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통, 신세계푸드서 입증한 '선택과 집중'
단기 유동성 확보 넘어 '그룹 의존 탈피' 숙제
외형 성장에 집중하던 건설업계가 이제는 ‘품질·안전·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경영 방향을 바꾸고 있다. 시장의 불확실성, 글로벌 경기 둔화, 그리고 ESG 규제 강화 등 다양한 리스크가 겹치면서 주요 CEO들은 체질 개선과 혁신 전략으로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페로타임즈는 건설업계 주요 경영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변화의 현장을 짚어보고, 한국 건설산업의 미래 방향을 함께 고민해본다. <편집자주>
대규모 실적 악화로 위기에 빠진 신세계건설이 위기관리형 CEO로 불리는 강승협 전 신세계푸드 대표를 새 수장으로 맞이했다. 신세계푸드에서 뼈아픈 구조조정으로 수익성을 입증했지만, 신세계건설의 상황은 심각하다. 지방 '빌리브' 미분양 사태로 재무 지표가 급락하고 그룹 의존도가 높아졌다. 강 대표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단기 유동성 확보와 장기적인 체질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 ◇ 595억 순손실·부채비율 260%… 미분양 사태 '유동성 위기'
강 대표의 경영 능력은 이미 신세계푸드에서 상당 부분 입증된 바 있다. 재임 당시 그는 거침없는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급식 부문을 아워홈에 매각하고, 주력 사업을 식품 제조와 브랜드 중심으로 다시 구성하는 등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했다. 반면 강점 있는 분야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성공적인 성과를 거뒀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213억 원으로 전년 동기 실적인 70억 원에서 204.3% 폭증했고, 당기순이익은 99억 원에서 196억 원으로 98.0%나 늘었다.
이와 달리 신세계건설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595억 원,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 3558억 원에 달한다. 부채비율도 259.8%로 위험 수준이다. 순차입금은 5037억 원까지 불어나면서 부채 부담도 크다.
지방(대구, 울산, 부산) ‘빌리브’ 단지의 미분양과 장기 미입주가 이어지면서 분양대금 회수가 늦어진 것이 충격을 안겼다. 상반기 신규 수주 7건 중 5건은 그룹사 프로젝트로, 계열사 의존도도 높다.
◇ ‘재무통’의 전략...생존에서 회복
이같은 현실에서 강 대표에게 기대감이 쏠리는 이유는 그가 신세계푸드에서 보여준 경영 능력 때문이다. 그는 재임 당시 거침없는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극적으로 끌어올렸다.
강 대표는 신세계그룹 전략실, 이마트 재무 담당, 신세계프라퍼티 지원본부장 등 그룹 내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재무와 운영 전반에 능통한 ‘재무통’으로 불리는 만큼 신세계건설에 대한 강도 높은 쇄신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최우선 순위는 현금흐름 회복과 채권 관리 시스템 강화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해 수익성이 안정적으로 확보된 사업 위주로 수주할 계획”이라며, “실적 개선에 집중하고자 중장기 사업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룹 의존적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외부 민간 수주 확대 등 사업 체질 전환도 기대된다. 최근 건설업계 화두인 건설 현장의 안전과 내부 리스크 관리 체계도 단계적으로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강 대표가 신세계푸드에서 보여준 과감한 결단과 구조 조정 역량은 신세계건설의 위기 타개에 꼭 필요한 조건"이라며 "재무적 성과를 외에도 기업 체질 전반의 변화까지 이뤄낼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