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준의 IT손자병법] ICT시대 "핵심은 공유와 협업"
[남영준의 IT손자병법] ICT시대 "핵심은 공유와 협업"
  • 남영준
  • 승인 2019.04.15 06: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영준 크리에이터(전 국제종합기계 CEO)
남영준 크리에이터(전 국제종합기계 CEO)

지금은 ICT 시대라고 한다. 직장인 K는 아침에 폰 알람이 울리자 졸린 눈으로 일어난다. 현관 문을 열고 어제 밤에 xx컬리에서 주문한 식품을 냉장고에 넣는다.

출근하는 지하철에서 읽어야할 기사를 북마크로 검색하고, 자투리 시간에 웹툰을 본다. 회사 들어가면서 구글킵에 있는 할 일을 체크한다.

오늘은 아침부터 회의이다. 경제가 어렵다 보니 매일 회의다. 회의(會議)가 회의(懷疑)든다. 발표하는 PPT를 팀장이 보더니 수정하라고 한다. 잘 보지도 않는 PPT 만드느라 매일 곤욕이다. 회의가 끝나면 회의록을 작성해서 참가자들에게 메일로 보내야 한다. 보낸 메일을 잘 보는지 모르겠다.

쉬는 시간에 폰으로 집을 확인한다. 멍집사인 K는 설치된 웹캠으로 강아지를 확인하고, IOT(사물인터넷)로 에어컨을 간혹 틀어주고, 개밥도 자동으로 내려준다. 혼자서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개 TV도 켜준다.

ICT (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 는 우리 생활 속에 깊이 들어와 있다. 얼마만큼 활용하는지는 개인별로 차이가 있지만 ICT를 잘 모르면 외톨이가 된다. 관공서 신청도 인터넷으로만 하는 세상이다. 회사도 전자 결제가 기본이고, SNS를 통해 주요 지시가 오간다.

ICT 시대에 살면서 정작 회사의 일하는 모습은 그대로이다. 단지 몇가지 IT 도구를 이용한 일 처리만 있을 뿐 방식은 변함이 없다. 다같이 모여서 회의를 해야 일이 된다고 생각한다. 또 회의 때 보면 제대로 자료를 보고 오는 사람이 없다. 발표자 외에는 언제 끝나나 하고 멍 때리고 있는 사람이 많다.

ICT 시대의 핵심은 공유와 협업이다. 이것이 없으면 도구만 쓸 뿐 시대에 뒤떨어진 생활이다. 공유는 가장 많이 듣는 것이 자산의 공유이다. 우버가 대표적이다. 내가 가진 차량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에어비앤비가 시작한 숙박 공유는 집을 공유하는 스타일이다. 지금은 비행기도, 공장도 공유한다. 회사에서는 IBM이 먼저 했던 데스크나 사무실의 공유가 있다. 내 데스크가 없다.

그런데 정작 지식의 공유가 부족하다. 직장인의 핵심은 정보 자산이다. 사내망을 통해 일반 정보는 공유되나 업무에 필요한 정보와 지식은 잘 공유되지 않는다. ICT 시대의 공유는 공유 앨범으로 사진과 영상을 공유자로 설정한 사람은 누구나 보고, 다운 받아 쓸 수 있다. 문서나 자료도 공유자로 해서 누구나 사용하게 해야 공유 시대이다. 지금은 오피스나 구글 등 모든 어플이 공유를 설정할 수 있게 되어있다.

ICT 시대의 협업은 회의를 통해서 하지 않는다. 협업의 원칙은 ‘비대칭 협업’ 이다. 비대칭이란 같은 장소, 같은 시간대에 해야하는 것이 아니다. 자기가 편리한 시간에 한다. 예로 PPT를 작성하는데 예전 같으면 실무자가 만들어 보고를 한다. 그러면 팀장이 수정을 지시한다. 다시 수정하고 팀원이 같이 리뷰한다. 그리고 회의 시간에 발표한다. 그동안 수차례 고치고, 같이 리뷰하느라 시간과 노력을 들인다.

비대칭 협업은 PPT를 작성할 때, 각자 한 분야를 맡아서 한다. 같이 모여서 하지 않는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만들어져 가는 PPT를 온라인상에서 볼 수 있다. 팀장은 작업을 보면서 본인이 바로 고칠 수 있다. 모여서 하는 일이 아니다. 각자 떨어져 있고, 시간대도 틀리지만 온라인 상에서 움직인다. 구글 프레젠테이션이 이런 작업을 아주 쉽게 하게 되어있다. 할 말이 있으면 채팅 기능을 활용하면 된다.

직장인 K는 PPT 발표를 마친 뒤 늦은 시간에 축 쳐진 몸을 지하철에 싣는다. 폰으로 미리 집의 에어컨을 켜 놓는다. 직장인 K는 오늘도 백튜더퓨처(Back to the future)를 한다. 왜 회사는 ICT시대에 변해야 한다고 외치면서 바뀌지 않을까? 언제까지 타임머신을 타고 회사를 다녀야 할까? 예전 방식에 지쳐 그만두는 젊은이를 보면서 배 부르게 자라서 저렇다는 이야기를 들어야만 할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