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해설] 현대제철 고철 구매조직 축소 vs 고철 이해 부족
[이슈해설] 현대제철 고철 구매조직 축소 vs 고철 이해 부족
  • 김종혁
  • 승인 2021.04.29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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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이 철스크랩(고철) 구매 조직을 축소할 모양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수입 관련 인력을 줄이기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내부 및 시장에서는 이미 기정사실화된 내용으로, 최근 포항공장의 구매 인력도 축소된다는 얘기까지 더해졌다.

수입 조직 축소는 국내 자급도가 완성 단계로 들어섰고, 수입은 중국, 동남아의 거센 확장에 따른 구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게 검토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 국내 고철 수입은 올해 1분기 기준 90만4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5% 급감했다. 앞서 2019년 총 650만 톤에서 2020년 440만 톤으로 32.4%나 쪼그라들었다. 자급률은 2020년 기준 83.4%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는 1~2월은 평균 86.5%, 1월(91.1%) 사상 처음 90%마저 돌파했다.

수입 경쟁은 매우 치열해졌다. 중국이 올해 수입을 재개했고, 앞으로 본격적인 수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동남아는 이미 한국을 제치고 아시아 최대 수입 지역으로 부상했다. 일본 미국 등 수출 국가에서는 수출 무게중심으로 한국에서 동남아로 옮긴 지 오래다.

현대제철은 이같은 환경 변화를 인식하고 올해 특히 수입보다 국내 구매에 무게를 한껏 실었다. 국내 구매 가격이 수입보다 평균 5만 원, 심하게는 10만 원 이상 높다는 사실도 크게 작용했다.

인력 감축은 수입에서 국내까지 영향이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포항지역 고철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구매 인력이 줄어들 것이란 얘기가 최근 나오고 있다.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실은 없지만 포항공장 인력은 서울에서 파견 형식으로 소수가 남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대제철 국내 구매는 구좌업체(고철 납품권을 가진 협력사)와의 연간 계약으로 체계화돼 있다는 사실도 인력 감축을 검토하는 배경이 되는 것으로 업계는 해석한다.

현대제철 내부나 구좌업계 등 시장에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대다수다. 윗선에서의 고철 시장에 대한 이해부족, 조직 규모가 비대하다는 편견 등에서 비롯된 현상이라는 게 주된 지적이다.

고철업계 관계자는 “고철 시장은 사람 중심으로 움직이는 특성 외에도 제강사 구매 인력들은 현장방문 및 점검, 고철 품질과 가격 협의 등 종합적인 상황 판단과 결정을 위한 업무가 많다”면서 “현대제철이 현재까지 대량의 고철을 구매할 수 있었던 이유를 명확히 알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의 경우 구매 인력은 5명 정도로, 현재 구매 경쟁 관계에 있는 대한제강, 한국철강과 비슷한 규모다.

수입 조직 축소에 대한 이견도 적지 않다.

수입업계 관계자는 “수입 인력 축소는 이른 감이 있다. 수입을 통한 수급안정 기능은 여전히 필수조건”이라며 “현대제철이 당장 수입 인력을 줄이고 국내 구매에 더 집중하게 되면 그나마 가격 이점이 있는 국내 시장에서 구매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수입팀 인력을 축소한다는 것은 반대로 국내 고철 구매량을 늘려 최종적으로 원가절감을 하겠다는 것인데 (국내 시장은) 제강사 구매가 몰릴 때마다 냄비처럼 끓어오르는데 과연 현대제철이 구상하는 그림이 나올 지 의문"이라면서 "그 때 가서 수입 시장에까지 대응하지 못하게 되면 수급, 원가절감 모두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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