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광 대광자원 대표, "철스크랩, 물량·품질 갖춘 거점이 판을 바꾼다"
고지광 대광자원 대표, "철스크랩, 물량·품질 갖춘 거점이 판을 바꾼다"
  • 김도형
  • 승인 2026.09.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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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행실천’ 출발한 현장 경영인…전 품목 취급·대형 야드로 성장
이탈리아 ZATO 슈레더 안정 가동…품질 높이고 고가 비철 회수
현대제철 물량 인센티브, 대형 가공사 중심 공급망 재편 가속
“중소형 영업망은 살리되 거점 중심 결집…대광자원이 중심 설 것”
인근 부지·Pre 2축 슈레더 투자…환경부터 설비까지 전 부문 경쟁력↑
대광자원 사무실 전경.

철스크랩 시장의 경쟁 기준이 바뀌고 있다. 단순히 낮은 가격에 물량을 모아 제강사에 넘기는 방식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대량 조달과 규격화된 품질, 가공·선별 능력을 함께 갖춘 공급사가 주도권을 잡는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 고지광 대광자원 대표는 이 변화의 핵심을 “물량과 품질”이라고 짚었다.

기자가 찾은 충남 아산의 대광자원 사업장은 입·출고 차량과 가공설비가 쉼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1970년대생으로 대형 철스크랩 업체 대표 가운데 비교적 젊은 축에 속하는 고 대표의 말에는 자신감과 추진력이 묻어났다.

실제로 대광자원은 빠른 속도로 취급 물량을 확대하는 중이다. 현대제철의 구매정책이 일정 물량 이상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대형 구좌업체에 유리한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앞으로 중소형 업체의 물량도 가공·보관·출하 능력을 갖춘 대형 거점으로 빠르게 결집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대광자원은 생철·중량·경량·선반설 등 철스크랩 전 등급을 취급한다. 본사 야드와 슈레더 공장을 분리 운영하면서 인근 부지도 추가로 확보했다. 현재 운영 중인 야드는 총 2만 평 규모이며, 추가 확보를 검토 중인 부지는 1만 평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왼쪽부터) 고 대표가 이탈리아  Zato사 공장 방문해 슈레더 제작 및 운용 현장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Zato사 대표 루이지와 Pre 2축 슈레더 추가계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가장 눈에 띄는 투자는 지난해 5월 완공한 이탈리아 ZATO 슈레더 시스템이다. 국내 공급·설치를 맡은 크린마그네트시스템의 파쇄·선별 솔루션을 통해 경량 스크랩을 균일하게 가공하고, 이탈리아 SGM에서 도입한 후단 선별설비를 통해 철뿐 아니라 동·알루미늄 등 가치가 높은 비철금속 회수 성과도 거두고 있다. 단, 구체적인 처리능력은 공개하지 않았다. 고 대표는 슈레더 도입을 5~6년 전부터 구상했고, 현대제철이 고품질 슈레더 원료 확보에 무게를 두면서 투자 방향이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고 대표의 구상은 슈레더 한 대에 그치지 않는다. 더 많은 원료를 받을 야드, 품목별 가공설비, 선별 고도화와 출하 효율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어 대광자원을 중부권 철스크랩 자원순환 거점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직접 집게 장비를 고안해 특허를 출원하고, 신사옥과 직원식당·휴게 공간 설계까지 챙기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설비와 공간, 사람을 함께 키워야 지속적인 경쟁력이 생긴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2세 경영 준비 역시 현장에서 시작됐다. 아들 고대식 경영지원팀 대리는 방통차 운전과 포크레인 조작을 익히고 대형면허까지 취득했다. ‘대광’이라는 상호도 고대식 대리의 ‘대’와 고지광 대표의 ‘광’을 한 글자씩 따서 지었다. 아래는 고지광 대표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왼쪽부터) 대광자원의 선별라인, 해머밀 설비.

 

고지광 대광자원 대표이사.
고지광 대광자원 대표이사.

