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구리 수입이 미국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이번 조사는 내달 12일부터 철강·알루미늄에 일괄적으로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결정의 후속조치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하워드 루트닉 상무장관에게 미국의 구리 수입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조사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특정 품목의 교역으로 미국의 안보가 위협된다고 판단될 경우 수입을 제한하거나 고율 관세를 매길 수 있는 조항이다. 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에도 미국은 해당 조항에 따라 한국산 철강 제품에 쿼터제를 적용하고, 초과 물량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익명의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쿼터제보다 관세를 선호한다”며 “이번 조사는 채굴된 구리 원료, 구리 정광, 구리 합금, 고철 구리로 만든 파생 제품의 수입 등을 대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사를 지시받은 루트닉 상무장관은 “철강 및 알루미늄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구리 산업은 글로벌 공급자들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다”며 “미국인을 일자리에서 쫓아내는 불공정 무역 관행을 종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많은 산업이 구리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번 관세 조치에 면제나 예외는 없어야 하고, 구리가 미국으로 돌아와야 시기”라고 덧붙였다.
백악관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연간 국내 구리 수요의 45%에 해당하는 80만 톤(정제된 구리)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1990년대 비해 급격히 증가한 수치다.
또 미국 인구조사국은 새로운 구리 관세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을 국가로 칠레, 캐나다, 멕시코 등을 지목했다. 이들은 지난해 미국에 가장 많은 구리 관련 제품(합금, 정제구리 등)을 수출한 국가다. 한국은 6번째로 조사됐다.
단, 일각에서는 이번 조사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이 비교적 미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에 조사 대상에 포함된 품목들이 구리 원료, 구리 정광, 구리 합금 등 주로 업스트림 공정에 해당되며, 한국은 동선과 동관 등 다운스트림 제품을 주로 수출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