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토픽] 동국씨엠, 美 유럽 맞춤형 컬러강판 확대…디지털 프린팅 첨병

‘메탈 트렌드 2027-28’서 건축·가전용 신제품 공개 디지털 프린팅 제품 2027년 1만3000톤 판매 계획 가격 경쟁 대신 고부가 강화…기존 생산 라인 활용

2026-10-19     김도형

동국씨엠이 디지털 프린팅 컬러강판을 앞세워 해외 맞춤형 시장 공략을 확대한다. 디지털 프린팅을 활용한 소량 다품종 생산으로 고객 맞춤형 수요에 대응하는 한편 중국산 제품과의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미국과 유럽을 겨냥한 수출 확대에 무게를 둘 전망이다. 

동국씨엠은 15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메탈 트렌드 2027-28’ 행사를 열고 건축용 컬러강판 브랜드 럭스틸(Luxteel)과 가전용 브랜드 앱스틸(Appsteel)의 디자인 방향 및 신제품을 선보였다. 2019년 첫 행사를 개최한 이후 다섯 번째로, 2~3년 주기로 컬러강판의 디자인 흐름과 시장 변화를 제시하는 자리다.

이번 행사의 핵심 키워드는 ‘상호작용(Interaction)’이다. AI 기술이 디자인 작업의 속도와 선택지를 크게 넓히는 가운데, 자연에서 얻은 영감과 사람의 감각, 소재를 실제 제품으로 구현하는 제조 노하우가 차별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건축용 럭스틸은 ‘다이버시티(Diversity)’를 주제로 목재를 표현한 ‘팀버(Timber)’와 암석·지층의 질감을 담은 ‘스트라타(Strata)’를 제시했다. 가전용 앱스틸은 ‘컴 투게더(COME TOGETHER)’를 중심으로 금속의 색채와 표면 특성을 강조한 ‘크로마(Chroma)’, 차분한 질감과 시간의 가치를 표현한 ‘앰비언스(Ambience)’를 선보였다.

행사장에는 목재의 결이나 석재의 입자감, 금속 표면의 광택과 헤어라인 등을 구현한 신제품 패널이 전시됐다. 컬러와 패턴을 인쇄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소재가 가진 표면 특성과 촉감을 강판에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디지털 프린팅을 활용하면 한 코일에 여러 패턴을 적용할 수 있어 고객이 다양한 디자인을 소량으로 시험하고 시장 반응에 따라 제품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도 소개됐다.

권영환 동국씨엠 글로벌영업담당 이사는 행사에서 “AI를 활용하면 1~2분 안에 수많은 고화질 디자인을 만들 수 있다”며 “그 위에 인간의 감성과 자연의 숨결, 제조 노하우와 장인정신을 결합해야 범용재(Commodity)가 아닌 스페셜티(Specialty)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연의 질감과 금속의 물성에 집중

럭스틸의 팀버 테마는 목재 특유의 결, 색감, 표면의 불규칙성을 강판에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자연 그대로의 거친 느낌을 살린 ‘로우드(Rawood)’, 목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할로우드(Hallowood)’, 탄화되거나 그을린 표면을 표현한 ‘차드우드(Charred Wood)’ 등이 대표적이다. 정돈된 나뭇결을 강조한 ‘리파인드 우드(Refined Wood)’와 빈티지한 목재 보드의 분위기를 담은 ‘우드보드(Woodboard)’도 함께 소개했다.

석재와 지층을 주제로 한 스트라타는 자연에서 형성된 표면의 깊이와 불규칙한 질감을 표현한다. 자연 석재와 대리석의 특징을 담은 ‘어스그레인(Earth Grain)’, 석회암 계열의 질감을 표현한 ‘트래버틴(Travertine)’, 회벽의 입체감을 구현한 ‘플라스터(Plaster)’ 등이 포함됐다. 미세한 입자와 절제된 색감을 강조한 ‘파인스톤(Fine Stone)’과 금속의 부식·산화 표면을 재현한 ‘파티나(Patina)’도 선보였다.

