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항제철소 연내 전제품 공급 재개...15개 압연공정 복구
포스코 포항제철소 연내 전제품 공급 재개...15개 압연공정 복구
  • 김세움
  • 승인 2022.11.24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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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제철소 18개 압연공장 중 현재 7개 재가동
글로벌 최고 기술력·리더십 통해 복구기간 단축
전 공장 가동중단 등 사전대비로 인명사고 예방
고객사별 맞춤형 수급대응 등 철강 생태계 보호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 복구작업 현장.
2열연공장은 압연기 모터에 전기를 공급하는 모터 드라이브 총 15대 중 11대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가동까지 1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됐다. 최정우 회장은 사쟌 진달(Sajjan Jindal) JSW스틸 회장에게 협조를 요청했고, 사쟌 회장이 제작 중인 설비를 포스코에 내주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2열연공장은 연내 가동이 가능하게 됐다. 사진=포항제철소 2열연공장 복구 현장

 

포스코가 올해 안에 포항제철소의 철강 전제품에 대해 공급을 재개한다. 회사측은 24일 올해 포항제철소 18개 압연공장 중 15개를 복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1열연 등 7개 공장이 가동 중이며 연내 기존 제품을 모두 재공급한다는 방침이다.

포항제철소는 지난 9월 6일 태풍 '힌남노'에 따른 냉천 범람으로 제철소 가동 이후 처음으로 여의도 면적에 달하는 제품 생산 라인 지하 공동구(길이 40km, 지하 8~15m)가 완전 침수되고 지상 1.5m까지 물에 잠기는 천재지변이 발생했다.

포스코는 매뉴얼에 맞춰 힌남노 상륙 1주일 전부터 자연재난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역대급 태풍이라는 예보에 따라 하역 선박 피항, 시설물 결속, 침수 위험 지역 모래주머니·방수벽 설치, 배수로 정비 등 사전 대비 태세를 더욱 강화했다. 또 공장 침수 시 화재와 폭발 등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제철소의 심장인 고로 3기를 동시에 휴풍시켰고, 4일 만에 재가동에 들어갔다. 50년 조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쇳물이 굳는 '냉입' 발생을 사전에 방지했기에 가능했다.

설비 가동을 정지하면서 각 설비에 설치된 모터, 변압기, 차단기 케이블 등 수만 대 전력기기가 합선·누전으로 인해 대형 화재가 발생하는 것도 막을 수 있었다.

이후 포항과 광양의 모든 명장과 전문 엔지니어들이 설비복구에 앞장서며 세계 최고 수준의 조업,정비 기술력과 역량이 복구 현장에 결집될 수 있었다.

설비 핵심인 모터는 선강 및 압연 전 공정에 걸쳐 약 4만4000대가 설치돼 있다. 31%가 침수 피해를 입었고, 이 중 73%가 복구됐다.

포항제철소 1열연공장 제품 생산 모습.
포항제철소 1열연공장 제품 생산 모습.

포스코는 당초 해당 침수 설비를 신규 발주하는 것도 검토했다. 하지만 제작과 설치에 1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능한 직접 복구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최대 170톤에 달하는 압연기용 메인 모터 복구작업은 손병락 EIC기술부 명장이 주도하고 있다. 총 47대중 33대를 자체 분해·세척·조립해 복구하는데 성공했고, 나머지 모터 복구작업도 공장 재가동 일정에 맞춰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포스코그룹 경영진은 포항제철소 단독 생산 제품 및 시장 수급 상황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압연공장 복구계획 수립과 함께 수해 직후 매일 '태풍재해복구TF' 및 '피해복구 전사 종합대응 상황반'을 운영했다. 현장 복구, 제품 수급 등과 관련된 이슈를 면밀히 점검하고 의사결정엔 속도를 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역시 글로벌 철강업계 협력을 이끌었다. 그 결과 포항제철소 핵심 공장인 2열연공장 복구기간을 대폭 단축시켰다.

2열연공장은 포항제철소가 연간 생산하는 1350만 톤의 제품 중 500만 톤이 통과하는 공장으로 자동차용 고탄소강, 구동모터용 고효율 무방향성 전기강판(Hyper NO), 스테인리스 고급강 등 주요 제품들이 포함돼 핵심 시설로 분류된다.

그러나 압연기 모터에 전기를 공급하는 모터 드라이브 총 15대 중 11대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최 회장은 세계철강협회 회장단으로 함께 활동 중이던 사쟌 진달(Sajjan Jindal) JSW스틸 회장에게 협조를 요청했고, 사쟌 회장이 제작 중인 설비를 포스코에 내주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2열연공장은 연내 가동이 가능하게 됐다.

복구가 진행되면서 우려됐던 국내 고객사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도 역점을 뒀다.

포항제철소 제품을 구매하는 473개 고객사를 대상으로 수급 이상 유무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하고, 수급 문제 발생 우려가 있는 81개 고객사에 대한 긴급 조치를 내렸다. 광양제철소 전환생산, PT.KP·포스코장가항포항불수강(PZSS) 등 해외 사업장 활용, 타 철강사 협업 공급 등 일대일 맞춤형 대응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해 수급불안을 해소했다.

특히 1선재 공장 압연 라인은 추가 가이드롤을 제작·설치하는 등 긴급하게 설비를 개조했다. 생산 제품의 최대 직경을 7mm에서 13mm로 확대, 자동차용 볼트·너트 등에 사용되는 CHQ 선재를 생산하는 등 비상상황에 대처하고 있다.

원료·설비·자재 공급사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9월 말부터 404개사 대상 피해 현황 및 애로사항을 전수 조사한 후 37개사에 대한 유형별 지원 방안을 도출했고, 제철소 복구 일정 및 구매 계획을 상시 공유하고 있다.

포스코는 스크랩(고철) 등 수입산 국산 복수 계약 품목에 대해 국내 물량을 우선 구매하고, 광양제철소 증산으로 추가 자재 필요 시 포항제철소 공급사에 우선 발주하고 있다. 또 스테인리스 스크랩 및 페로몰리는 중국向 수출 주선 등 신규 판로 개척을 지원 중이다.

특히 납품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스테인리스 스크랩 공급사들에 대해서는 스테인리스 2·3제강공장 가동 재개 전임에도 불구하고 선구매하기로 결정했다.

포스코는 금리가 시중 대비 1~2%p 저렴한 '철강ESG상생펀드' 및 '상생협력 특별펀드' 1707억 원을 재원으로 수해 피해 기업들에게 유동성을 지원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17개사에 대해 총 275억 원의 자금 대출이 완료됐다.

회사 관계자는 "향후에도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빠르게 보다 안전하게' 전 임직원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일치단결해 초유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더 단단한 조직과 더 강건한 제철소로 거듭날 것"이라며 "이번 수해 피해 상황과 복구 과정을 면밀히 기록, 분석해 최고 수준의 재난 대비 체계를 빠른 시일 내에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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