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패널(EPS) 업계가 29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 여의도공원에서 국토교통부의 건축자재 품질인정제도 시행에 반발, 개선을 촉구하는 시위에 나섰다. 지난 9일 세종시 국토교통부 앞에서 집회를 연 데 이어 2번째다. 시위 현장에는 "원희룡 장관님 스치로폼 판넬공장 제발 살려주세요", "대기업만 특혜받고 중소기업 다 죽는다"는 팻말이 즐비했다.
건축자재 품질인정제도는 국토교통부가 2021년 12월 건축자재의 화재 안전 성능을 강화하기 위해 확대 시행한 것으로, 개정안에는 샌드위치 패널 제품에 대해 실물모형시험(KS F13784-1), 외벽단열용 실대형 화재성능시험(KS F 8414) 인증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집회를 주최한 EPS판넬제조사협회는 제도의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관련 업계가 제도에 부합하는 조건을 갖추는 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탁상행정'이며 업계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탁상행정'이라며 비판 수위를 높엿다. 관련 기업들이 제도에 부합하는 조건을 갖추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협회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만나 "국내 전문기관 중 개별기업 단위 실대형 화재성능시험을 지원하는 곳은 단 1곳 뿐"이라며 "200여개 업체가 몰리면서 시험 접수 후에도 3~6개월 이상 대기가 필요하고, 한 번에 통과하지 못할 경우 다시 대기표를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해당 기간 동안 제품을 생산하더라도 판매할 수가 없어 상대적으로 자금 유동성이 부족한 영세업체는 순서를 기다리다가 도산할 위기"라고 토로했다. 제품을 정상적으로 판매하기 위해서는 시험성적서 인증이 필요하지만 상당수 기업들이 인증 절차조차 밟지 못한 처지다.
특히 관련 업체 대부분이 생산 중단 사태에 이르면서 중소 제조사와 협력사 종사자들의 생계마저 위협받는 실정이다. 건설 현장까지 멈춰서는 사례도 적지 않다.
국토부의 후속 조치도 미흡했다는 점도 도마 위에 오른다. 제도 시행 이후 6개월 이상 품질인정 기준과 시험 주관 기관마저 선정하지 않았다. 신규 인증을 위해 1년의 유예기간을 뒀지만 사실상 업체가 인증을 준비하는 기간은 단 몇 개월에 불과했다. 실제 건설기술연구원은 뒤늦게 2022년 8월에서야 안전기준 성능시험 신청 접수를 시작했다.
EPS판넬제조사협회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지난 2월 전국의 샌드위치 패널 제조업체들이 자체 결성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다. 이달 21일 현재 명칭으로 변경, 임의단체로 등록하면서 공식적인 대응에 나서기 시작했다. 현재 30여개 업체가 회원사로 참여해 품질인정 관련 자문, 행정소송 등을 추진하고 있다.
국토부는 이날 외장재용 샌드위치 패널에 대해 외벽단열용 실대형 화재성능시험 인증만 적용하고, 기타 실물모형시험도 최소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발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