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이 다시 우리 삶을 누르고 있다.
한동안 우리는 저금리에 익숙해져 있었다. 대출을 받아도 이자가 큰 부담이 아니었고, ‘빚투’니 ‘영끌’이니 하는 말도 그런 분위기에서 나왔다.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번이나 올려 연 3.0%가 됐고, 미국도 일본도 금리를 올리고 있다. 일본은 3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라니, 세상이 정말 바뀐 모양이다.
왜 이렇게 됐을까 따져보면, 결국 중동으로 눈이 간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지속되면서 국제 유가가 들썩이고, 그 여파가 물가에 옮겨붙고 있다. 기름값이 오르면 물류비, 생산비도 따라 오르니 물가가 쉽게 잡힐 리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미국 연준도, 일본도, 우리 한국은행도 섣불리 금리를 내리지 못한다. 물가를 못 잡은 채 금리부터 내렸다가는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으니, 올리는 쪽을 택한 모양이다. 금리가 곧 내려가겠거니 하는 기대는 당분간 접어두는 게 좋을 것 같다.
숫자로 보면 더 실감이 난다. 2021년 9월만 해도 주택담보대출 평균 고정금리가 연 3.11%였는데, 지금은 5.90%까지 올랐다. 3억 원을 빌린 사람이라면 매달 갚는 돈이 128만 원에서 178만 원으로 늘어난다. 한 달에 50만 원, 1년이면 600만 원이다. 여행 한 번, 옷 몇 벌 참는 것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돈을 빌린 사람만 힘든 게 아니다. 이자 부담이 커지면 쓸 수 있는 돈이 줄고, 외식도 여행도 미루게 된다. 개인이 지갑을 닫으면 그 여파는 자영업자와 기업에 고스란히 돌아간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돈 빌리는 비용이 오르면 투자가 조심스러워지고, 여윳돈이 없는 회사일수록 큰 타격을 받는다. 반대로 현금을 쌓아둔 회사는 넉넉히 버틸 힘이 있다.
그렇다면 이런 국면에서 우리는 뭘 해야 할까. 먼저 가진 빚부터 하나하나 점검해야 한다. 고정금리인지 변동금리인지, 만기는 언제인지, 지금보다 금리가 1~2%포인트 더 올라도 버틸 수 있는지 봐야 한다.
그다음은 현금이다. 예전엔 그냥 ‘남는 돈’이었다면, 지금은 나를 지켜주는 방패다.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현금을 마련해야 한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역발상으로 접근해볼 수도 있다. 남들이 겁먹고 물러설 때가 오히려 기회일 수 있다.
주식시장은 금리가 오르면 약세를 보인다. 이때 현금성 자산이 많아 오히려 고금리 이자 수익을 누리는 기업이나, 이 기회에 시장 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우량주를 저점 매수한다.
채권이라면, 금리가 정점을 찍었다 싶은 순간 만기가 긴 국채나 장기채를 사두는 것도 방법이다. 지금의 높은 이자를 오래 확보하면서, 훗날 금리가 내려갈 때 채권값이 오르는 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대출이 막혀 급매물과 경매가 쏟아질 때, 현금을 쥔 사람에게는 오히려 자산을 증식할 기회가 열린다.
대출과 예금도 발상을 바꿔볼 만하다. 금리가 정점이라면 변동금리를 택해 훗날 내려갈 금리 혜택을 누리고, 예금은 반대로 지금 수준에 장기로 묶어두는 게 유리하다.
생각해 보면 금리 상승이 모두에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 빚이 많은 사람에겐 힘든 시기지만, 예금이 많은 사람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기업도 그렇다. 빚 많은 회사는 위기지만, 재무구조가 탄탄한 회사는 경쟁자를 앞서갈 기회이다.
결국, 금리 상승기에는 언제 얼마나 오를지에만 관심을 쏟을 때가 아니다. 빚을 관리하고, 현금을 지키고, 남들이 움츠릴 때 조용히 기회를 살피는 것. 그게 현명한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