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사와 탄소중립 자동차강재 개발 ESG 등 연계
포항공장서 철스크랩 선별 라인 구축 '수급' 강화
車강판 신흥국 고장력강 판매 비중 확대 '수익↑'
후판 해상풍력 에너지용 공급 조선 외 분야 다변화
현대제철은 30일 컨퍼런스콜을 열고 올해 철강업황이 ‘상저하고’ 양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부진한 철강수요로 인해 올해 제한적인 반등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전방산업에서 건설은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라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정부로 인해 하락폭은 제한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자동차는 소비자 구매력 감소로 신차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봤고, 조선은 수주잔고가 ‘4년치 일감 수준’이라며 외국인 노동자들의 유입으로 인력 문제가 해결돼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제철은 올해 판매처 다변화와 신수요 창출 등으로 판매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수익성 개선에 역점을 뒀다.
특히 자동차 강판 중 부가가치가 높은 외판 및 고장력강의 판매 비중을 지속 확대해 수익성을 높이고, 향후 신흥국을 대상으로 자동차 강판 판매량을 늘린다는 목표다.
후판은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에너지용 후판을 공급하는 등 조선향 외 타 분야에서도 판매처를 다변화할 방침이다.
봉형강 부문은 상반기 저점을 확인한 뒤 하반기 소폭 반등을 전망했다.
또 철골조 아파트 기술연구를 통해 새로운 형강 신수요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레일형강은 정부에서 추진하는 GTX와 호남고속철 등의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따른 적극적인 수주 활동으로 물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철스크랩(고철)에 대한 방향성도 밝혔다.
포항공장서 철스크랩 선별 라인을 구축하고 있으며, 설치완료를 기점으로 다른 공장에도 선별장치를 장착해 판재류 생산에 필수적인 고급스크랩 수급을 강화할 방침이다.
새로 부임한 서강현 CEO에 대해 기대감도 드러냈다.
“현대제철 재경본부장 경험을 통해 철강산업에 해박하다”며 “향후 그룹사와의 탄소중립 계획 및 자동차 관련 철강재 개발, ESG경영 등 다수 부문에서 연계성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질의응답 주요 내용이다.
<Q> 원재료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자동차, 조선향 가격 협상 진행은 어떤지.
<A> 조선사는 철광석과 원료탄 등 원재료 가격과 가공비가 인상됐음에도 저가수입재 문제로 작년 하반기 협상에 어려움이 따랐다. 올해 상반기 협상에서는 원재료, 가격원가 인상분을 반영해 합리적인 가격에서 결정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특히 조선사들이 높은 수주 잔고와 더불어 지난해 문제가 됐던 인력 수급도 외국인 노동자들의 유입으로 해결되면서 좋은 경영환경을 갖추게 돼 판가 인상에 무게가 실린다.
자동차사들과도 마찬가지로 원재료 상승분과 더불어 전기료 상승에 따른 가공비 증가분을 판가에 반영하고자 자동차사들과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Q> 이번에 현대제철 CEO와 CFO가 그룹사에서 새로 오셨는데 어떤 점이 기대되는지,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서강현 대표님은 기획과 재경 분야에서 잔뼈가 굵다. 지난 2019년부터 2020년까지 현대제철 재경본부장으로 근무하신바 있어 철강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깊다. 재무적인 능력과 경력을 바탕으로 우리회사를 잘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본다.
우리회사가 수익성 중심의 안정적인 사업 기반 구축에 무게를 싣고 있는 상황에서 ESG경영이나 탄소중립계획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룹사와 연계성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기업의 주주친화 정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A> 주주권익에 대한 목소리는 알고 있다. 올해 중 3개년 배당정책을 확립하고 시장에 공개할 생각이다. 회사의 미래경쟁력을 위한 투자 및 재무안정성과의 균형을 이루는 선에서 주주환원정책을 개시할 계획이며, 이와 더불어 향후 시장과 소통을 강화하겠다.
<Q> 4분기 수익성 하락이 심하다. 이유가 무언인지 궁금하다.
<A> 4분기는 업황이 가장 안좋았다. 해당 분기 중 두 달은 철강 업황 및 가격이 지난 3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해 수익성이 매우 낮았다.
<Q> 현재 수준의 원료가격이 지속된다면 1분기 수입 원가 기준으로 톤당 얼마정도 가격이 상승할 것인지. 현재 상황에서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보는지.
<A> 인도와 동남아쪽의 수요 증가와 호주 기상문제 등으로 철광석과 원료탄의 가격이 계속 상승했다. 전기료도 오르면서 가공비까지 인상돼 원가 상승에 대한 압박은 여전히 있다. 그러나 이런 상승분이 열연판가의 대폭 인상이 필요한 정도는 아니다. 원재료 가격도 중국의 경기부양 기대로 인한 일시적인 상승으로 예측된다.
특히 철강 가격은 중국의 철강 시장 영향이 크다. 자국의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계속 경기부양책을 내고 있으나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에 대한 실효성 우려가 있다. 그럼에도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있고 중국 철강사의 72%가 적자를 기록한 만큼 조강생산량 감소로 인한 철강 가격 상승도 기대하고 있다.
현재 철광석은 공급량이 수요를 초과하기 때문에 더욱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석탄은 호주의 공급차질 같은 일시적인 요인들이 완화되면 다소 낮아질 것으로 보이나, 수급이 타이트해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Q> 전기로 친환경 자동차 강판 생산 관련 진행 상황이 어떤지. 내년 양산이 시작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판매 가격과 마진은 고로 대비 어떤지. DRI 사용량이 자체 생산설비가 필요할 정도는 아닌지.
<A> 작년에 밝힌 대로 전기로를 리뱀프해서 복합공정 체제로 운영하는 계획을 일정대로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친환경 자동차 강판을 생산할 예정이며, 가격은 시장이 납득가능한 수준의 프리미엄을 아직 파악할 수가 없다.
DRI 사용량은 전체 생산량의 20% 내외로 사전에 계약한 해외 수급선으로 충분히 감당 가능한 수준이다. 생산설비에 대한 논의는 아직까지 없다.
<Q> 전체적으로 작년 대비 영업이익이 절반도 못미친다. 실적 변동폭이 너무 큰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올해 실적 목표치는?
<A> 철강산업 특성상 원재료의 가격이 한 분기 내에서도 크게는 3~40%까지도 변경된다. 실적 변동을 줄이기 위해 변동폭이 적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점으로 수익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모회사인 현대차그룹과의 연계로 자동차강판을 통해 어느정도 기본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기반으로 안정성을 높이겠다.
올해 낙관적인 예측을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전년 대비로는 개선된 성과를 보여드리겠다.
<Q> 탄소중립 관련해 가장 비용이 적고 효과적인 방법이 전기로를 늘리는 것인데, 양질의 철스크랩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궁금하다.
<A> 현대제철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철스크랩을 구매하고 있다. 이를 통한 전반적인 시장 장악력을 기반으로 이미 수급계획을 세웠다. 특히 판재류를 만들 수 있는 고급스크랩에 대해서 중장기 계획이 있다. 선제적으로 포항공장에 철스크랩 선별라인을 구축하고 있으며, 이 설치를 기점으로 각 공장에 비슷한 투자가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