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미래의 나라' 브라질, 코로나 변이 '통제불능'…경제 상황은?
[특별기고] '미래의 나라' 브라질, 코로나 변이 '통제불능'…경제 상황은?
  • 주원석
  • 승인 2021.03.24 0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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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접종율 5.6% 하루 사망자 2800명까지 심각
2분기 경제회복 지연…소득 손실 27조 원 우려감
재계 500명 22일 정부의 방역대책 촉구 공개서한
주원석 페로타임즈 브라질 지사장
주원석 페로타임즈 브라질 지사장

코로나 팬데믹 위기에 대한 정부의 실정과 만성적인 문제점에 대한 무대책의 결과로 브라질은 더 커진 빈곤 속에 지나가고 있다.

현재 브라질의 백신 접종율은 5.6%로 약 1600만 명이 접종을 한 상태이다. 최근 악화된 감염 상황은 하루 확진자 9만 명, 사망자 2800명까지 이를 정도로 매우 심각한 상황이 약 2개월간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상파울루 등의 주요 도시에서는 향후 10일간 (3.26 – 4.4) 강제적인 휴일 지정을 통해 집합 금지와 거리두기 등 제한 조치와 방역 노력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주요 은행장을 비롯한 기업인과 경제인 500명 이상이 서명운동을 전개하여, 연방정부의 조직적이고 효율적인 방역대책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경제부장관, 대법원과 국회에 3월 22일 발송하였다.

구체적으로 볼소나로 대통령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지적사항이 연방정부의 정책 부재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라는 점은 명확한 내용으로, 백신접종이 지연된다면, 2분기 상당의 경제회복 지연으로 약 27조 원의 소득 손실이 예상된다고도 주장했다.

20세기 내내, 브라질은 인구의 상당수가 빈곤층이라는 고질적인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가장 경제적인 성장이 돋보이는 국가에 포함되었었다. 1930년에서 1980년 사이에 그 어떤 나라도 (미국, 일본, 노르웨이, 핀란드, 한국, 대만도) 브라질의 연평균 경제성장율 6%를 넘지 못했다. 바로 그 시기에 “미래의 나라” 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소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일컫는 1980년대가 긍정적인 성장 전망에 찬물을 끼얹었지만, 성장을 위한 장애물의 하나 정도로만 여겨졌었다. 영국의 골드만삭스 은행의 경제학자 짐 오닐이 BRIC 이라는 용어를 2001년에 처음 사용하면서, 신흥 경제대국으로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을 지명하고 20050년까지 세계경제를 주도할 세력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브라질은 특히 많은 관심을 받았었다. BRIC 4개국 가운데 가장 민주적이고 건실한 기관들을 보유한 국가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 잠재력은 성과를 나타내지 못했다. BRIC 이라는 용어의 창시자인 오닐도 이를 인정했다. “브라질과 러시아는 지난 20년간 매우 실망스러운 결과를 보여주었다”고 했다.

이런 사실은 최근 발표된 세계 주요 경제대국의 랭킹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2011년에 브라질이 영국의 국내총생산 수준을 능가했다는 소식은 전 세계를 흥분하게 만들었다. 더 나아가, 2022년에는 당시 랭킹 5위였던 프랑스마저 능가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었다. 그러나 그건 환상에 불과했다. 랭킹이 발표된 이후부터 브라질은 러시아보다도 더 빠르게 순위가 하락하고 탑텐에서 멀어졌다. 2021년에는 호주에 이어 13위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랭킹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헤알화 (R$)의 평가절하가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도 당연한 사실이다. 2015년에서 2020년 사이에 경기 부양을 위해 채택한 급격한 금리인하정책이 한편으로는 환율의 평가절하에 영향을 주게 된다는 점을 경제학자들은 지적하기도 한다.