Q. 대광자원을 소개해 달라. 창업 배경과 지금까지의 성장 과정은?

출발은 현장이었다. 방통차 기사와 크레인 기사 등 여러 현장 일을 거치며 몸으로 배웠다. 말 그대로 궁행실천(躬行實踐, 남에게 듣거나 이론에 머물지 않고, 자신이 몸소 행하며 경험함)의 마음으로, 젊었을 때 시작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느냐는 생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처음부터 큰 회사를 만든 것이 아니라 한 단계씩 넘어왔다. 야드를 전전하던 어려움과 큰 위기도 있었지만 주변의 도움과 꾸준한 노력으로 성장했다. 지금은 생철·중량·경량·선반설 등 전 품목을 취급하고, 현대제철을 중심으로 제강사에 철스크랩을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통을 넘어 직접 가공하고 선별해 품질을 높이는 회사로 사업의 중심을 옮기고 있다.

Q. 회사를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은 무엇인가.

정직과 신의, 그리고 현장이다. 철스크랩은 매일 가격이 움직이고 물량과 품질도 달라지지만, 거래처와 약속한 기준이 흔들리면 안 된다. 제강사에는 믿고 쓸 수 있는 원료를 공급하고, 납품업체에는 안정적으로 물량을 받아주는 회사가 돼야 한다. 단기 시황만 보고 움직이기보다 필요한 설비와 부지는 먼저 준비한다. 현장에서 답을 찾고 한 번 결정한 투자는 끝까지 책임지는 것이 제 경영 방식이다.

Q. 생철부터 선반설·중량·경량까지 전 등급을 취급한다. 장점과 대광자원만의 경쟁력은.

전 품목을 취급하면 선별과 재고 관리가 복잡하고 등급별 설비와 야드 공간도 많이 필요하다. 반대로 어느 한 품목의 발생량이 줄어도 전체 물량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고, 거래업체가 보유한 여러 종류의 스크랩을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다. 대광자원은 오랜 영업망, 품목별 가공 경험, 대형 야드와 출하 능력을 함께 갖췄다. 여기에 슈레더까지 가동하면서 단순 집하가 아니라 제강사가 원하는 품질로 만들어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경쟁력이다.

Q. 슈레더를 회사의 핵심 경쟁력으로 보는 이유와 실제 가동 성과는.

투자는 5~6년 전부터 구상했다. 앞으로는 물량만 많은 회사보다 원료의 품질을 직접 관리하는 회사가 살아남는다고 봤다. 준비 과정에서 현대제철도 슈레더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방향을 검토했고, 회사의 투자 방향과 수요사의 정책이 맞아떨어졌다. 지난해 완공한 ZATO 슈레더는 현재 안정적으로 가동되고 있다. 경량 스크랩을 균일한 규격으로 만들고 이물질을 줄여 철 원료의 가치를 높이는 것은 물론, 후단 선별에서 동과 알루미늄 등 고가 비철금속을 회수해 수익원을 다변화하는 효과도 크다. 설비가 기대했던 역할을 해주고 있다.

Q. 현대제철의 주요 공급사로서 어느 정도의 공급 기반을 갖추고 있나. 장기 거래의 비결은.

월별 납품량은 시황과 제강사의 입고정책에 따라 달라진다. 구체적인 수치보다 중요한 것은 수요사가 필요로 할 때 일정 물량을 꾸준히 맞출 수 있느냐다. 오랜 거래를 유지한 비결도 특별한 것이 없다. 약속한 물량과 품질, 납기를 지키는 것이다. 문제가 생기면 숨기지 않고 바로 공유하고 해결책을 찾았다. 현대제철과의 원활한 관계뿐 아니라 하부 공급업체와의 유대와 상생도 놓쳐서는 안 된다. 결국 위아래 거래처의 신뢰가 쌓여야 물량도 따라온다.

Q. 최근 현대제철의 구매정책과 물량 인센티브를 현장에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구매정책이 물량 중심으로 더 분명해지고 있다. 일정 규모를 넘으면 톤당 수익성 차이가 커지고, 현장에서는 월 5만 톤 안팎이 중요한 분기점으로 작용한다. 규모에 따라 톤당 1만 원 이상 차이가 날 수 있어 야드와 자금, 가공·출하 능력을 갖춘 업체가 유리하다. 제강사도 여러 곳에서 소량을 받기보다 품질이 일정한 대형 공급처에서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편이 효율적이다. 이 흐름은 쉽게 되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Q. 그렇다면 중소형 철스크랩 업체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뜻인가.

