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우리를 바쁘게 만드는 것은 시간이 아니라 마음이다
[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우리를 바쁘게 만드는 것은 시간이 아니라 마음이다
  • 정하영
  • 승인 2026.08.0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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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호 대표  (행정학 박사)
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호 대표 (행정학 박사)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다. 그러나 시간의 가치는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진다.” 현대인의 입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말 가운데 하나는 “시간이 없다”는 말이다. 직장인은 업무에 쫓기고, 부모는 자녀를 돌보느라 바쁘며, 학생은 공부에, 자영업자는 생계에 매달린다. 우리는 온종일 분주하게 움직이면서도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기억하지 못할 때가 많다. 정말 시간이 부족한 것일까. 아니면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일까?

최근 시간 심리학은 흥미로운 사실을 보여준다.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것은 실제 업무량보다 ‘시간이 부족하다는 감각’이다. 같은 하루 24시간을 살아도 어떤 사람은 여유를 느끼고, 어떤 사람은 늘 쫓기듯 살아간다. 차이는 시계가 아니라 마음속 ‘내부 시계’에 있다.

시간의 상대성 원리로 난로 위의 5분과 데이트하는 5분은 다르다.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뇌가 객관적인 시간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즐거운 시간을 보낼 때는 시간이 순식간에 흘러간다고 느끼고, 지루한 회의에서는 10분도 한 시간처럼 길게 느낀다. 흥미로운 것은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혀 있을 때도 시간이 순식간에 사라진다고 느낀다는 사실이다.

실수했던 일을 반복해서 떠올리고, 상사의 한마디를 곱씹고, 미래의 걱정을 계속하는 동안 뇌는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엄청난 에너지를 사용한다. 하루가 끝나면 우리는 일을 많이 해서 피곤한 것이 아니라 걱정과 후회에 시간을 빼앗겨 지쳐 있는 경우가 많다. 결국 우리의 하루를 망치는 것은 게으름이 아니라 뒤엉킨 시간 감각이다. 시간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경험하는 것이다.

고대 철학자 Seneca는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적은 것이 아니라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인생이 짧은 것이 아니라 목적 없는 삶이 시간을 짧게 만든다고 보았다.

오늘날에도 이 통찰은 여전히 유효하다. 스마트폰을 잠깐 보겠다고 열었다가 한 시간이 지나고, 하지도 않을 걱정을 반복하다 하루가 끝난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다. 시간을 빼앗는 가장 큰 도둑은 일이 아니라 산만한 마음이다.

직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 많은 직장인들은 하루 종일 바쁘게 일했는데도 정작 중요한 일은 하나도 끝내지 못했다고 말한다. 이메일을 확인하고, 메신저에 답하고, 회의에 참석하고, 갑작스러운 업무를 처리하다 보면 하루가 금세 지나간다. 그러나 이것은 시간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우선순위가 흐려졌기 때문일 수 있다.

경영학의 거장 피터 드러커는 “효율성은 일을 제대로 하는 것이고, 효과성은 올바른 일을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많은 일을 하는 것보다 중요한 일을 먼저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시간 심리학에서도 같은 결론을 내린다. 인간의 의지력은 하루 종일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는다. 의지력은 사용할수록 감소하는 자원이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업무는 의욕이 가장 높은 오전 시간에 처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반대로 중요하지 않은 일을 먼저 하다 보면 정작 핵심 업무를 시작할 때는 집중력이 이미 떨어져 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인간은 계획을 세울 때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사실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계획 오류(Planning Fallacy)’라고 부른다. 우리는 늘 “이번 일은 금방 끝날 거야.”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예상보다 훨씬 오래 걸린다.

이럴 때 도움이 되는 방법은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면 얼마나 걸릴까”를 기준으로 시간을 예측하는 것이다. 객관적인 시각을 갖는 순간 계획은 훨씬 현실적이 된다.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드는 또 하나의 비결은 ‘끝맺음’이다.

심리학에서는 사람의 기억이 과정 전체보다 마지막 순간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하루를 기분 좋게 마무리하면 다음 날도 더 긍정적으로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작은 성취라도 하루를 감사와 만족으로 마감하는 습관은 내일을 살아갈 에너지가 된다. 이 원리는 조직생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회의가 길어도 마지막이 명확하면 좋은 회의로 기억되고, 프로젝트가 힘들어도 의미 있게 마무리되면 성장의 경험으로 남는다.

인문학은 오래전부터 시간을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삶의 본질로 이해해 왔다. 독일 철학자 하이데거는 인간을 ‘시간적 존재, 내 던져진 존재’라고 했다.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존재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프랑스 철학자 파스칼은 “인간의 모든 불행은 조용히 혼자 있지 못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했다. 오늘날 우리는 끊임없이 알림을 확인하고 정보를 소비하며 스스로를 더 바쁘게 만든다. 하지만 진정한 생산성은 더 많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더 깊이 집중하는 데서 나온다. 직장생활의 시간 관리 핵심은 일정 관리가 아니라 자기 관리이다.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중요한 일 세 가지만 정한다. 스마트폰보다 자신의 목표를 먼저 바라본다. 하루를 마칠 때는 오늘의 작은 성취를 돌아보는 습관을 가져본다. 세 번째, 시간을 대하는 태도를 바꾼다. 우리는 시간을 관리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시간이 아니라 마음을 관리해야 한다. 물리적인 시간을 늘릴 수는 없다. 누구에게나 하루는 24시간이다. 그러나 시간을 바라보는 심리는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바쁨의 노예가 될 것인지, 시간을 삶의 동반자로 삼을 것인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슬기로운 직장생활은 더 오래 일하는 데 있지 않고 중요한 일에 집중하고, 불필요한 걱정을 내려놓으며, 하루를 의미 있게 살아내는 데 있다. 시간을 흘러버리지 말고 쌓아 가자. 오늘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결국 우리의 인생이 된다. 시간 관리의 최고의 방법은 시계를 자주 보는 것이 아니라 삶의 목적을 자주 돌아보는 것이다.

진정 시간이 없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시간을 바라보는 방식이 잘못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자. 그 질문에 답하는 순간, 시간은 더 이상 우리를 쫓는 적이 아니라 삶을 풍요롭게 하는 가장 든든한 친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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