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태만상] 엑스포에 등장한 철구조물
[철태만상] 엑스포에 등장한 철구조물
  • 김종대
  • 승인 2020.08.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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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3 시카고 엑스포 페리스 휠/ 출처=Wikipedia
1893 시카고 엑스포 페리스 휠/ 출처=Wikipedia

철이 건축물에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770년대부터이다. 귀한 금속 철은 인류의 일상생활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그 변화의 중심은 세계만국박람회(엑스포)였다. 첫 번째 엑스포는 1791년 체코의 수도 프라하에서 열린 공작기계전시회이다. 엑스포에서 철은 건축 구조물에 적극 채용된다.

1851년 런던엑스포에서는 수정궁(Crystal Palace)을 선보였다. 이 온실 구조의 대형 유리 건물은 조지 팩스턴의 작품이다. 수정궁은 건축물의 기본 방식이었던 고딕 양식을 한꺼번에 허물어 버리고 건축가와 구조물 엔지니어들에게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발휘 할 수 있는 전환점을 만들어 주었다.

철은 이태리 대리석 같은 고급 석재가 없었던 프랑스 건축가들에게 환희의 선물이었다. 런던엑스포 이후 4년 만에 열린 파리엑스포 전시관은 수정궁보다 더 많은 철과 유리가 사용되었다. 건물 전체를 돌로 감싸고 그 안에 유리와 철을 집어넣었다. 산업관은 돌과 철과 아연만 사용했다. 건축비는 1,100만 프랑에 달했다.

1855년~1900년 사이에 파리는 5번의 만국박람회(Expositions Universelles)를 개최했다. 박람회를 개최 할 때마다 프랑스의 진보된 건축물이 등장했다. 에펠탑은 이 과정에서 탄생한 구조물의 백미이다. 구스타브 에펠(Gustave Eiffel, 1832~1923)이 세운 에펠탑은 15,000개의 분리된 철제를 2,500,000개의 리벳으로 엮어낸 순전한 철탑이다. 연철로 제작된 에펠탑의 철강재는 프랑스 뽕뻬제철소(시멘즈 마르탕)에서 생산된 7,300톤의 평로강(平爐鋼)이다.

철강재는 구조물에 채용하기 가장 손쉬운 건축방법이다. 건축물에 철강재가 감초처럼 사용된 것은 강철을 대량 생산 할 수 있는 베서머 공법 등의 발명이 연이어졌기 때문이며, 급기야는 세상을 초고층 빌딩시대로 만들어 버렸다.

미국 시카고박람회(1893년)는 허허 벌판이었던 시골 마을 시카고를 계획도시로 만드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공장 연기로 인한 스모그로 맑은 하늘을 맞는 날이 드물었고, 숨을 쉴 수 없었던 산업도시 시카고는 강철을 사용하여 마천루를 만들었다.

시카고엑스포는 공원으로 재설계(설계:프레드릭 로 올름스테드)하여 크게 성공했다. 시카고를 본떠 뉴욕시가 만든 공원이 오늘날의 ‘뉴욕 센트럴파크’이다.

런던 엑스포에서 수정궁이 탄생했다면 프랑스 엑스포에서는 에펠탑이 등장했고, 미국 시카고 엑스포는 마천루라는 초고층 시대를 연 단초를 제공했다. 모두 철강재를 엑스포의 중심 소재로 사용한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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