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준 칼럼] 혁신 안 하면 무능, 하면 도태
[남영준 칼럼] 혁신 안 하면 무능, 하면 도태
  • 남영준
  • 승인 2023.11.10 0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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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준 톡톡미디어 대표  (전 국제종합기계 대표)
남영준 톡톡미디어 대표 (전 국제종합기계 대표)

혁신(革新)은 자주 듣는 말이다. 특히 환경이 어려워지면 혁신이 주 이슈가 된다. 혁신은 현재와 다른 상황을 만들어 보자는 의도이다. 그러나 혁신은 대부분 실패한다. 전문가 그룹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80% 기업이 혁신에 실패했다고 한다.

연말이 되면 재계 총수들은 혁신을 강조한다. 혁신만이 살길이라고 외친다. 모든 기업이 혁신을 화두로 내세운다. 재계뿐만 아니다. 정치권, 공무원 사회에서도 혁신을 외친다. 그러나 혁신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혁신을 안 하면 무능하고, 혁신하면 조직에서 도태된다고 자조하는 말이 나온다.

혁신은 점진적이거나 급진적인 변화를 일컫는다. 꼭 급진적인 변화만이 아니다. 백열등으로 알려진 전구는 에디슨의 발명품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사실 에디슨이 최초로 만든 게 아니다.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하기 70년 전부터 전지를 이용한 목탄 아크등이 런던 시내를 밝혔다. 에디슨은 기존 아크등의 문제인 타버리지 않는 탄소 필라멘트 재료를 구하고자 6,000가지 이상을 시험하면서 대나무로 만든 필라멘트를 찾아냈다.

에디슨이 이 발명만 했다면 위대한 혁신이 아니었다. 그는 발전소를 짓고, 전기선을 깔고, 배전반, 소켓, 스위치 등 전구에 필요한 모든 시설과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그래서 세상에 혁신이 일어났다.

헨리 로빈슨 팔머는 1795년 런던 동부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기술자가 되어 부두 확장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어느 날 지붕을 철판으로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철판을 더 튼튼하게 만드는 방법을 생각한다. 철판을 롤러에 통과시켜 파도 모양을 만들어 보았다. 이것이 골강판의 시작이다. 10년 후 도금하기 시작했고, 호주에서 광고가 시작되면서 급격히 보급되기 시작했다. 혁신은 생각을 조금 바꾸면 된다.

혁신은 상황을 다른 각도에서 보고 바꾸어 나가는 일이다. 그러다 보니 혁신은 거부감을 동반한다. 사진 필름의 대명사였던 코닥은 디지털 전환을 알아채고, 사내에서 디지털 사진술을 개발한다. 그러나 기존 사업의 매력과 이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의 저항에 부딪힌다. 개발자는 경영진에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지만, 무시당한다. 코닥은 2012년 파산 보호 신청을 했다.

연구에 의하면 대기업은 혁신을 잘하지 못한다. 대기업의 경영자는 혁신을 외치지만, 실제 변화가 수반되면 외면한다. 중소기업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자기 혼자 사업을 일으킨 중소기업 경영자는 자기 방식을 고집하고, 강요한다. 혁신만 외칠 뿐이지 자신이 바뀌려 하지 않는다.

혁신에 성공적인 월마트나 아마존은 사내에서 소부문으로 나누어 경쟁시키거나, 바깥에서 가져온다. P&G는 혁신의 절반은 기업 바깥에서 가져와 기업 내부 문화를 바꾼다고 한다. 어느 유수 그룹은 동일 연구 과제를 2개의 팀으로 출범시켜 서로 경쟁시킨다. 성공한 팀은 승승장구하는 반면 실패한 팀은 몇 년 뒤 사라져 버린다. 비정할지 모르지만, 혁신은 경쟁에서 일어난다.

혁신을 이끄는 힘은 실패이다. 에디슨은 뛰어난 천재가 아니라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발명품을 만들었다. 전구 필라멘트도 전 세계에서 가져온 재료를 수없이 시험한 끝에 찾아낸 결과물이었다.

혁신은 자유를 바탕으로 한다. 위에서 지시하는 대로, 전에 하던 대로 하면 혁신이 일어나지 않는다. 아무리 혁신을 외쳐도 자유를 주지 않으면 혁신이 일어나지 않는다. 지금도 일 처리와 방식이 변하고 있다. 일하는 방식을 세대 차이로 몰아 부치지 말고 애자일(Agile) 방식으로 바꾸어 나가면 혁신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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