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한국 고철 자급률 역대 최고치…자급화 ‘카운트다운’
제강사 수입 줄이고 국내 확대 기조 작년 고철 자급률 83.4% 사상 최대 근거리 日産 수입 급감 국내서 충당 미국 원거리 고철 한국서 존재 미미 日 美 한국서 동남아 수출노선 변경
우리나라 철스크랩(고철) 자급률이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2020년 자급률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입은 대폭 줄어들면서 30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국내 구매량도 감소했지만, 이는 전기로 제강사들이 수요감소에 따라 감산을 실시한 영향이 크다.
업계에서는 고철 자급률은 예상보다 빠르게 진전될 것으로 예상해왔다. 철강 축적량 증가에 따라 공급량은 늘어난 반면 철근 등 국내 봉형강 수요가 하락국면에 들어섰다는 게 근거다.
특히 일본의 경우 자급률이 80% 이상을 넘어서면서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수출이 급격히 증가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일본에서 수출이 시작될 단계라는 평가가 많다. 고철업계는 그간 제강사 수요에 의존해왔다. 자급화 단계에서는 수출 시스템 구축과 함께 가공산업 발전 등에 보다 힘을 기울여야 또 다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조언이다.
고철 자급률 83.4% 사상 최대치 기록
우리나로 고철 자급률은 2020년 83.4%를 기록했다. 2012년 69.1%에서 2013년 72.3%로 70%대로 올라섰다. 2015년은 80.3%로, 사상 처음 80%대까지 상승했다. 이후 70% 후반대에서 등락을 반복한 이후 작년 최대치에 오른 것이다.
2020년 기준 국내 구매량은 약 1615만 톤으로 추정된다. 2019년 1645만 톤에서 약 2%가량 감소했다. 자가발생량은 580만여 톤으로 추정된다. 전년 대비 8% 이상 줄어든 수치다. 코로나19로 인해 수요가 감소하면서 감산과 설비 가동 중단이 실시된 영향이다.
국내 구매량과 자가발생량은 합한 총공급은 약 2200만 톤으로 추정된다. 전년 대비 약 4%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수입은 폭감 수준이었다.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작년 수입량은 440만 톤으로 전년 대비 32.3%나 감소했다. 1992년(314만 톤) 이후 가장 적은 양이다. 1993년 수입량은 491만 톤으로 급증했고, 이후 1997년(654만 톤), 2002년(722만 톤), 2010년(809만 톤), 2012년(1013만 톤)은 사상 처음으로 1000만 톤을 돌파했다.
제강사들은 국내 구매에 집중하는 경향이 두드러졌고, 수입 의존도는 앞으로도 낮아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근거리 일본산 수입 급감 내수에서 충당
현대제철을 필두로 한 전기로 제강사들의 수입은 작년을 기점으로 급격한 감소로 전환됐다.
규모가 가장 큰 일본산은 2020년 총 295만 톤이 수입됐다. 전년 대비 26.6%(107만 톤) 감소했다. 유럽산은 65만 톤으로 19.9%(16만 톤), 러시아산은 63만 톤으로 12.2%(9만 톤) 각각 줄었다. 미국산은 50만 톤에 그쳐 무려 54.7%(61만 톤)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제강사들은 그간 근거리 일본, 원거리 미국을 양대 수입선으로 삼았다. 국내에서 부족한 고철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 같은 수입은 원거리부터 감소하기 시작했고, 작년부터 근거리인 일본마저 감소로 전환됐다는 게 특징이다. 한국의 자급률은 높아지고, 제강사들은 수입보다 국내 조달이 더 유리해진 셈이다.
일본산 수입은 1991년 20만 톤으로 출발, 1996년 103만 톤으로, 사상 처음 100만 톤을 돌파했다. 5년도 채 안 된 1998년은 290만 톤으로 폭증했다. 이후 2003년 189만 톤까지 줄었지만, 2006년 343만 톤, 2012년에는 488만 톤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7년~2019년까지 400만 톤 초반대를 유지한 이후 작년에는 10년 전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미국산 수입은 2008년 287만 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2015년 97만 톤까지 감소했고, 2019년 111만 톤에서 작년 50만 톤에 그쳤다.
미국산은 제강사들이 일본산 가격 급등 혹은 수급 차질을 대비하기 위한 안정장치로 활용돼 왔다. 하지만 국내 자급률이 향상되면서 일본 및 미국산은 국내서 존재가 갈수록 약해졌다.
일본 미국 ‘한국서 동남아로’ 노선 전환
역으로 일본과 미국 역시 수출 노선을 한국에서 다른 국가로 돌리기 시작했다.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는 일본산 고철을 강하게 흡입했다. 일본 공급사들은 한국보다 동남아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졌다. 수요는 급증하고, 가격도 한국보다 높게 형성된 배경이 주된 원인이었다.
베트남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고철 수입량은 총 627만 톤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을 제치고 아시아 최대 규모의 고철 수입국에 등극했다.
국가별로 일본산 수입은 340만 톤으로 전체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전년 대비 54.7%나 증가했다. 총 수입량은 한국(440만 톤)에 비해 187만 톤 많았다. 이 중 일본산은 한국(295만 톤)보다 45만 톤을 웃돈다.
베트남에서는 최근 몇 년간 증설이 활발하다. 2016년 포모사그룹 하띤스틸(FHS)이 고로를 건설한 이후 호아팟은 작년부터 올해 1월까지 총 3기를 고로를 잇달아 완공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세계철강협회(WSA) 자료에 따르면 조강생산량은 작년 1~11월 기준 2661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3.6%나 늘어났다. 증가율을 사실상 전 세계 최고치를 기록했고, 중국과 함께 아시아 생산을 주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