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꿈이 있는 한 늙지 않는다
[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꿈이 있는 한 늙지 않는다
  • 김진혁
  • 승인 2023.11.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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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늙어가는 법을 안다는 것은 지혜의 걸작으로, 위대한 삶의 예술 가운데서도 가장 어려운 장에 속한다.” -헨리 프레데릭 아미엘(스위스 철학자)

단순히 나이가 많다고 노인이라 부르는 것은 옳지 않다. 마음이 청춘이면 몸도 청춘이다. 사무엘 울만은 ‘청춘’ 시에서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기간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를 말한다. 때로는 20세 청년보다도 60세 노년에게 청춘이 있다. 나이 먹는 것만으로 늙지 않는다. 꿈과 열정을 잃어버릴 때 비로소 늙는다.”

노년이 되면 인생의 내리막길이나 비참한 일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자기의 나이답지 못한 삶을 사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세계적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96세로 타계하기 전까지 강연과 집필을 했다. 피카소도 92세 심장마비로 죽기 전까지 왕성한 작품 활동을 펼쳤다. 늙음이 단순한 비극에 그친다는 생각은 바꿔라. 나이 든다는 것은 과거에 인식하지 못했던 현상과 가치를 재발견하는 또 다른 기회라 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일하는 ‘옥토제너리언(80대를 가리키는 표현)’이 늘어나고 있다. 80대는 예전 같으면 병석에 누워 하루를 보낼 나이이다. 하지만 요즘은 건강을 유지하며 생업에 종사하는 장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미국 대선의 양당 유력 후보인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도 80을 넘었다. 올해 미국 연방하원의장을 지낸 민주당 ‘낸시 펠로시’의원도 83세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93세다. 우리나라 80대 중 5명에 한 명꼴로 일하고 있다. 평균 수명이 세계에서 가장 긴 일본은 고령자를 부양대상이 아닌 ‘생산’의 주체로 보고 일할 기회를 열어두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일본의 대형 가전유통업체인 노지마(Nojima)는 입사 나이 80세 상한선을 없앤 후에 80대 신입사원도 채용한다. 세계 최대 지퍼 제조 회사인 YKK그룹은 2021년에 65세 정년을 폐지했다.

로마 시대의 사상가 세네카의 말이다. “많은 노인들이 너무 쇠약해서 아무런 일도 의무도 구실도 수행하지 못한다. 그러나 사실 그것은 노령 자체의 탓이 아니라 건강 탓이다.” 나이가 들수록 신체적으로 약해지는 경향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노령이 병약함과 동의어일 수 없다. “노인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라는 말도 있다. 젊은 세대에 비해 노년층의 신체적, 정신적 순발력이 다소간 떨어질 수는 있으나 나이 듦으로써 얻게 되는 노련함과 지혜로 충분히 부족한 부분을 메꿀 수 있다. 노년층도 생산과 소비, 사회변화의 주체가 될 수 있다. 미국 배우 존 배리모어는 “꿈이 있던 곳에 후회가 들어설 때에 인간은 비로소 늙은 것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젊음과 늙음의 기준은 나이가 아닌 꿈이다.

미국의 자기계발 전문가 맥스웰 몰츠(Maxwell Maltz)는 말한다. “미켈란젤로는 80세가 넘어 최고 작품을 만들었으며, 괴테도 80세가 넘어 [파우스트]를 썼다. 에디슨은 90세가 넘어서도 연구를 계속했으며, 피카소는 75세 이후에 미술계를 지배했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는 90세가 넘어서도 여전히 창조적인 건축가로 지목받았으며, 버나드 쇼는 90세에도 희곡을 창작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요즘 전 분야에서 AI와 자동화 시스템으로 수많은 직장이 사라지고 있다. 나이와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수년 동안 근무하던 곳에서 퇴직당하는 사람도 늘어난다. 뉴노멀에 적응하지 못한 대학졸업자도 졸업하자마자 실업난을 마주쳐 희망이 유보된 사회가 되었다.

미래 학자 앨빈 토플러는 ‘제3의 물결’에서 현대의 문맹은 읽고 쓰는 능력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학습하는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다. 하버드대학의 심리학과 교수 엘렌 랑거 교수의 ‘시계 거꾸로 돌리기(Counterclockwise)’ 실험은 유명하다. 이 실험의 목적은 20년 세월을 돌려 살아갈 수 있다는 실증적 분석이다. 결론은 “정신이 젊어지면 육체도 젊어진다.” 시니어들도 젊게 사는 태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은퇴 후에 건강하게 사는 분들의 공통점은 일을 계속하는 데 있다. 대기업 부장에서 아파트 경비로, 공무원 퇴직 후에 시간제 근로자, 교수 은퇴 후 공공기관 시간제 아르바이트, CEO에서 봉사자로 변신하는 사람들은 즐겁게 시간을 보넬 수 있다.

노인의 가장 큰 문제는 은퇴한 후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불평하고, 시간만 죽이는 경우이다. 무의미하게 시간을 흘려보내기에는 여생이 너무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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