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노무 이야기] 고용부 포괄임금 집중점검…철강업도 ‘고정OT’ 다시 살펴야
고정OT 지급해도 실제 연장근로 많으면 차액 정산해야…근로시간 기록 중요 철강업계, 생산직뿐 아니라 사무·기술·현장관리직 근태·급여체계 함께 점검해야
고용노동부가 제조업을 중심으로 포괄임금과 ‘고정OT’ 오남용에 대한 집중점검에 나서면서 철강업계도 임금과 근로시간 관리체계를 다시 살펴볼 필요가 커지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9월 15일부터 약 두 달간 포괄임금과 고정OT(Over Time) 오남용에 대한 하반기 기획감독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익명신고센터에 제보가 많이 접수된 제조업, 정보통신업,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등이 주요 감독 대상이다.
감독에서는 실제 발생한 연장·야간·휴일근로에 대한 수당을 제대로 지급했는지, 근로시간을 적정하게 기록·관리하고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확인한다.
철강 제조현장은 교대근무가 일반적이고 생산량이나 설비보수, 납기 대응 등에 따라 연장·휴일근로가 빈번하다. 특히 사무관리직, 기술직, 영업직 등에 매월 일정 시간의 연장근로수당을 고정적으로 지급하는 ‘고정OT’를 운영하는 기업이라면 실제 근로시간과 지급수당이 일치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고정OT 자체가 불법인 것은 아니다. 다만 실제 연장·야간·휴일근로에 따라 계산한 법정수당이 회사가 미리 지급한 금액보다 많다면 차액을 추가 지급해야 한다. 고정OT를 지급했다는 이유만으로 추가 수당 지급 의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고용노동부도 지난 4월 시행한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지도지침’을 통해 고정OT 약정을 체결했더라도 실제 근로시간에 따른 법정수당에 미달하면 차액을 지급해야 한다는 원칙을 명확히 했다.
◆ ‘포괄임금’과 ‘고정OT’도 구분해야
현장에서는 포괄임금과 고정OT라는 용어가 혼용되지만 법적으로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대법원은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업무에서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포괄임금약정의 효력을 인정해 왔다. 그러나 포괄임금약정의 성립 여부는 근로시간과 근로형태, 업무 성질, 취업규칙과 단체협약, 임금산정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단순히 근로계약서에 ‘포괄임금’이라고 적었다고 해서 당연히 유효한 것은 아니다.
특히 철강 제조현장처럼 출퇴근시간과 교대시간이 비교적 명확하고 근태시스템으로 실제 근로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면 ‘포괄임금’이라는 명칭만으로 법정수당을 정액 처리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 노동부가 보는 핵심은 ‘근로시간 기록’
이번 감독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근로시간 기록이다.
근로기준법 시행령은 원칙적으로 근로일수와 근로시간뿐 아니라 연장·야간·휴일근로를 한 경우 각각의 시간수를 임금대장에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급여명세서에 고정 연장근로수당이 표시돼 있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출퇴근기록, 연장근로 신청서, 생산근무표, 교대표, 휴일근무기록 등 실제 근로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와 임금계산 결과가 일치하는지 점검해야 한다.
철강기업에서는 생산직 교대근무표는 체계적으로 관리하면서도 사무관리직이나 현장관리자의 연장근로시간 관리는 상대적으로 미흡한 경우가 있다. 연장근로 사전승인제를 운영하더라도 실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가 이뤄졌다면 승인 여부만으로 임금지급 대상에서 당연히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실제 근로가 있었는지 여부다.
◆ 상반기 감독에서도 101개 사업장 중 34개소 적발
이번 하반기 감독은 일회성 조치가 아니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2월부터 약 두 달간 청년 다수 고용 사업장 101개소를 대상으로 상반기 기획감독을 실시해 포괄임금 오남용으로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34개 사업장을 적발했다.
포괄임금과 고정OT 오남용 익명신고센터에 접수되는 제보도 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정기 근로감독 대상이 아니더라도 내부 근로자의 익명제보 등을 계기로 감독대상이 될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 철강업, 임금보다 먼저 ‘시간’을 정비해야
철강기업이 우선 확인해야 할 것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근로계약서와 취업규칙, 임금규정에 고정OT 또는 포괄임금 관련 내용이 어떻게 규정돼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다음으로 실제 출퇴근시간과 연장·야간·휴일근로시간을 정확히 기록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생산직뿐 아니라 사무관리직과 현장관리자까지 포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매월 지급한 고정 연장근로수당과 실제 근로시간을 비교해 추가 정산이 필요한 근로자가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56조에 따라 사용자는 연장근로와 야간근로에 대해 통상임금의 50% 이상을 가산해 지급해야 하며 휴일근로 역시 법에서 정한 가산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결국 정확한 수당 계산의 출발점은 정확한 근로시간 기록이다.
교대제와 연장근로가 많은 철강업계는 앞으로 임금관리와 근로시간관리를 별개의 업무로 보기보다 하나의 관리체계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고정OT를 운영하는 기업이라면 노동부 감독 이후 대응하기보다 현재의 근태자료와 급여자료를 미리 대조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준비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