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규의 고철 이야기] 해외 철스크랩 업계의 진화
[박봉규의 고철 이야기] 해외 철스크랩 업계의 진화
  • 박봉규
  • 승인 2023.10.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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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규 한국철강자원협회 사무총장 (전 현대제철 부장, 피제이로직스 대표)
박봉규 한국철강자원협회 사무총장 (전 현대제철 부장, 피제이로직스 대표)

2020년도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면 중지되었던 대면 행사 및 국제교류가 2022년부터 제한적으로나마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철강자원협회도 국내 행사로 매년 2월에 개최되는 정기총회는 올해까지 서면 결의로 대체하였고, 9월의 창립기념식만 간소하게 개최해 왔으며, 국제 교류로는 일본 철리사이클공업회(JISRI)와의 정기 교류도 줌(ZOOM)으로 이루어진 국제포럼에만 참가해 오다가, 2023년 하반기에는 태국의 정부 관계자, 일본 JISRI에 이어 일본 SD파트너지원협회의 방한으로 서울에서 세 차례 교류회를 가졌다.

일본 JISRI와의 교류회는 양국의 일반적인 철스크랩 수급 상황이나 관련 법률 및 제도, 탄소중립 정책 관련 대응 및 AI 검수 시스템 도입 등 이슈를 중심으로 대화를 이어 나갔다. 태국 정부 관계자들은 재활용 시설에서 발생하는 U-POPs(잔류성유기물질)를 감축하여 철스크랩 밸류체인을 녹색화하기 위한 기술이나 실적에 대한 논의를 하고 싶다 하였다. 일본의 SD파트너지원협회는 자연 재해 발생 시 발생되는 철스크랩의 리사이클링 활동 및 SD(Susutainable Development, 지속가능발전)을 촉진시킬 수 있도록 리사이클 업계의 나아갈 방향 등에 대하여 의견을 교환하자고 요청해 왔다.

그들이 먼저 한국철강자원협회에 요청해 와서 이루어진 이번 태국 및 일본과의 교류회에서는 우리나라 철스크랩 업계가 철스크랩의 유통 및 가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데에 비하여, 해외 철스크랩 업계는 단순히 철스크랩 시장 상황을 뛰어 넘어 사회적 문제로까지 사업적 시각을 넓히고 있다는 데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먼저, 산업부, 천연자원환경부, UNIDO(UN산업개발기구), 태국 철강연구소 등 정부 관계자들이 주축이 된 태국 방문단은 UNIDO가 2018년부터 실행하고 있는 재활용 시설에서 발생하는 다이옥신이나 퓨린 같은 U-POPs 방출을 감축하여 철스크랩 밸류체인을 녹색화하기 위한 BAT/BEP(Best Available Techniques, 최적가용기술 / Best Environmental Practices, 최적환경활용)에 대하여 우리나라의 기술과 관련 제도 등을 알아보고 태국에 적용 가능성 등을 확인해 보자는 취지였다. 우리나라의 철스크랩 비즈니스 운영 상황, 관련 정책 및 법령, 정부의 지원, U-POPs를 포함한 환경적 측면과 업계의 모범 사례 등에 대한 토론을 하고 싶다고 요청했다. 현장 견학을 겸하여 대한강업(주)에서 이루어진 교류회에서 한국철강자원협회는 한국의 철스크랩 유통 구조, 순환자원 관련 법령, 협회의 노력과 정부의 지원 방안, 폐기물 발생과 처리 관련 환경 이슈 등에 대한 발표와 질의응답이 이루어졌다.

한편, 일본의 SD파트너지원협회는 대규모 자연 재해에 대비하여 BCP(Business Contiuity Plan, 업무연속성계획)을 수립하고 협회 내에 재해지원 네트워크를 확립하여 회원사의 빠른 복구를 지원함과 동시에 재해지역에서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함으로써 대규모 재해 시 복구 지원을 실행하기 위하여 2018년 1월 설립되었다고 한다. SD파트너지원협회는 2023년 10월 현재 정회원으로 금속 리사이클링을 주 사업으로 하며 산업폐기물 처리 허가를 받은 공장을 보유한 업체 48개사가 있으며, 찬조회원으로 건물 해체, 산업폐기물 처리, 물류 및 연료, 에너지, 식품 관련 기업, 은행 등 28개사가 활동 중이다. 활동 목표를 철스크랩 업계의 건전한 발전과 환경 보전, 대규모 재해 시의 복구 지원, 환경 기술 지원 및 지식 향상 등 SD 촉진 활동으로 소개하였다. 한국철강자원협회 방문 시 한국의 태풍 등 재해 발생 시 철스크랩의 리사이클링 활동 및 전반적인 처리 현황, SD 촉진을 위한 리사이클 업계의 나아갈 방향, 철스크랩 및 산업폐기물의 리사이클링 관련 현황과 AI 검수 시스템 도입과 같은 DX(Digital Transformation) 관련 설비 도입 검토 여부 등에 대하여 의견을 교환하자고 방문 목적을 제시하였다.

해외에서는 철스크랩 업계에서 BCP를 수립하고 지속가능발전 촉진 활동으로 사회공헌으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는 사실에, 우리 업계의 실태를 돌아보며 다름을 많이 느꼈다. 우리나라 철스크랩 업계도 단기적인 이익만을 쫓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사회 발전에 공헌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참고) BCP(Business Contiuity Plan, 업무연속성계획)이란 기업이 위기 상황에서도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을 통해 기업의 핵심적인 업무가 지속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는 위기 대응체계를 말하며, 당해 위기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뿐 아니라 원재료 확보에서 소비자에 이르기까지의 제품과 정보의 흐름에 관련된 모든 활동을 포괄하는 개념까지 포함하여야 위기 수습 후 정상 경영 체제로 신속히 복귀 가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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