동국씨엠이

동국씨엠 디자인 담당자는 목재 패턴이 건축용 컬러강판 디자인에서 꾸준히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24~2025년 개발한 럭스틸 패턴 가운데 목재 계열이 약 41%를 차지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자연스럽고 잔잔한 패턴이, 북미 시장에서는 빈티지하고 거친 목재 표현이 상대적으로 선호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가전용 앱스틸은 금속의 특성을 색상과 패턴, 표면 질감으로 확장하는 크로마와 차분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구현한 앰비언스로 나뉜다.

크로마 테마에서는 짧은 헤어라인 위에 긴 헤어라인 패턴을 인쇄해 밀도감을 높인 ‘미디어드(Mediad)’, 표면의 선형 질감을 강조한 ‘프리즘(Prism)’, 샌드블라스트와 같은 부드러운 표면을 구현한 ‘페블(Pebble)’ 등이 공개됐다. 헤어라인에 우드용 잉크를 적용한 ‘리니어(Linear)’와 선명한 색채를 앞세운 ‘제스트(Zest)’도 포함됐다.

앰비언스는 오래 사용해도 부담스럽지 않은 질감과 소재의 시간성을 강조한다. 정돈된 나뭇결을 표현한 ‘버티컬 그레인(Vertical Grain)’, 산화된 금속 표면을 연상시키는 ‘스모키 메탈(Smoky Metal)’, 극무광 표면을 구현한 ‘멜로우(Mellow)’ 등이 대표적이다. 기하학적 입체 패턴의 ‘위브(Weave)’, 패브릭 질감의 ‘포에틱(Poetic)’, 절제된 패턴으로 공간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타임리스(Timeless)’도 제시했다.

이번에 공개한 신제품은 동국씨엠의 핵심 생산거점인 부산공장에서 생산된다. 동국씨엠은 기존 생산 라인을 유지하면서 디자인과 기능성을 강화한 고부가 컬러강판 중심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있다. 디지털 프린팅을 활용한 맞춤형 제품을 통해 국내외 고객 수요에도 대응할 계획이다.

디자인 담당자는 디자인 관점에서는 앰비언스가 차분하고 자연스러운 흐름을 반영하지만, 실제 판매에서는 금속의 색상과 표면 표현을 강조한 크로마 계열이 더 높은 반응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음은 권영환 동국씨엠 글로벌영업담당 이사와의 질의응답 전문이다.

Q. AI가 디자인 작업에 활용되는 시대에 별도로 디자인 트렌드를 제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AI는 짧은 시간에 수많은 디자인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나 디자인을 실제 제품으로 구현하는 과정에서는 소재의 특성과 제조 기술이 중요하다. 인간의 감성과 자연의 질감, 제조 현장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결합해야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 수 있다.

동국씨엠은 이러한 방향을 ‘상호작용’이라는 키워드로 제시했다. AI 기술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활용하되, 기술만으로는 대체하기 어려운 소재의 물성과 감성적 가치를 제품에 담겠다는 취지다.

Q. 건축용 컬러강판에서는 목재와 석재 패턴을 강조했다. 시장 수요는 어떤가.

목재 패턴은 꾸준히 수요가 있는 분야다. 특히 북미 고객은 실제 목재를 보내주고 이를 강판에 구현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동국씨엠은 목재의 이미지를 디지털 데이터로 전환한 뒤 고객과 밝기와 패턴 등을 조율해 맞춤형 제품을 개발한다.

시장별 선호에도 차이가 있다. 국내에서는 자연스럽고 차분한 패턴이 선호되는 반면 북미에서는 빈티지하거나 거친 목재 표현이 관심을 받는다. 같은 목재 패턴이라도 고객이 원하는 색감과 표면을 반영해 제품을 차별화할 수 있다.

