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유통 저마진구조 탈피…인력 물류비 유통단계 줄여야
물류와 연결시스템 기슬 뒷받침 결제 안정성까지 갖춰야
# 3월11일. 쿠팡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에 성공하면서 전세계 이목을 끌었다. 시가총액은 100조 원에 육박하면서 삼성전자에 이어 단번에 한국 2위 기업으로 부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현지 언론들은 쿠팡을 ‘한국의 아마존’으로 비유했다. 지리적, 인구밀도 등에서 아마존보다 낫다는 평가도 잇달았다. 쿠팡은 ‘로켓배송’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며, 전자상거래(e커머스) 비즈니스 영역에서 최대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배송, 물류 측면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철강 분야에서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스틸트레이드와 스틸맨네트웍스의 스틸맨은 올해 철강 전자상거래의 안착과 확대를 위한 행보를 본격화 하고 있다.
철강 오픈마켓의 3가지 조건
① 단순 재고 판매는 한계 '수주조합' 기능 필수 : 전자상거래란 사이버 상에서의 판매자와 구매자 간의 거래행위를 말한다. 통상 판매자가 물건을 게시하고 구매자는 원하는 물건을 찾아 구매하고 결제하면 거래는 종결된다.
철강 제품은 이와 다른 속성이 있다. 구매자의 주문 행위가 선행된다. 판매자(생산자 포함)가 대응하는 일반 거래와 달른 철강만의 특성이다.
철강 전자상거래는 단순 재고 판매 기능 외에 구매자의 주문 행위를 시스템에 장착해야 한다. 수량, 강종과 사이즈 외에 납기(lead time)를 고려해야 한다. 단순히 재고품을 구매하는 행위는 수요자의 욕구를 충족하기 어렵다.
공급과 수요 간의 시간 및 수량 차이를 해소해주는 기능 즉, 수주조합 기능을 탑재해야 한다. 철강 전자상거래는 이 떄부터 온전한 의미를 갖게 된다.
단순한 재고 판매 기능으로는 한계가 있다.
철강은 기본적인 성격이 주문 생산 체제다. 제철소는 100% 주문에 의존해서 생산할 수 없다. 생산성과 원가를 고려하여 100%에 가깝게 롤 계획을 세워 생산해야 한다. 주문 외의 계획 생산은 불가피하다.
시장에서 원하는 수량과 스펙(SPEC)과 미스매치(mis-match) 되는 재고가 발생한다. 수주량 측면에서 볼 때 전로 제강과 전기로 제강은 한 번(one charge)에 50톤에서 80톤, 100톤, 150톤, 340톤을 제강로에서 쇳물을 용해한다. 냉연과 열연제품은 최소 주문 단위가 15-20톤이다. 그 이하의 물량은 생산에 주문 투입하기가 어렵다.
이 문제를 극복하는 방안은 다수의 수요가로부터 나오는 소량 주문을 조합해 한 로트(lot)로 편성하여 수주 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하다. 스틸맨이 보유한 비즈니스모델 특허는 바로 이 지점에서 의미가 있다. 소량 주문을 묶어 생산 가능한 로트를 편성할 수가 있는 것이다.
② 인력 물류비 부담해소, 유통단계 축소 : 2000년대 들어 철강 유통에 있어 특기할 만한 변화는 거래 마진의 축소와 비용 증가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유통 마진은 kg당 50원에서 30원, 다시 10-20원, 심지어는 '노 마진'으로 거래하는 경우도 빈번해졌다.
자금의 회전을 위한 감가 판매도 불가피할 때가 적지 않다.
대형 실수요와의 직거래를 제외한 일반 유통 구조는 대리점, 판매점 등 1차 유통에서 2-3차 유통 단계를 거쳐 최종 수요가에게 철가재가 도달한다.
정보화 사회 진전과 IT 기술 발전으로 시장 가격이나 흐름이 공개되면서 과거의 음성적인 마진을 취하기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또 공급과잉으로 판매 경쟁이 과열되면서 마진 폭은 지속적으로 축소돼왔다.
비용 측면에서는 인건비, 재고 비용 및 금융 비용, 물류비, 보관비 등의 상승으로 현재의 저마진 구조로는 업을 영위하기가 어렵다.
전자상거래 도입은 이러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여 준다. 인력과 물류비용이 줄고 유통단계가 간소화된다. 30%에 달하는 물량이 전자상거래로 이루어지고 있는 중국의 경우, 유통구조 난립과 유통 마진 축소를 극복하는 대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철강 전자상거래가 태동하고 성행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③ 물류와 연계 기능과 기술, 경제 안정성 : 수요가가 원하는 사이즈와 납기 준수를 위해서는 가공 센타 및 물류와의 연계를 고려해야 한다. 거래-가공-물류-시황정보의 유기적인 결합이 필요하다. 독자적으로 4박자를 만족시킬 수 없다면 관련 업체와의 제휴가 필요하다.
전자상거래의 성공 요건 중의 하나는 기능과 기술적인 백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이다.
그간 PC나 휴대폰 기술 발전은 여러 산업에서 전자상거래를 촉발시켰다. 1990년대 초반부터 초기 단계의 철강 전자상거래 모델이 등장했지만 번번이 실패로 끝났다. 컴퓨터의 정보처리량이나 속도가 미진한 탓이 있었다. 고기능 PC나 휴대폰 개발은 불과 수년 전의 일이다.
결제(payment)의 안정성 문제 또한 중요한 요소다. 그간 국내 철강유통에 있어 병폐현상이었던 외상, 어음 거래에서 탈피하여 거래수단을 현금화하면 건전한 유통질서가 확립된다. 철강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려면 안심 결제 기능을 충복시켜야 한다.
스틸맨의 공급자와 구매자 회원 수는 약 1000개사다. 플랫폼을 통한 거래량도 꾸준히 늘고 있으며, 참여 회원사들의 인식도 긍정적이다. 중국의 선례를 참작하여 단순 산술적으로 계산할 때, 연간 100만톤을 거래하려면 활동 회원 기준 공급자 200개사에 구매자 5000개 정도를 확충해야 한다.
시장의 반응도와 거래량 등을 감안할 때 온라인 거래 활성화의 임계점이 멀지 않다는 것이 스틸맨 측 설명이다. 스틸맨은 상생 협력 차원에서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스틸트레이드와 협업 하에 물건을 상호 교차 등록하는 등 올해를 전자상거래 시장 활성화를 위한 원년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