혼자서 큰 야드와 설비를 갖추고 제강사 정책에 맞춰 대량 납품하기는 점점 어려워질 것이다. 그렇다고 중소형 업체의 역할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역과 발생처에 밀착된 영업망은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각 업체가 따로 움직이기보다 물량을 안정적으로 받아주고 가공·선별·출하할 수 있는 대형 거점을 중심으로 협업하는 구조가 빨라질 것으로 본다. 대광자원은 거래업체의 영업 기반을 존중하면서 그 물량을 안정적으로 연결하는 중심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

Q. 올해 가격은 상승 뒤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하반기 시황과 수급을 어떻게 보나.

철강 수요 부진과 제강사의 감산을 고려하면 가격이 일방적으로 강해지기는 쉽지 않다. 반면 국내 발생량이 충분하지 않고, 제강사가 요구하는 고품질 원료는 별개의 수급 문제다. 시황이 약할수록 재고 부담과 금융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운영 능력, 품질에 맞는 판로를 확보한 업체의 차이가 더 커진다. 단기 가격을 맞히는 것보다 어떤 상황에서도 물량을 확보하고 빠르게 가공·출하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Q. 업계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무엇인가.

원료 확보 경쟁, 낮은 수익성, 인력난과 고령화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환경·안전 기준은 높아지고 부지와 설비 투자비도 커졌다. 좋은 원료를 만들기 위해 비용을 들였으면 그 품질에 맞는 가격을 받아야 한다. 제강사도 등급과 정제 수준을 세분화해 품질 가치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 업계 내부에서는 자동화와 기계화로 사람 의존도를 낮추고, 안전한 작업환경을 만들어 젊은 인력이 들어올 수 있게 해야 한다.

Q. 앞으로의 설비 증설과 중장기 성장 전략은.

슈레더를 도입했다고 투자가 끝난 것이 아니다. 물량을 더 확보하려면 받아낼 공간이 필요하고, 품목별 선별과 보관, 출하 동선도 함께 효율화해야 한다. 현재 인근 부지를 포함해 전체 야드를 스크랩 단지처럼 키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더 정밀한 선별과 품질 확보를 위한 Pre 2축 슈레더 추가 투자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미 설비는 국내로 들어온 상태로, 10월 초부터 가동될 예정이다. 목표는 단순히 큰 고철상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철과 비철을 최대한 회수하고 제강사가 원하는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자원순환 거점을 구축하는 것이다.

Q. 집게장비 개발과 특허, 신사옥·직원식당 설계까지 직접 챙긴다고 들었다.

현장에서 장비를 써보면 제조사가 놓친 불편이 보인다. 작업자가 더 안전하고 빠르게 일할 방법을 고민하다 보니 집게장비를 직접 고안하고 특허도 출원하게 됐다. 회사 공간도 마찬가지다. 직원이 하루 대부분을 보내는 곳인데 춥고 덥고 식사가 부실하면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 신사옥과 휴게 공간, 식당, 바닥 난방까지 직접 살핀 이유다. 설비 투자는 기계에만 하는 것이 아니다. 결국 기계를 움직이는 사람에게 투자해야 회사도 오래 간다.

Q. 고대식 대리가 회사에 합류했다. 2세 경영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아들은 입사한 지 3년이 됐다. 처음부터 사무실에 앉히지 않았다. 방통차를 몰고 포크레인을 다루게 했으며 대형면허도 직접 취득하도록 했다. 철스크랩은 현장을 모르면 경영할 수 없다. 어떤 물건이 들어오고 어떻게 가공돼 어느 기준으로 출하되는지 몸으로 알아야 사람도 설비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다. ‘대광’이라는 이름도 아들의 ‘대’와 제 이름의 ‘광’을 따서 지었다. 승계를 서두르기보다 현장을 충분히 익히고 직원과 거래처의 신뢰를 얻는 과정을 밟게 할 생각이다. 결국 다음 세대가 회사를 더 발전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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