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의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다. 2025년 새해를 앞두고 전망이 밝지 않다는 게 가장 큰 고민거리다. 수요는 단기간 내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란 견해가 많다. 건설업계의 잇단 부도 소식과 함께 철강업계에서도 문을 닫는 기업들이 하나, 둘 나타나고 있다. 지난주 유통업계에서 100억 원 규모의 부도 소식이 전해졌다. 대형 대리점들과 포스코 계열사도 많게는 수십 억 원의 채권이 물렸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은 실수요, 유통으로부터 철강 메이커에까지 연쇄적으로 확산될 우려가 크다. 지난 1년을 원가절감, 구조조정을 통해 간신히 버텨냈다. 최소 수익을 거두지 않고서는 내년 새해를 넘겨낼 힘은 사실상 소진된 상태다. 정치권의 비뚤어진 행보는 산업 전반에 치명적이다. 방향성을 찾아본 지 오래다. 철강사 자구 노력만이 생존을 보장하는 게 현실이다. 포스코가 내년 1월 제한적인 인상을 단행했다. 동국제강은 철근 가동률을 50%로 정하면서 수익성이 확보될 때까지 매월 인상을 예고했다. 부정적인 수요 전망을 감안하면서도 최소 수익을 내기 위한 결정이다. 현대제철은 국내 시장 방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후판에 이어 열연에 대해서도 반덤핑(AD) 조사를 요청하는 등 배수진을 쳤다. 환율은 1500원대로 향하는 모양새다. 수입 원가가 높아지면서 신규 계약은 자취를 감췄다. 내수 가격 인상에는 그나마 유리한 조건이다. 반대로 경기가 바닥으로 떨어진 마당에 높은 가격대 구매할 수요는 극히 제한적이다. 연초가 되면 재고 확충 수요 혹은 가수요가 가격 상승을 견인하는데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렵다. 철강과 원료 시세 방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핵심 원료인 철광석과 철스크랩은 하방압력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지만 변동폭은 제한적이고, 비교적 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철강재는 제한된 수입과 재고 감소 등으로 단기적으로 상승기류가 나타날 수 있다. 수익성 회복은 2025년 가장 큰 숙제다. 국내 정세 안정과 산업 정책 방향은 철강업계의 자구 노력을 의미있는 결과로 이어줄 핵심 요인이다.
중국의 철광석(Fe 62%) 수입 가격은 12월 셋째주 평균 103.4달러로 전주 평균 대비 2.2%(2.3달러) 하락했다. 전월 동기 대비로는 2.1%(2.1달러) 오른 수치다. 최근에는 하락세가 눈에 띈다. 20일 기준 100.9달러로 전날 대비 1.3% 하락했고, 전주 마감일(13일) 대비로는 3.4% 떨어졌다.
47개 항구의 수입 철광석 재고는 1억5700만 톤으로 11월 말보다 200만 톤 감소한 반면 3700만 톤이나 많다. 겨울철 비수기 조강생산량은 낮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의 많은 재고는 추가 하락에 압력을 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재 가격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에서 연말을 앞두고 하락을 면치 못했다. 중국 상해에서 열연과 철근 내수 가격은 20일 기준 3530위안, 3370위안으로 전주보다 90위안, 60위안 각각 하락했다. 도금재가 40위안 오른 것을 제외하면 선재, 냉연, 중후판은 모두 하락했다.
국내 시장은 철근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철강원료 전문데이터센터인 스틸웨어 자료에 따르면 국산 SD400, 10.0mm 기준 대리점 매장에서 67만 원으로 전주보다 3만 원 하락했다. 수입산은 중국산 기준 64만5000원으로 2만 원 하락했다. 앞으로 향방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동국제강이 선제적으로 내년 철근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1월 70만 원으로 회복된 이후 추가적인 상승이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열연강판과 형강 시장은 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세 지표인 포스코산 열연강판은 대응재 베이스 기준 82~83만 원이다. 포스코가 내년 1월 3만 원 인상을 예고했다. 철근과 같이 시세 반전 여부에 눈길이 쏠린다. H형강은 국산 S275, 건축용 소형 기준 106만 원, 포스코베트남산은 101만 원, 앵글과 잔넬은 국산과 수입산이 각 83만 원, 69만 원으로 보합을 기록했다.
철스크랩(고철)은 하방압력이 이어질 전망이다. 최대 수입국인 튀르키예에서 미국산 HMS No.1&2(80:20) 수입 가격은 CFR 톤당 351달러로 전주보다 4달러가량 상승했다. 하지만 최근 철강사들은 추가 계약에는 관망세로 돌아섰다. 공급사들은 360달러까지 올릴 방침이다. 시세 흐름이 어느쪽으로 무게가 실릴지 주목된다. 국내는 현대제철이 24일부터 3개 공장의 구매 가격을 인하하기로 했다. 바닥 재고가 많지 않고, 철스크랩 업계의 매집 활동도 둔화된 상태에서 고강도 인하는 쉽지 않을 것이란 견해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