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해설] 리버티스틸, 전기로 국내가동 '재확인'…또 공염불 될까?
[이슈해설] 리버티스틸, 전기로 국내가동 '재확인'…또 공염불 될까?
  • 김세움
  • 승인 2024.07.30 0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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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KG 기업설명회서 리버티스틸 의지 재확인
4년여간 2차례 옵션 연장 및 3차례 재부여 요청
당진 内 전력공급 '미지수'…철스크랩 수급 '난제'
KG스틸 당진공장 전기로(콘스틸) 설비.
KG스틸 당진공장 전기로(콘스틸) 설비.

KG스틸이 최근 기업설명회에서 지난 2020년 말 영국 리버티스틸(Liberty Steel)과 체결한 당진공장 전기로(콘스틸) 설비 매각 현황에 대한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리버티스틸은 계약 당시 해당 설비를 루마니아 '리버티 갈라티(Liberty Galati)'에 이전 설치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으나, 지난해 이를 번복하고 국내 가동을 추진 중인 상태다.

KG스틸은 이달 26일 증권가 대상 2분기 기업설명회(IR)를 개최했다. 단순 실적 발표 외에 사업 전략 등을 투자자들에게 공개한 것은 KG그룹 합류 이후 올해가 처음이다.

회사 측은 "현재 주가는 기업가치나 최근 밸류업 대비 저평가된 상태"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회사를 소개하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 올 하반기 철강업황에 대해 혼조세가 예측된다며 유럽 등 고가(高價)시장 수출 및 컬러강판 등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를 통해 꾸준한 손익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진공장 전기로 설비 매각 현황을 묻는 질문에도 답변했다.

회사 관계자는 "해당 계약은 2020년 말 전체 열연 설비에 대한 매각을 진행한 건"이라며 "리버티스틸은 현재까지 총 6800만 달러(한화 약 939억 원)를 납입 완료했으며, 국내 재가동 시 8000만 달러(1105억 원)로 금액이 증가된다"고 말했다.

이어 "리버티 측은 재가동에 대한 의지를 보이면서 준비 기간 등을 이유로 옵션 연장을 지속 요청 중"이라며 "이에 행사기한은 내달 중순으로 연기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관련 기사 : KG스틸, 전기로 가동옵션 '공회전'…또 8월 말 연장

실제로 리버티스틸은 최근 4년여간 2차례 옵션 연장과 3차례 재부여를 요청했다. 올해는 자금 확보를 위해 거래 주체를 리버티 프라이머리 메탈스 오스트레일리아(LPMA), 리버티스틸 코리아(Liberty Steel Korea)로 변경하는 등 속도를 높이는 모양새다.

특히 2026년 하반기 열연 생산을 개시한 뒤 전체 300만 톤 중 100만 톤은 KG스틸에 냉연도금용 소재로, 200만 톤은 유럽향 수출을 추진한다는 청사진도 내놓았다.

그러나 철강업계 내부에서는 리버티스틸이 설령 자금 조달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국내 전기로 재가동을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전력 문제다. 당진공장 전기로는 약 9년 이상 가동을 중단해 관련 인프라 정비가 필수다. 그러나 근시일 내 대규모 전력 공급은 어렵다는 평가다. 산업단지가 밀집해 잔량은 부족하고, 송배전선 확충은 지중화 문제 등과 맞물려 기약이 없다.

리버티스틸에 앞서 2020년부터 당진에 본사 및 공장 이전을 추진해 온 와이케이스틸(YK스틸) 역시 동 사유로 관련 일정을 올해 중순에서 2027년 이후로 연기한 상태다.

관련 기사 : 와이케이스틸, 당진공장 이전 2027년 연기

핵심 원료인 철스크랩(고철) 수급도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한국특강은 2022년 연산 100만 톤 규모 철근 전용라인을 구축한 뒤 지난해 생산을 시작했고, 2026년에는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250만 톤 전기로 가동에 들어간다.

한 업계 관계자는 "리버티스틸이 구상 중인 그림은 시간이 지날 수록 더욱 현실화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포스코가 포항제철소에 250만 톤 전기로를 추가로 도입할 예정인 가운데 철스크랩 수급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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