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造船의 미래③] 한‧중 ‘인건비 격차’ 10년간 2배 유지
[造船의 미래③] 한‧중 ‘인건비 격차’ 10년간 2배 유지
  • 최현웅
  • 승인 2021.06.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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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권 중국에 이양의 주된 이유로 지목되지만
원가에서 인건비 비중은 최대 20%에 불과
저렴한 인건비에 저렴한 선가로 경쟁력 희석

대한민국 조선 산업이 사양산업인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두 번째 조건인 ‘시장 경쟁력’ 부분을 깊이 있게 들여다봐야 한다. 현재 글로벌 조선 산업의 주요 경쟁국은 한국, 중국, 일본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유럽은 크루즈선 및 군함에 특화된 별도 시장이고, 싱가포르는 해양플랜트 일부 분야에서만 소규모로 경쟁하고 있으므로 논의에서 제외하기로 하자.

조선 산업의 전망을 논할 때 흔히 제시하는 것이 과거 영국에서 일본으로, 일본에서 한국으로, 다시 한국에서 중국으로 주도권이 이양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동원인’을 증명하기 위해 주로 거론하는 것이 ‘인건비’다. 조선 산업의 주도권이 서구 유럽에서 일본으로 넘어가게 된 이유도, 일본이 한국과 중국과의 경쟁에서 뒤처지게 된 결정적 원인도 바로 ‘인건비의 상승’이며, 한국도 결국 인건비 때문에 중국에 조선 산업 주도권을 빼앗길 것이라는 논리다. 노동 집약적인 조선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원가 요소 중 하나인 이 ‘인건비’에 대한 논리는 현재 절대적 진리로 여겨지고 있다. 그런데 과연 맞는 말일까?

- 글 싣는 순서 -

① 조선업의 부활 후판시장 활력...하반기 수요 '맑음'
② '사양산업' 논란, 대체 수단 '無' 시장 수요 충분
③ 한‧중 ‘인건비 격차’ 10년간 2배 유지
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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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사진=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사진=현대중공업

 

인건비 차이? 한·중·일 구도는 변화 없어

선주의 기본적인 요구사항이나 상세 시방을 통보받으면 조선소는 선주에게 ‘기본적으로 흥미 있음(Basic Interest)’을 알리고 ‘최선의 납기(Best Possible Delivery)’를 일단 구속력 없이(Without Commitment) 선주에게 통보한 뒤 제안서를 준비한다.

제안서를 준비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이 선박을 건조하는데 드는 ‘원가’를 계산하는 것이다. 원가는 ▲자재비(재료비) ▲인건비 ▲경비 ▲일반 관리비 등의 항목으로 구분할 수 있다. 선종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총원가에 대한 각 항목의 대략적인 점유비율은 자재비가 70%, 인건비는 15%(또는 20%), 경비 12%, 일반 관리비 3% 순이다. 인건비 비중이 자재비 다음으로 높긴 하지만, 어지간히 치열한 경쟁이 아니라면 수주를 결정하는 절대적인 조건은 아니다.

최근 들어 국내에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한국 근로자의 평균 임금이 일본을 추월했다’라는 것이다. 또 하나의 흥미로운 소식은 10년 전까지만 해도 7배 이상 차이 나던 중국과 한국의 제조업 평균 임금이 이제는 3배 이내의 수준으로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얘기한 ‘인건비 경쟁력 논리’대로라면, 한국은 이제 곧 일본에 다시 조선 산업 제왕의 자리를 내주게 될지도 모른다. 또한, 엄청난 인건비적 강점을 가진 중국은 이미 한국과 일본을 월등한 격차로 추월하여 씨를 말려놓았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수년째 중국과 한국은 점유율에서 엎치락뒤치락, 일본은 1, 2위와는 현격한 차이가 있는 만년 3등의 위치에서 헤어 나오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한국, 인건비 상승 넘어선 원가 경쟁력 개선

먼저 국가의 임금 수준과 조선 산업의 인건비의 개념의 차이 즉, 인건비 계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조선 산업에서 인건비 차이는 나라 간 임금 수준의 차이와 같지 않다. 약 10년 전 중국과 한국의 제조업 평균 임금의 차이는 약 7배 정도였다. 그런데 배를 짓는 인건비도 7배가 차이가 나는 건 아니다. 배를 한 척 짓는 데 들어가는 인건비는 총 시수(어떤 일 따위를 하거나 어떤 일 따위가 행해지는 시간의 수. 생산성과 반비례)와 시수 당 인건비(임금과 비례)의 곱으로 계산한다. 즉, 임금은 7배 작더라도 생산성이 3배 낮다면 실제 인건비의 차이는 약 2배 정도밖에 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집수리 공사를 하는데 어떤 사람의 일당은 10만 원인데 5일 만에 끝내준다고 하고, 다른 사람은 일당은 5만 원인데 10일 걸린다고 하자. 두 번째 사람은 임금은 절반 가격이라 싸 보이지만 생산성이 낮아 2배의 시간이 들어가니 결국 돈을 지급하는 입장에서는 인건비는 똑같이 들어가고 오히려 공사 기간만 2배나 늘어난다. 인건비가 높아도, 작업을 마무리하는 시간이 빠르면 저임금 노동력의 효과는 희석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10년 전의 중국과의 임금 수준은 7배이지만 생산성이 많이 떨어져(한국 대비 30% 수준) 실질 인건비는 약 2배 차이였었고, 현재는 중국의 임금이 많이 올라 한국과의 임금 차이가 3배까지 줄어들었지만, 생산성도 상당히 높아져(한국 대비 약 70% 수준) 여전히 실질 인건비 차이는 2배를 유지하고 있다. 10년 동안 두 나라의 조선 산업은 내용으로는 엄청난 변화가 있었는데 인건비 격차는 그대로인 재미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 조선 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을 넘어 생산성을 개선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해왔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다.

<자료: 대한조선학회, ‘조선인이 쓰는 조선 이야기’-이종무 대우조선해양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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