Q. 디지털 프린팅은 기존 컬러강판 생산 방식과 비교해 어떤 장점이 있나.

한 코일 안에 여러 패턴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일반적으로 고객이 새로운 디자인을 도입하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주문 물량이 필요해 초기 부담이 생길 수 있다. 디지털 프린팅을 활용하면 한 코일을 여러 구간으로 나눠 서로 다른 패턴을 적용할 수 있어 다양한 디자인을 비교적 적은 물량으로 시험할 수 있다.

고객은 시장 반응을 확인한 뒤 잘 팔리는 패턴을 중심으로 주문을 확대할 수 있다. 새로운 디자인을 도입할 때 발생하는 재고 부담을 줄이고, 고객별·시장별로 다른 요구에도 대응할 수 있는 방식이다.

다만 고객이 원하는 수량과 실제 생산 가능한 최소 물량은 구분해야 한다. 유럽에서는 1톤 수준의 소량 요청도 있지만, 실제 코일 단위 생산에는 대략 5톤 정도가 필요하다.

Q. 디지털 프린팅 제품의 해외 판매 상황과 내년 계획은.

미국 시장에서 목재 패턴을 중심으로 반응이 나타나고 있으며 유럽에서도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디지털 프린팅 제품의 내년 판매 계획은 국내외를 합쳐 약 1만3000톤이다. 수출이 내수보다 많은 구조다.

디지털 프린팅은 고객이 제공하는 이미지를 활용해 패턴을 맞춤형으로 구현할 수 있어 차별화에 유리하다. 비슷한 방식으로 고객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경쟁사가 많지 않다는 점도 사업 기회로 보고 있다.

Q. 신제품은 언제부터 주문하거나 공급받을 수 있나.

이번에 공개한 제품은 고객 주문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실제 주문이 들어오면 원소재 확보 등 생산 준비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주문 시점과 제품별 조건에 따라 공급 일정이 달라질 수 있다. 구체적인 양산·납품 시점을 일괄적으로 확정하기는 어렵지만, 대략적인 시점은 약 2개월 정도로 보고 있다.

Q. 가전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경쟁력이 커지는 가운데 앱스틸의 차별화 전략은.

중국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에 더해 AI 기술과 로봇, 대규모 생산, 데이터 기반 서비스 등을 앞세워 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AI 가전과 모듈러 주거 등 새로운 사업 방향을 모색하는 상황이다. 가전 시장에서 중국 제품과 가격으로만 경쟁하는 것은 쉽지 않다.

컬러강판도 마찬가지다. 범용 제품의 가격 경쟁에 집중하기보다는 고객이 한국산 제품을 선택할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표면 질감과 색상 등 의장성을 높이는 동시에 열 반사, 자기세정, 초고내후성과 같은 기능성 제품을 확대해 차별화할 계획이다.

Q. 건축용과 가전용 컬러강판의 고부가 제품 확대는 생산 체계에도 변화를 주나.

기존 생산 라인을 줄이거나 단축 가동하기보다는 현재 생산 체계를 유지하면서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제품 구성을 바꾸는 방향이다. 범용 제품과 차별화된 제품을 함께 생산하되 기능성과 디자인 경쟁력을 갖춘 제품의 비중을 높이려고 한다.

컬러강판은 제품의 두께와 폭, 사양에 따라 생산 가능한 물량이 달라진다. 따라서 단순히 설비의 명목 생산능력만으로 실제 생산 규모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제품 구성을 고도화하면서 고객이 요구하는 사양과 생산 효율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Q. 동국씨엠과 아주스틸 사이에 디자인이나 제품 개발 측면의 협력이 있나.

디자인과 관련해 서로 교류하는 부분은 있지만, 직접적인 공동 개발이나 공동 영업을 진행하는 구조는 아니다. 별도 회사로 운영되는 만큼 각 사의 강점을 인식하면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직 협업을 통한 직접적인 사업 시너지보다는 서로의 역량을 이해하는 수준의 교류로 볼 수 있다.

당사는 디지털 프린팅의 소량 다품종 대응력을 활용해 해외 고객의 맞춤형 수요를 확보하고, 기능성과 의장성을 갖춘 고부가 컬러강판으로 제품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