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철의 철강 이야기] 철강업계와 철스크랩 유통업계의 통합
[나병철의 철강 이야기] 철강업계와 철스크랩 유통업계의 통합
  • 나병철
  • 승인 2023.05.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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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병철 스틸투모로우 부사장  (전 포스리 철강산업연구센터장)
나병철 스틸투모로우 부사장 (전 포스리 철강산업연구센터장)

최근에 국내외 철스크랩 수요 둔화로 가격이 하락하고 물량 확보가 용이해지기는 했지만 ‘탄소중립 목표 달성’이라는 측면에서, 철강업계의 철스크랩 안정조달 문제는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점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철강업계와 철스크랩 유통업계와의 관계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새로운 철근/선재 공장을 건설한 Commercial Metals Company는 남부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철스크랩 공급업체인 Advanced Steel Recovery사의 경영권 인수를 완료하고, 2023년 4월부로 회사이름도 'CMC Recycling Fontana로 변경하는 동시에 조직 개편까지 마무리했다고 최근에 발표했다. 피인수된 Advanced Steel Recovery사는 미국 및 수출 시장에 공급할 철스크랩을 효율적으로 수집, 가공하고 중개하는 플랫폼을 통해서 연간 약 30만톤 정도를 처리하는 회사로서 우리나라 철스크랩 시장에도 잘 알려져 있다. 이 회사는 특히 중량 철스크랩(HMS, Heavy melting scrap)을 빠른 시간 내에 컨테이너에 선적할 수 있는 적재 장비인 'FASTEK'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였으며, 한 달에 2만 톤 내지 3만 톤 정도의 철스크랩을 주로 아시아 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이미 작년부터 룩셈부르크에 본사를 둔 ArcelorMittal 그룹이 독일에서 3개의 자원 재활용 전문업체를 인수함으로써 글로벌 철강업계의 주목을 받아 왔다. 인수 대상 회사는 독일 ALBA Metall Sud Franken, ALBA Metall Sud Rhein-Main 및 ALBA Electronics Recycling 등이다. 이 회사들은 철스크랩, 비철스크랩 및 전기/전자 스크랩의 재활용 전문업체로 독일 내에 9개의 재활용 거점을 운영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rcelorMittal은 이미 작년 초에도 스코틀랜드의 자원 재활용 업체인 John Lawrie Metals의 경영권도 인수한 바 있는데, 이 회사는 연간 20만톤 규모의 철스크랩을 처리하여 주로 서유럽 철강 생산업체에 수출하고 있다.

최근에 미국 Commercial Metals Company가 Advanced Steel Recovery사의 경영권을 확보한 것은 금년에 가동을 시작한 신공장의 원활한 조업에 필요한 철스크랩의 안정적인 조달 목적이 크지만, 중장기적으로 중요해질 자원의 비용 문제를 포함한 효율적이고 지속적인 조달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ArcelorMittal은 자원 재활용 전문업체들을 인수한 목적이 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데 필수적인 철스크랩의 안정적인 확보, ② 철스크랩 등 자원 재활용 사업의 강력한 성장 잠재력을 비즈니스로 연계하기 위한 경영 전략의 일환인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향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글로벌 철강업계 간의 안정적인 철스크랩 확보 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자원 재활용 분야로까지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글로벌 철강업체들의 발 빠른 행보는 국내 철강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유통회사들을 단순하게 원자재를 공급해 주는 Agent 정도로 생각하고 원가절감을 위해 가격 인하를 압박하는 등 단기 실적에 치중해서는 곤란하다. 오히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효율적인 밸류체인 구축 및 철스크랩 품질 향상을 위한 자금/기술 지원 등을 통해서 철강업계의 가치가 증대되는 간접 효과를 지향하고 ‘국내 생태계’도 강화시킬 수 있는 활동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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