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로칼럼] 오치훈 사장과 가덕도 스캔들
[페로칼럼] 오치훈 사장과 가덕도 스캔들
  • 김종혁
  • 승인 2021.03.08 0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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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혁 페로타임즈 국장
김종혁 페로타임즈 국장

오치훈 와이케이스틸 사장(대한제강 최대주주)은 지난주 신문지면과 인터넷, 방송 곳곳에 오르내렸다. 작년 와이케이스틸 인수보다 관심을 더 받은 것 같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가덕도 투기 문제가 이슈화되면서 그의 조카인 오사장에게 불씨가 번졌다.

오사장이 2005년에 사들였던 가덕도 부지를 급매로 내놓은 사실이 보도되면서 논란을 키웠다. 가덕도 투기 이슈를 의식한 조치라는 게 일반적인 시선이었다.

윤한홍 의원실은 앞서 오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대한제강과 자회사인 대한네트웍스도 가덕도로 진입하는 길목인 강서구 송정동 일대에 각각 7만289㎡와 6596㎡의 공장 부지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제강의 절대 지분을 가진 오사장 오너일가의 소유나 다름이 없다.

대한제강은 부산을 텃밭으로 자란 향토기업으로, 오거돈 전 시장의 지원을 받아왔다는 세간의 지적이 있어왔다. 그런 점에서 이번 가덕도 논란은 경영인으로서 결코 편치 않은 사실이다.

오사장은 부동산과 관련된 인연이 여럿이다.

일례로 부산 해운대의 센텀사이언스파크는 좋은 투자 대상이었다.

오사장은 이곳의 지분 24.8%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2010년말 센텀 자본금인 18억 원을 기준으로 환산한 지분가치는 4억4000만 원이었다.

대한제강은 2011년 4윌 센텀 지분 100%를 75억 원에 사들였다. 지분가치 상승률로 보면 오사장은 당초 매입가치보다 7배 이상인 18억6000만 원에 되판 격이 됐다.

오너일가 소유인 대한제강에게도 유익했다. 대한제강은 올해 센텀사이언스파크 빌딩 일체를 약 835억 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 대상은 메테우스제1호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유한회사다.

2011년 75억 원에 매입한 지분가치는 10년 만에 11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작년 와이케이스틸 인수는 철강 외에 오히려 부동산 투자가치에 대한 관심으로 옮겨갔다. 대한제강은 와이케이스틸(자산 2506억 원, 2020년 9월말 기준)지분 51%를 468억3636만에 샀다.

와이케이스틸  주변은 주거 단지로 둘러쌓여 민원이 끊이지 않았고, 한참 전부터 이주에 대한 부담이 쌓였다. 대한제강은 부지개발에 따른 혜택을 받을 것이라는 게 공공연한 얘기였다.

대한제강은 와이케이스틸 인수에 앞서 당진 부지도 매입했다. 당진 석문단지 6필지를 391억 원에 샀다. 오사장은 와이케이스틸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 충남도와 투자협약을 맺고, 현재 이곳에 와이케이스틸을 이전하기 위한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철강 사업을 근간으로 부지확보와 부동산 투자는 사업확장과 자산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내고 있다.

오사장의 거침없고 공격적인 행보는 철근 부동산 뿐이 아니었다. 벤처캐피탈 회사인 대한투자파트너스와 광케이블 업체인 유나이브, 고철 원료 확보 목적으로 설립한 싱가폴 지사 및 미국법인 등 대한제강과 수많은 연결고리를 만들고 매각하기를 반복했다.

동종업계에는 대한제강에 대한 부러움, 일부의 시샘과 함께 우려와 경계감 등 복잡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올해는 특히 대한제강의 한국철강협회 탈퇴가 부정적 이미지로 연결되고 있다. 공정위의 고철 담합 과징금 부과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 업계와 선을 긋는 오사장의 조치였다는 게 대한제강 내외부의 주된 평가다. 배척감으로 비춰질 수 있는 이같은 대외 행보는 대한제강의 확장 국면에서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

이제라도 대한제강과 오너일가를 둘러싼 대내외 분위기를 살필 필요가 있다.

특히 내부 임직원들의 결속은 외풍을 막는 가장 큰 힘이 된다. 단 몇 명의 핵심 임원과 간부를 측근에 엮어 놓아서 될 문제가 아니다.

대한제강의 직원 근속연수는 고작 10년을 조금 넘는다. 근속은 보통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만족, 비전, 애정, 충성도 등이 복합적으로 만들어진 결과다. 동종사인 한국철강, 환영철강공업은 물론 비슷한 규모의 다른 기업과 비교해도 현저히 낮다.

가족경영으로 시작한 대한제강은 친인척, 자녀들에 걸쳐 오너일가 18명이 46.35%의 지분을 들고 있다.

오너 기업에 대한 우리나라 정서상 오너십을 견고히 유지하는데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과연 대한제강의 성장과 그간 오사장의 투자에 대한 열의와 행보에 박수와 응원을 보내는 이는 얼마나 될까.

동국제강그룹이 창업자로부터 "회사 대표는 장씨가 아니어도 좋다"고 강조한 데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대한제강은 이제 특정 지역에 국한된 향토기업이 아닌 규모로는 대한민국 대표 철강사가 됐다. 오사장의 투자와 확장,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 핵심은 경영자의 투명성과 공정성, 회사 임직원을 하나로 합할 수 있는 기업인으로서의 덕과 그들의 존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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