저금리가 지속되면, 해외투자자들은 더 안전한 선진국으로 자금을 이전하게 되고 환율에 영향을 주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라질의 환율이 이렇게 급등락을 하는 불안정한 상황을 뚜렷하게 설명하지는 못한다. 지난 1년간 하루에 1.5% 변동을 하는 날이 상당히 많이 발생했고, 1년간 28% 평가절하된 상태이다. 주요 24개국의 화폐 중 아르헨티나의 페소 다음으로 심하게 평가절하되었다.

2020년 3월에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이후, 가장 심한 환율 하락은 법무부장관 세르지오 모로의 사임 발표 다음 날, 그리고 최근에는 국영석유공사 PETROBRAS의 까스텔로 브랑코 사장의 갑작스런 해임 다음 날에 나타났다. 정치적 불안정과 정부의 공기업에 대한 간섭이 국가의 재정에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환율이 오르면 원자재 수입에도 부담을 주지만, 물가인상에 영향을 주고 유가 인상을 유도하여 생산비용과 물류비용을 상승하게 한다. 브라질의 대표적인 물가 지표인 IGP-M (일반물가지수-시장)는 지난 12개월간 29%나 상승하였다.

브라질이 랭킹에서 하락한 이류로 환율만을 지적하는 것은 근시적인 평가일 것이다. 지난 10년은 브라질의 경제역사상 가장 부정적인 시기로 기억된다. 2010년대의 국제금융위기에도 다른 국가들에 비해 덜 힘들게 시작했지만, 곧 이어 역사적인 실패를 거듭하다가 딜마 후세프 정부와 볼소나로 정부에서 특히 악화되었다.

그 결과로 2014년에서 2016년 사이에 연속적인 마이너스 성장과 그 이후에도 아주 미약하고 불안한 성장을 하다가, 2020년의 코로나 팬데믹으로 최악의 사태를 맞게 되었고, 2021년에도 볼소나로 대통령의 부정적인 보건정책 때문에 불안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수치 상으로 보면, 2011-2020년에 5.5% 마이너스 성장은 연평균 0.6% 마이너스로 “잃어버린 80년대” 와 같은 침체기를 의미한다.

현대 사회에서는 경제의 생산성이 향상되어야만 그 나라는 부를 축적할 수 있다고 한다. 동일한 자원으로 더 많은 결과를 생산해야 하는데, 브라질은 1980년대 이후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생산성이 뒤처지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미국의 컬럼비아 대학의 저명한 브라질 경제학자 조세 셰잉크만은 다음과 같은 원인들을 열거한다.

낮은 투자, 노동력에 대한 교육훈련 부족, 복잡한 세금제도, 폐쇄적이고 해외 국가와 연계가 부족한 경제시스템, 법률구조의 불안정, 투자를 잘 하지 못하는 유연하지 못한 정부. 거기에다가 환경과 아마존의 관리에 관한 국가 이미지의 악화도 있었으며, 마지막으로 코로나 방역 및 백신과 관련하여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실패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점들은 브라질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에게 큰 영향을 준다. 최근에는 자동차산업과 소매업이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

자동차산업의 경우, 브라질은 전기차 및 자율운행차 등 미래형 자동차의 생산기지 후보에서 제외된 상황인데, 아마도 10년 정도는 영향을 줄 것으로 평가된다. 금년에 브라질에서의 사업을 접기로 결정한 포드자동차는 7500명의 직접고용 노동력과 30여개의 부품 협력업체가 사라지게 된다.

2016년 이후 브라질에서의 사업을 철수한 다국적 기업은 30여개에 이르며, 메르세데즈-벤즈, 소니, 나이키, 월마트, 로쉬, 포레버21 등이 포함된다. 해외자본의 이탈 경향이 확정적이지는 않지만, 긴급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는 중요한 신호이다.

'미래의 나라' 그리고 BRIC 시대와 같은 밝은 미래를 약속하는 시나리오가 돌아오는 것은 환상이겠지만, 브라질은 좋지 않았던 과거의 기억들을 극복할 능력을 갖고 있다. 규제를 완화하여 투자를 유치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정부의 경제팀이 추구하고 있는 개혁 조치들을 성실하게 이행하면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2021년의 경제성장률을 3.22%, 2022년은 2.39%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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