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수의 철강공정(公正)] 기업부담 과징금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최영수의 철강공정(公正)] 기업부담 과징금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 최영수
  • 승인 2023.10.06 03:0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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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수법무법인 스퀘어 고문(前 공정위 규제개혁단장)
최영수법무법인 스퀘어 고문(前 공정위 규제개혁단장)

공정위가 그동안 철강사를 대상으로 입찰담합 제재 등 비교적 다수의 많은 시정명령과 함께 업계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무거운 과징금을 부과하고 있다. 또한, 4개 제강사와 철스크랩 구매 담합 사건 현장 조사 과정에서 조사 방해 행위를 적발하여 법인 및 소속 직원 3명에 대하여 검찰고발을 결정한 최초사례도 있다.

해당 사건의 공정위 조사 및 심결 과정에서 관련 기업들은 나름 최선의 방어를 했으리라 여겨지나, 외부에서 바라보기에는 업계가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충분하게 활동하였다고 비춰지질 않는 면도 있다.

실무에서는 사업자가 자기방어를 위해 방대한 분량의 자료를 분석하고 설득력 있는 논리를 개발하는 치열한 노력이 요구되는 데 이는 사실상 품이 많이 들고 성과는 적게 나올 수 있는 위험이 있는 매우 힘든 분야이다.

그래서인지 기존 행태대로 수습책을 찾다가 큰 로펌에 달려가 수임하는 것으로 처벌에서 자유스러워지고 나름 그 책임을 다했다는 안도감으로 위안을 삼았을 수도 있을 것이다. 변호사 3만 명 시대임에도 특정 로펌만을 선호하는 경향이 여전했던 것이다.

물론, 공정위 심결이 끝나고 그 결과에 따를 책임까지 염두에 둔 결정이기에 성급하게 언급하기는 그리 간단하지는 않다. 다만, 이 사건처럼 외부협력이 절실하고 불가피한 경우에는 관련 전문가의 도움을 적절하게 활용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결국 사후적인 법률조력은 업계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평가이고 보면 철강업계는 사실상 엄청난 과징금 부과와 함께 임원 고발이라는 사상 초유의 형사벌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미 2021.12월 과징금 관련매출액을 2배로 상향한데 이어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공정위는 담합 등 공정거래법 위반에 대해 규제 강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월 관련 고시 등의 개정을 통해 규제 강도를 더욱 높여 가고 있는 추세는 이를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지난 8월, 입찰 관련 정보 제출기관을 준정부기관 55곳, 기타 공공기관 260곳, 지방공기업 410곳 등 총 725곳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법개정(안)이 입법 예고되었고 올 12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제출받은 입찰정보는 정보입찰담합징후분석시스템(BRIAS, 발주기관의 입찰정보를 공유받아, 해당 입찰에서의 담합징후를 계량적으로 분석하는 시스템)을 보다 촘촘하게 엮음으로써 사회적 이슈가 되는 품목의 담합징후를 즉각 분석하고, 징후가 높은 품목에 대해 조사에 착수하게 된다.

이에 대응하여 철강업계는 막대한 과징금 규모를 줄이려면 사전에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와 향후 재발을 막기 위한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자율적인 목표를 정해 힘을 모아 시행하여야 한다. 특히, 철강업계가 엄청난 과징금 부과라는 부당공동행위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다음 몇 가지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할 것이다.

첫째는 「안전진단프로그램」의 도입·시행이다. 공정거래 관련 전문가를 활용하여 업무행태에 따른 분석을 통하여 업무과정은 물론, 구성원의 인식과 행태를 개선하는 것이다. 경쟁을 회피하고 손쉬운 방법으로 사업을 영위하려는 유혹을 뒤로하고 현행 법체계를 올바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아서 구성원 스스로가 이를 지켜가는 공정문화를 정립하고 확산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둘째는 법제화 된 공정거래자율준수프로그램(Compliance Program; CP)를 도입·시행하는 것이다. 기업이 입찰담합을 유발하는 제도‧관행의 개선과 관련 교육에 중점을 두고 CP를 운영하면 공정위는 CP평가를 통해서 그 결과를 가지고 직권조사 면제와 공표하향명령 등의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셋째는 공동행위인가제도의 적극 활용이다. 기업에서는 산업합리화나 연구·기술개발, 불황극복, 거래조건 합리화 등 산업적·경제적으로 필요한 사유가 있는지를 파악하여 이러한 공동행위인가제도를 활용함으로써 업계의 건강한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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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agger 2023-10-06 16:01:39
유용하고 유익한 글이네요. 많은 사람이 보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