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영욱의 철강, 오늘과 내일] 기업의 탄소중립 딜레마와 통상이슈 대응방안
[손영욱의 철강, 오늘과 내일] 기업의 탄소중립 딜레마와 통상이슈 대응방안
  • 손영욱
  • 승인 2024.08.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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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욱 철강산업연구원 대표  (전 포스리 연구위원)
손영욱 철강산업연구원 대표 (전 포스리 연구위원)

현재 탄소중립 관련 이슈는 단순히 환경보호 문제가 아니라 산업이슈이자 통상이슈로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철강산업은 대표적인 탄소 다배출산업으로 유럽의 CBAM과 같은 탄소 통상규제와 더불어 ESG 공시의무, RE100 준수, SBTi(Science Based Targets initiative; 과학기반탄소목표이니셔티브), IRA(Inflation Reduction Act; 인플레이션감축법) 등 각종 국가 에너지전환과 탄소감축에 대한 압박이 조여들고 있는 상황에서 사실상 철강기업의 생존과 직결되어 있는 매우 중요한 이슈이다.

며칠 전 “작년 탄소배출 줄었지만... 불황으로 공장 덜돌려 생신 ‘착시’”라는 제목의 기사를 읽었다. 그 기사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지난 8월 16일 관계부처에 발표자료에 따르면 대통령 직속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와 환경부는 지난 4월 가결산을 통해 전환·산업·건물·수송 등 주요 4대 부문 탄소 배출량이 전년 대비 2.8%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원전·신재생 등 무탄소 에너지 비중을 높여 전환 부문 배출량이 4.8% 줄어든 영향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탄소 배출량이 많은 산업부문 상위 50대 민간기업의 배출량 감소폭은 1.1%에 그쳤다. 다른 기업까지 합치면 감소폭이 더욱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철강 전자 석유화학 등 국내 주력 제조업이 지난해 불황을 겪어 배출량이 전년 대비 줄어든 ‘착시현상’이 나타났다고 지적한다. 작년에 배출량이 급감한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시황 회복으로 탄소 배출량 증가가 확실시된다. 석유화학과 정유업체도 내년엔 시황 회복으로 배출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21년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서 2030년 온실가스(탄소)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줄이겠다는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계획을 전격 발표했었다. 이 발표에 따르면 한국은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018년(7억 2,760만톤)보다 40%나 적은 4억 3,660만톤으로 줄여야 한다. 6년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올해부터 연평균 4.6%를 감축해야 달성할 수 있는 목표치이다. 그 과정을 돌아보면 지난 정부에서 애초 현실은 감안하지 않은 채 산업계와 충분한 사전협의와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상태에서 보여주기식의 무리한 탄소중립 목표를 제시하여 결국 국제사회와의 약속만 깨뜨리게 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내에서 온실가스(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은 포스코는 지난해 7,197만톤의 탄소를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 업황 부진에도 배출량이 전년보다 2.5%가 늘어난 양이다. ‘슈퍼사이클’이 찾아온 2021년엔 7,848만톤의 배출량을 기록한 바가 있다. 결국 당장 산업계가 직면한 ‘2030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공장가동을 줄이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탄소 감축기술 상용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산업계는 수소환원제철과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기술이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해법으로 꼽고 있다. 하지만 비용과 기술문제로 2030년까지 CCUS 기술의 상용화는 불가능하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상용화 시점을 2030년으로 제시했다. 이는 기술 상용화일 뿐 현장에 100% 전면 적용되는 건 2050년부터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탄소중립은 글로벌 질서를 변화시키고 있다. EU를 시작으로 RE100, CBAM, ESG공시의무화 등 전방위적 글로벌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RE(신재생기여) 비율을 보면, 중국(34.2%), 일본(22.7%), 한국(8.1%)로 한국이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한국이 이러한 글로별 환경변화에 대응정도가 낮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EU는 ‘23년도부터 탄소국경세(CBAM)를 도입하고 있으며,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 상향조정 등 환경규제를 강화하면서 통상 이슈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CBAM(Carbon Boarder Adjustment Mechanism)은 주로 철강, 시멘트, 알루미늄, 비료, 전력생산, 수소와 같은 탄소 집약적 제품의 탈탄소화를 촉구하는 대표적인 제도이다. ’22년 12월 EU에서 잠정 합의가 이뤄졌으며, 오는 ‘26년부터 수출업체는 EU 수입통관 시 CBAM 인증서(EU ETS에 연동된 제품의 탄소배출량에 기반한 금액)를 구입하게 하는 제도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CBAM 인증서 발급비용으로 2,583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이 금액은 한국의 철강품목 총수출액의 8.1%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방법은 직접적인 수소환원제철, 전기로 증설 등 기술개발이나 설비투자에 의해서 직접적인 자체 배출량을 줄일 수도 있지만, 신재생에너지 자산 등 우수한 수익성을 기반으로 한 우량 탄소상쇄 자산 투자 등 탄소배출권 거래를 통해서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는 만큼 여러 가지 가능한 수단과 방법을 검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수출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한국 입장에서는 최근 점점 더 강화되고 있는 탄소중립 이슈와 이를 비관세장벽으로 활용하여 통상 이슈화하고 있는 글로벌 변화추세에 대한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이다. 이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글로벌 환경변화에 대한 더 넓은 시각과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정부와 산·학·연이 긴밀히 협력하여 대응전략을 수립해나가는 것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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