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G동부제철 ‘철근 사업’ 검토…전기로 매각서 활용으로 전향
[단독] KG동부제철 ‘철근 사업’ 검토…전기로 매각서 활용으로 전향
  • 김종혁
  • 승인 2021.07.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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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동부제철 당진공장 내 설치된 전기로
KG동부제철 당진공장 내 설치된 전기로

 

KG동부제철의 당진공장 전기로 매각이 수년째 표류 중인 가운데 최근 철근 사업 진출을 놓고 내부적인 논의가 진행되는 것으로 복수의 관계자를 통해 확인됐다. 전기로 매각에서 재가동으로 전향적인 검토가 공식화될 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전기로 사업은 2008년 야심찬 출발을 알렸지만 수익성 악화 탓에 2014년 말로 설비 가동이 중단됐다.

회사 내외부 관계자에 따르면 KG동부제철은 최근 철근 사업 진출을 위한 제품 시장 구조, 원료인 철스크랩(고철) 등에 대한 현황 파악에 나서고 있다.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철근 사업 진출에 대한 의견이 나오면서 외부 시장 전문가들에게 시장 현황, 진입 가능성 여부 등에 대해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철근 사업 검토는 당초 계획한 전기로 설비 매각이 5년 이상 표류 상태에 있고, 성사 가능성이 희박해진 데 따른 부담에서 비롯된 것으로 업계는 해석한다. 또 전기로 설비를 유지, 보수하기 위해 매월 수억 원의 적잖은 비용도 투입되고 있다.

전기로 매각은 최종 성사 단계에서 번번이 틀어졌다. 2019년 12월 LNS네트웍스가 전기로 매각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자금 사정이 악화되면서 불발에 그쳤고, 앞서 2017년 이란 카베스틸에 매각도 추진했지만 이란 측의 협상 결렬 통보로 무산됐다.

철근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나 방향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

한 관계자는 “통상적인 업무 차원에서 이뤄지는 논의”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열연보다 철근 쪽 의견이 나오고 있고, 부지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전기로 매각은 병행할 방침이다. 다만, 전기로 매각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철근 사업에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KG동부제철의 철근 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는 반면 현재 시장 여건상 철근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는 평가도 있다.

국내에서는 이미 추가적인 설비 투자도 진행되고 있다.

한국특강(구 한국특수형강)은 작년 850억 원을 투자해 철근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공표했다. 대한제강은 작년 일반철근을 생산하는 직진설비인 BSW 설비 투자에 나섰고, 와이케이스틸(YK스틸)은 현재 부산 공장을 폐쇄하고 2023년을 목표로 당진에 신규 공장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KG그룹 인수 이전인 동부제철은 2008년 전기로 사업 진출과 함께 철근 사업을 비중 있게 검토했었다.

철근은 특히 현금 창출력이 높은 데다 국내 수요도 과거 우려와 달리 연간 900~1000만 톤대로 유지되고 있다.

작년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철근 출하량은 942만 톤을 기록했다. 앞서 최대 호황이었던 2017년 1140만 톤을 기록한 뒤 2018년과 2019년 1069만 톤, 986만 톤으로 감소했다. 업황과 정부 정책에 따른 변동성이 있지만 시장 기반이 튼튼하다는 의미다.

또 올해 수입량은 1~5월 기준 31만6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7.2%나 급증했다. 현대제철을 필두로 중국산 중심의 SD400 강종 생산을 기피하면서 공급 부족을 심화하고 있다.

전기로는 특히 탄소중립 목표 실현 차원에서 글로벌 업계가 신규 증설 등 추가 투자에 역점을 두는 데다 고로를 대체할 설비로도 주목 받는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높아진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로 설비 차제가 생산 탄력성이 좋고, 철근은 전통적인 내수 산업으로 어느 정도 수요가 뒷받침된다”면서 “철근 시장 진출로 경쟁과열, 공급과잉 논란도 있을 수 있지만 KG동부제철 자체로는 사업성을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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