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포스코 사외이사, 사명감과 소신 가져야
[사설] 포스코 사외이사, 사명감과 소신 가져야
  • 페로타임즈
  • 승인 2020.11.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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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차기 회장을 선임하기 위한 일정이 서서히 시작되고 있다. 현 최정우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 12일로 최소한 내년 1월말까지 이사회에서 3월 주총에 올릴 후보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4대 김만제 회장 이후 유상부, 이구택, 정준양, 권오준 회장 모두가 연임에 성공했기에 이번 최정우 회장도 연임할 것이란 것이 당초 지배적인 분위기였다. 그런데 최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의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이 나오면서 ‘혹시’ 하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노웅래 최고위원은 지난 10월 26일 ‘국민기업 포스코 경영진의 도덕성 회복과 상생경영 촉구’라는 제하의 발언을 통해 포스코 현 경영진의 모럴해저드를 강하게 비판했다.

비상경영체제 선포로 노동자들의 임금은 동결한 반면 경영진은 급여(성과금) 잔치를 벌였다고 지적했다. 또 협력업체 대금 지급 지연, 산재사고 70여건과 8명의 사망을 꼬집었다. 이어 노 의원은 대주주인 국민연금(지분 11.48%)이 스튜어드십코드 행사를 통해서라도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 기업의 경영에, 특히 인사에 관여하는 것은 결코 옳지 않다. 그동안 포스코 회장들이 연임에 성공했음에도 모두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중도 하차했다. 그것이 모두 정권의 입김 탓으로, 오죽하면 ‘포스코 회장 흑역사’ 라는 단어가 만들어질 정도였다.

하지만 이번 정권에서는 처음으로 정치권이 회장 선임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새로운, 바람직한 역사를 이뤄냈다는 것이 중론이다. 실제로 권오준 전임 회장 퇴임에 따라 새로 선임된 최정우 회장의 경우 정치권과 가장 관계가 적다는 것이 선임 이유 중의 하나였다는 이야기가 회자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 갑자기 여당 국회의원, 그것도 최고위원이 포스코의 회장 연임 결정 시즌을 앞두고 현 경영진을 강하게 비판한 것은 새로운 정치권의 인사 개입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다만 노웅래 의원의 비판이 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진정한 스튜어드십코드 등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통해 경영진에 대한 검증과 그를 통한 연임 타당성을 면밀히 검토하도록 하라는 순수한 지적이었기를 바래본다.

포스코, 나아가 대한민국 제조업의 미래를 위해 정치권의 포스코 회장 인사 개입은 결코 반복되어서는 안될 일이다. 같은 맥락에서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발동이 연금사회주의의 부작용, 과도한 경영 개입이어서는 절대 안 되는 일이다.

스튜어드십코드는 최종적으로 주총에서의 의결권 행사로 표현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포스코 회장 연임 여부 및 회장 선임은 우선적으로 사외이사들의 역할이자, 의무가 될 수밖에 없다.

본지가 누누이 지적해왔듯이 현재 철강업계의 대내외 경영환경은 결코 녹록치 않다. 중국 철강사들의 양적·질적 성장 속에 일본, 미국, 유럽 등 선진국들의 합종연횡과 글로벌화, 전기로 등 친환경 설비 전환 등 구조개혁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급진전 중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철강산업의 비전과 어젠다가 존재하지 않음은 물론 역동성 마저 더욱 약화되고 있는 것이 실상이다. 이를 하루빨리 바로잡고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서기 위해서는 업계 리더 포스코의 변화, 미래 비전 제시와 활력 재충전을 통한 도전 정신, 그리고 철강산업 내외부 생태계 강화가 시급한 시기다. 그것을 주도할 이가 포스코 회장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포스코 사외이사들은 이렇게 중차대한 시기에 대한민국의 근간인 철강산업이 재도약할 수 있도록, 조금의 사심도 없이 가장 능력 있고 적합한 인물을 회장 후보로 선정해야 한다. 사명감과 소신을 갖고 진정으로 옥석을 가리는 혜안을 발휘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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