 방법으로 STS 강관을 저가로 판매했다. 세아창원특수강은 CTC와 사전 협의를 통해 QD를 설계했다. QD는 CTC가 구매하는 품목만을 대상으로 사실상 CTC만이 달성 가능한 물량 수준에서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의 최대 할인구간이 설정됐다.
QD를 통해 세아창원특수강의 CTC에 대한 영업이익률은 크게 감소했다. CTC가 세아그룹 계열회사로 편입되기 전인 지난 2012년에서 2015년까지 기간 동안에는 영업이익률이 20~30% 수준을 유지해 왔으나, QD 시행 이후 2016년에는 영업이익률이 –5%로 급감했다.
이를 통해 CTC는 타 경쟁사 대비 상당한 가격경쟁력을 갖추게 되면서 매출액 규모가 2015년에 92억 원이던 매출액이 2016년 153억 원, 2017년 263억 원 등으로 크게 상승했다. 2018년부터는 동종업계 매출액 1위 사업자가 됐다.
이에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세아창원특수강에 과징금 21억2200만 원, HPP에 11억5400만 원 등 총 32억7600만 원을 부과하고 세아창원특수강을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대기업집단 계열회사들이 특수관계인 개인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특수관계인에게 부를 이전시키고, 특수관계인의 계열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시킨 행위를 적발·제재한 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시장의 공정한 거래 질서를 훼손하는 부당내부거래에 대해 기업집단 규모와 관계없이 엄정하게 조사해 조처하겠다”고 밝혔다.
세아홀딩스 측은 이날 공정위 보도와 관련해 입장문을 통해 회사 측의 입장을 밝혔다.
세아홀딩스 관계자는 “공정위의 조사 및 심의 과정에서 계열회사 CTC에 대한 부당지원이 없었음을 충실히 소명하고자 최선을 다했으나 결과적으로 제재가 이뤄져 유감”이라며 “철강업에서의 수익창출을 위한 보편적인 영업전략인 물량할인(QD)이 공정위로부터 부당한 거래구조로 오인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015년 당시 이태성 사장은 이미 세아홀딩스 지분의 50%를 보유하고 있어 추가적인 지분 매입을 통한 지배력 강화와 무관하다”며 “당사는 공정위의 의결서를 송달받는 대로 세부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기존 소명 내용의 부족한 부분을 검토하고, 회사의 입장을 성실히 소명해 오해를 해소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