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노무 이야기] 경영성과급도 파업 대상일까?-노동부 新노사교섭 기준
[철강 노무 이야기] 경영성과급도 파업 대상일까?-노동부 新노사교섭 기준
  • 황재호
  • 승인 2026.10.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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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도 근로조건이면 교섭 대상…기업이익 일정 비율 배분 요구는 달라
공장 이전·사업 매각 자체는 경영권…고용·근로조건 변화는 교섭 가능
AI·자동화 도입도 같은 원칙…제조업, 의사결정 단계부터 노사리스크 살펴야
노무법인 조율  공인노무사 황재호
노무법인 조율 공인노무사 황재호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간 갈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에는 단순히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는 것을 넘어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의 일정 비율을 근로자에게 배분해 달라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노동조합이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회사가 이를 거부할 경우 파업까지 할 수 있을까.

고용노동부는 지난 9월 3일 「경영성과급 등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을 발표하고 구체적인 판단기준을 제시했다. 경영성과급뿐 아니라 공장 이전, 사업 매각, AI와 자동화 설비 도입 등 기업의 경영상 결정이 어디까지 단체교섭과 노동쟁의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도 기준을 제시했다.

◆ 성과급이라고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

이번 지침에서 가장 눈여겨볼 부분은 경영성과급 자체를 일률적으로 교섭 대상에서 제외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고용노동부는 경영성과급 가운데 근로자의 임금, 복지, 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사항이라면 의무적 단체교섭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예를 들어 회사가 일정 금액의 성과급을 지급하거나 기본급 또는 연봉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문제, 성과급 지급기준이나 지급시기, 지급대상 등을 정하는 문제는 노사가 교섭할 수 있는 영역에 포함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도 한계가 있다. 노동조합이 매출액이나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 기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배분하도록 요구하는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고용노동부는 이러한 방식의 요구는 노동조합법상 의무적 교섭대상이나 노동쟁의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예를 들어 노동조합이 “올해 영업이익의 10%를 직원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영업이익은 단순히 근로자에게 배분할 수 있는 돈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기업은 이를 재원으로 연구개발, 설비투자, 차입금 상환, 세금 납부, 배당 등 다양한 경영상 판단을 해야 한다.

따라서 기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미리 성과급으로 배분하도록 강제할 경우 기업의 경영 판단을 과도하게 제약할 수 있고, 주주·채권자 등 다른 이해관계자의 권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노동부의 판단이다.

물론 노사가 자율적으로 이러한 방식의 성과급에 대해 협의하는 것까지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회사가 동의한다면 영업이익과 연계한 성과급 제도를 운영할 수도 있다.

다만 노동조합이 이를 법적으로 반드시 교섭해야 하는 사항이라고 주장하거나, 요구 관철을 위해 쟁의행위에 나서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고용노동부는 기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사항을 주된 목적으로 쟁의행위가 이뤄질 경우에는 대법원 판례의 기준에 따라 쟁의행위의 정당성 여부가 판단될 수 있다고 밝혔다.
 

◆ 공장 이전과 사업 매각도 같은 기준 적용

이번 지침은 철강·제조업 사업장에서 중요한 공장 이전과 사업 매각에도 같은 기준을 제시했다.

회사가 새로운 공장을 건설하거나 생산시설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결정 자체는 원칙적으로 기업의 경영상 판단이다. 따라서 “공장 이전을 철회하라”거나 “해외투자를 하지 말라”는 요구는 원칙적으로 의무적 교섭대상이 아니다.

사업 매각도 마찬가지다. 특정 사업부문의 매각 여부나 매각 상대방을 결정하는 문제는 기본적으로 경영권의 영역으로 본다.

그러나 이러한 결정이 실제 근로조건의 변화로 이어지는 단계부터는 상황이 달라진다. 공장 이전으로 근무지가 바뀌거나 구조조정·배치전환이 예정돼 있다면 근무지 변경에 따른 지원, 배치전환 방법, 근무형태 변경 등은 교섭대상이 될 수 있다.

사업 매각 역시 고용승계 범위, 기존 근로조건 유지, 정리해고 회피방안 등 근로자의 고용과 근로조건에 직접 영향을 주는 사항은 교섭대상이 될 수 있다. 결국 ‘경영 결정 자체’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근로조건의 변화’를 구분해야 한다.
 

◆ AI와 자동화 설비 도입도 주목해야

철강업을 포함한 제조업에서는 AI와 자동화 설비 도입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노동부는 AI나 자동화 설비를 도입하는 결정 자체에 대한 반대 역시 원칙적으로 의무적 교섭대상은 아니라고 봤다. 그러나 자동화로 일부 직무가 없어지고 인력 감축이나 배치전환이 추진된다면 달라진다.

구체적인 인력운영계획에 따라 배치전환, 고용안정대책, 근무시간 변경 등이 예상된다면 이러한 사항은 단체교섭 대상이 될 수 있다. 특히 자동화 설비 도입으로 작업방식이 바뀌면서 새로운 위험요인이 발생한다면 안전보건 대책 역시 교섭대상이 될 수 있다.

철강과 제조업 사업장에서는 향후 스마트팩토리, 로봇, 자동화 설비 도입 과정에서 이 문제가 중요한 노사관계 쟁점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 기업도 모든 요구를 ‘경영권’으로만 대응해서는 곤란

이번 지침이 기업의 경영권을 폭넓게 인정했다고 해서 노동조합의 요구를 모두 ‘경영권 문제’라며 거부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경영성과급도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이라면 교섭대상이 될 수 있고, 공장 이전이나 사업 매각도 구체적인 인력감축이나 배치전환 등으로 이어진다면 고용과 근로조건에 관한 교섭의무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노사협상에서는 요구안의 명칭보다 실질적인 내용을 살펴야 한다. ‘성과급’이라고 모두 교섭대상인 것도 아니며, 반대로 ‘경영권’과 관련됐다는 이유로 모든 교섭을 거부해서도 안 된다.

성과급이 어떤 기준으로 산정되는지, 회사의 경영상 결정이 근로자의 임금·고용·근무형태에 어느 단계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특히 공장 이전, 사업 매각, 구조조정, 자동화 등 중요한 의사결정을 추진하는 제조업체라면 의사결정 단계부터 향후 발생할 근로조건 변경과 노사관계 리스크를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번 노동부 지침의 핵심은 결국 기업의 고유한 경영상 판단은 존중하되, 그 결정이 근로자의 임금과 고용, 근무형태 등 구체적인 근로조건으로 이어지는 시점부터는 노사교섭의 영역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노사협상에서는 무엇이 경영권의 영역이고 어디서부터 근로조건에 관한 교섭사항이 되는지를 구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 고용노동부 「경영성과급 등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 및 2026년 9월 3일 보도자료를 기준으로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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