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기우멱우(騎牛覓牛), 이미 내 안에 답이 있다

2026-10-08     김진혁
김진혁

“두려움은 희망 없이 있을 수 없고, 희망은 두려움 없이 있을 수 없다”- 스피노자

“소 등에 앉아 소를 찾는다”는 뜻의 기우멱우는 우리 삶을 깊이 성찰하게 하는 비유다. 이미 자신이 가진 것을 모르고 밖에서만 답을 찾는 어리석음을 꼬집는다.

사람은 누구나 실패와 실수를 경험한다. 때로는 오늘의 문제로 평가받는 것이 오히려 기회가 되기도 한다. 또한 과거의 모습이 미래를 결정하지도 않는다. 한 번의 실패가 인생 전체를 규정하는 낙인이 될 수 없으며, 오히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경험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과 내 안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태도다.

우리는 흔히 행복과 성공을 멀리서 찾으려 하지만, 사실 그 답은 이미 내 안에 있다. 작은 장점 하나를 발견하고 꾸준히 키워나간다면 그것이 훗날 큰 재능과 성취로 이어진다. 타고난 능력이 부족하더라도 노력과 경험을 통해 새로운 재능을 발견할 수 있으며, 그것이 인생을 바꾸는 힘이 된다.

또한 사람을 판단할 때 현재의 모습이나 겉으로 드러난 조건만 보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인생은 끊임없는 선택과 변화의 과정이며, 오늘의 모습이 내일을 결정하지 않는다. 과거는 이미 지나갔지만 미래는 아직 열려있다. 실패와 후회에 머물기보다 어제의 짐을 내려놓고 새로운 내일을 준비해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과거의 내가 아니라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이다.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미래는 바꿀 수 있다.” 오늘의 실패 때문에 내일을 포기하지 말고, 아직 발견하지 못한 나의 가능성을 찾아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나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과거가 아니라 오늘의 선택과 노력이다.

부끄럽지 않는 길

삶은 언제나 길 위에서 시작된다. 길은 단순히 발걸음을 옮기는 공간이 아니라, 인간의 존재를 증명하는 무대이자 인문학적 성찰의 장이다. 태어나는 것은 확실하지만 사라지는 것은 아무도 예측하기 어렵다. 이미 길 위에 서 있으면 출발은 분명하지만 도착은 늘 안갯속에 가려져 있고, 그 사이에서 우리는 수많은 선택과 갈등, 그리고 인내를 경험한다.

길 위에서의 삶은 결코 쉽지 않았다. 숨이 차도록 힘겨운 오르막길이 있었고, 발을 떼기조차 두려운 위태로운 다리도 있었다. 그러나 그 모든 길을 한 걸음, 또 한 걸음 묵묵히 걸어왔기에 지금의 내가 여기 서 있다. 인생은 화려한 승리의 순간보다, 넘어지지 않으려 애쓰며, 누군가에게 상처 주지 않으려 말과 행동을 조심했던 순간들로 채워진다. 억울해도 참고, 손해를 보더라도 양심을 지키려 했던 그 시간들이 모여 ‘나’라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인문학의 쓸모

인문학은 인간의 길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철학은 길의 의미를 묻고, 문학은 길 위의 풍경을 기록하며, 역사와 종교는 길을 걸어온 사람들의 흔적을 남긴다. 그 모든 학문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은 인생의 길은 화려하게 빛나는 길보다, 부끄럽지 않은 길이라는 것이다. 많이 가지지 않아도 좋다. 크게 빛나지 않아도 좋다. 중요한 것은 내가 걸어온 발자국을 내가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이다. 누군가의 마음에 아픈 그늘을 만들지 않는 사람으로, 누군가 힘들 때 작은 위로가 되어주는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인생의 끝자락에서 내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그래도 이만하면 부끄럽지 않게 잘 걸어왔구나.” 하고 스스로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면, 그보다 값진 삶이 또 어디 있겠는가.


오늘날 사회는 속도와 경쟁을 강조한다. 남보다 앞서가는 길, 더 화려하게 빛나는 길을 걷도록 강요한다. 그러나 인문학적 성찰은 우리에게 다른 메시지를 전한다. 사람의 도리를 지키는 길, 마음에 부끄러움이 남지 않는 길이야말로 진정한 인간의 길이라는 것이다. 사회가 요구하는 성공의 기준은 끊임없이 변하지만, 양심과 도덕이라는 기준은 변하지 않는다. 그것은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며, 동시에 가장 숭고한 목표다.

길은 언제나 우리를 시험한다. 때로는 유혹으로, 때로는 고난으로, 때로는 외로움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그 길을 어떻게 걸어왔는지가 결국 한 사람의 인생을 결정한다. 인생은 화려한 승리의 순간보다, 작은 양심을 지키며 살아온 시간들로 완성된다. 그것이 바로 부끄럽지 않은 길이다.

오늘도 다짐해 본다. 남보다 앞서가는 길보다 사람의 도리를 지키는 길을 걷고, 화려하게 빛나는 길보다 마음에 부끄러움이 남지 않는 길을 걸으며, 내가 걸어온 발자국을 내가 부끄러워하지 않는 삶. 그런 길 하나 끝까지 걸어가겠노라고.

삶이란 하나의 긴 여정에서 남길 수 있는 가장 값진 말은 “나는 부끄럽지 않게 걸어왔다.”라는 고백일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인문학이 우리에게 전하는 가장 깊은 메시지이며, 오늘을 살아가는 모두가 가슴에 새겨야 할 삶의 기준이다. 따뜻한 마음으로, 당당한 걸음으로, 오늘 하루도 부끄럽지 않은 길을 걸어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