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영욱의 철강 오늘과 내일] 미국-이란 전쟁이 철강산업에 미치는 영향
[손영욱의 철강 오늘과 내일] 미국-이란 전쟁이 철강산업에 미치는 영향
  • 손영욱
  • 승인 2026.07.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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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욱 철강산업연구원 대표  (전 포스리 연구위원)
손영욱 철강산업연구원 대표 (전 포스리 연구위원)

미국-이란 전쟁의 충격은 철강산업에 ‘직접적인 철강 공급 차질’보다도, 에너지·해운·원재료·수요심리 경로를 통해 더 크게 전이되고 있다. 지난 6월 19일 휴전협정이 체결되는 듯했으나 이후 협상이 결렬되면서 다시 재공습으로 이어지면서 전쟁 국면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에 대한 보장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호르무즈 해상운송이 크게 위축되고 주요 선사들이 정상 운항 복귀를 주저하는 실제 공급망 교란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과거의 중동 분쟁이 단순한 유가 급등, 즉 오일쇼크에 그쳤다면 2026년 현재 전개되고 있는 위기는 원자재 수급, 해상 물류, 에너지 비용이 동시에 마비되는 복합 공급망 위기(Multiple Supply Chain Crisis)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1. 글로벌 공급망 변화 및 전망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0%, LNG 물동량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는 요충지이기 때문에 이 지역의 긴장은 다음과 같은 공급망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

- 에너지 안보 위기 : 2026년 3월 초 해협 봉쇄 이후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20달러를 돌파하는 등 1970년대 오일쇼크에 비견되는 에너지 위기가 발생하면서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스테그플레이션 공포를 확산시키고 있다.

- 물류 경로의 대대적 수정 : 호르무즈 해협을 이용하던 선박들이 희망봉으로 우회하거나 운항을 중단하면서 해상 운임과 보험료가 급등했다. 이는 단순한 에너지 전달 지연을 넘어 전 산업군에 걸친 부품 및 원자재 공급망의 병목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 공급망의 지역화 및 다변화 가속 : 중동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북미, 호주 등 대체 에너지 및 자원 공급처로의 시각 변화가 뚜렷해지고 있으며, 핵심 전략 물자의 역내 생산(Reshoring) 추세가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2. 글로벌 철강산업 영향 분석
이란은 세계 10위권의 철강 생산국이자 빌릿, 슬래브 등 반제품의 주요 수출국이기 때문에 이번 미국-이란 전쟁은 글로벌 철강 시장의 수급 구조를 흔들고 있다.

- 반제품(Slab & Billet) 공급 부족 사태 : 이란산 빌릿과 슬래브 수출이 중단되면서 이를 수입해 완제품을 만들던 동남아시아와 중동 지역의 압연 밀(Mill)들이 가동 중단 위기에 처했다. 이는 단기적으로 반제품 가격의 급등을 초래하였다.

- 제조원가의 가파른 상승 : 철강은 에너지 집약 산업이다. 따라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 급등은 전기료 및 연료비 상승으로 직결되어 전 세계 철강사들의 제조원가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 수요의 양극화 : 중동 지역의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네옴시티 등) 지연으로 인한 수요 감소와 함께 한편으로는 전후 복구 및 재건 수요 발생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3. 국내 철강산업에 미치는 영향 및 대응
한국 철강업계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고 수출 비중이 크기 때문에 이번 사태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 원가 압박과 수익성 악화 : 원료탄과 철광석의 해상 운임 상승, 에너지 비용 급증, 그리고 강달러 현상에 따른 수입 비용 증가는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주요 철강사의 수익성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 수출 시장의 기회와 위기 : 이란산 철강재가 빠진 동남아 시장 등에서 한국산 제품이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전체적인 수요 위축이 이를 상쇄할 우려가 크다.

- 연관 산업(조선, 자동차)으로의 파급 효과 : 유가 상승으로 인한 LNG 운반선 수요 증가는 조선업계와 후판 수요에 긍정적일 수 있으나, 자동차 및 가전 분야는 물류비 상승과 소비 위축으로 인해 철강 수요가 줄어드는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4. 향후 전망 및 시사점
현재 국제사회는 무기한 휴전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으나, 기대와는 달리 최근 이란과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전쟁의 여파는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 공급망 회복의 장기화 :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더라도 급등한 보험료와 물류 시스템의 정상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 철강산업의 구조 재편 : 고에너지 비용 시대에 대비한 저탄소·고효율 생산체제로의 전환이 향후 기업의 생존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본다.

- 정책적 대응 필요 : 우리 정부와 기업은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와 함께 비상 대응 체계를 상시 가동하여 거시 경제의 변동성 관리에 주력해야 한다.

미국-이란 전쟁은 단순한 지역적 분쟁을 넘어 글로벌 경제의 판도를 바꾸는 변곡점이 되고 있다. 철강산업 역시 철저한 원가 관리와 시장 다변화를 통한 체질 개선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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