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 주요 수출국, 자체 공급망 구축
교역량 현재 5천만 톤서 2030년 500만 톤
OECD 비회원국 인도 등 원료 조달 큰 과제
빌릿 철스크랩 대체제로 주요 교역품 부상
글로벌 철스크랩(고철) 해상 교역은 2030년에 이르면 사실상 소멸될 것이란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 교역 국가의 철강사들이 확고한 자원 보호주의에 입각해 철스크랩의 외부 유출을 막을 것이란 관측에서다. 철스크랩은 특히 탄소중립 시대에서 핵심적인 친환경 원료 중 하나로, 철강산업 성장을 견인한 고로에서 전기로, 수소 등의 투자로 전환되는 국면에서 그 소비량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18일 두바이에서 열린 중동철강산업회의(Middle East Iron and Steel conference, MEIS)에서 글로벌 컨테이너 무역회사 대표로 발표에 나선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연간 5000~5500만 톤에 이르는 교역량은 2030년 500만 톤으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각국 정부, 산업계에서 자원 보호주의가 강화될 것이라는 게 이같은 주장의 배경이다.
일례로 유럽(EU) 폐기물 선적 규정(WSR)에 따르면 철스크랩은 폐기물로 분류하고, 비(非) OECD 국가로 수출되는 절차에 까다로운 조건을 적용하고 있다. 재활용 업체는 WSR 기준에 따라 철스크랩을 적절히 처리하고 있다는 내용을 확실히 입증해야 수출이 가능하다.
철스크랩 유출에 제한을 가하는 것은 합리적인 반면 이를 폐기물로 분류하는 것은 잘못된 접근이라는 지적도 많다.
수출을 제한하는 곳은 비단 유럽뿐이 아니다. 최대 수출국인 미국과 일본 역시 향후 5년 내에 수출 장벽을 높일 것이란 관측이다. 자국내에서 철스크랩 공급을 충당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 향후 수요 증가를 대비하겠다는 데 목적이 있다.
이와 관련, 원료 시장에서 또 하나 주목되는 것은 반제품인 빌릿이다.
이 날 회의에서는 철스크랩 교역량은 감소하는 반면 빌릿은 글로벌 교역의 주요 품목으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올해의 경우 주요국 철강사들은 철스크랩 대신 빌릿을 대체 원자재로 수입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원가 측면에서 더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빌릿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될 전망이다. "철스크랩은 현지에서 녹이고, 필요한 곳에는 강재(빌릿)로 가공한다"는 명제가 자리잡는 것이다.
논란과 이견도 제기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보호주의로 인해 철스크랩 수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500만 톤 규모로 감소할 것이란 예측은 과장이며 수치도 지나치게 극단적이라는 지적이다.
WSR 규정이 주는 영향도 간과할 수 없는 포인트다. 인도와 같은 비 OECD 국가들에게는 안정적인 원료를 조달하는 데 큰 도전 과제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인도는 세계 2위의 철스크랩 수입국이지만 OECD 비회원국으로 수출 제한 조건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을 가능성이 있다.
국내 철스크랩 업계 관계자는 "철스크랩 교역량 감소는 이미 예견된 것이며, 미국과 일본에서도 최근 몇 년간 화두가 되는 이슈였다"면서 "일면에서는 국내 철스크랩 업체들의 수출 비즈니스의 활로, 또 제강업계에는 빌릿이 주요 사업 영역으로 관심을 가질 만한 관측"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