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노조, 고용부 특별근로감독 촉구…포스코 "실태조사 나설 것"
노조 “재직자 약 3분의 1인 6000명서 법정 연장근로 한도 초과 실적·정황” 별도 ‘연장근로 장부’ 운영 및 초과근로 분산 처리 사례 확인 주장 포항·광양제철소 통합 조사 요구…근태시스템 아닌 실제 노동시간 검증 촉구 포스코 “근로기준법 준수…현장 실태조사 후 위반사례 확인 시 즉시 개선”
포스코노동조합이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 현장에서 실제 노동시간과 회사 공식 근태기록 사이에 불일치가 발생하고 있다며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했다.
포스코노동조합은 31일 오전 세종시 고용노동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의 근로시간 관리와 인력운영 전반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전체 재직자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약 6000명에게서 법정 연장근로 한도 초과 실적 또는 관련 정황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근거로는 그동안 확보한 근로시간 관련 자료와 전 조합원 실태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생산기술직군으로 범위를 좁힐 경우 약 2명 중 1명 수준이라는 것이 노조 측 설명이다.
핵심 쟁점은 실제 노동시간과 회사 근태시스템에 기록된 시간 사이의 차이다. 노조는 현장에서 발생한 초과근로가 당월 근태시스템에 정상적으로 반영되지 않고 별도의 이른바 ‘연장근로 장부’에 기록된 뒤 다른 날짜나 월로 나눠 처리된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일부 현장에서는 수개월 전에 수행한 연장근로가 이후 월에 분산 처리된 사례도 있었다는 설명이다. 또 노조의 실태조사 이후 기존 자료에 대한 접근이 제한되거나 비공개로 전환된 사례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 같은 문제가 일부 직원이나 특정 부서에 국한된 사안이 아니라 포스코의 인력운영 구조와 관련된 문제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퇴직이나 휴직으로 발생한 결원을 충분히 충원하지 않은 채 남은 인력이 초과근무를 통해 업무 공백을 메우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조양래 포스코노조 수석부위원장은 경과보고에서 노조가 2023년부터 만성적인 인력 부족과 장시간 노동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고 밝혔다. 재채용 확대와 기준인원 조정, 인수인계 기간 확보, 정·현원 설명 의무 등을 단체협약에 반영했지만 현장의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김성호 포스코노조 위원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회사가 근태시스템상 주 52시간을 넘지 않는다는 점을 근거로 근로기준법을 준수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공식 기록만으로는 실제 노동시간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사안의 핵심은 노동자가 실제로 일한 시간과 회사 시스템에 기록된 시간이 일치하는지 여부”라며 출입기록과 작업기록, 업무지시, 설비운영 기록, 근태시스템 및 별도로 관리된 초과근로 자료 등을 상호 대조하는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특히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를 각각 별개의 사안으로 조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두 사업장이 모두 대규모 제철소이고 같은 성격의 근로시간 및 인력운영 문제가 광범위하게 제기되고 있는 만큼 포스코 전체를 하나의 사안으로 놓고 조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2018년 주 52시간제가 본격 적용된 이후 포스코가 적정인원을 어떻게 산정했는지, 정원과 현원을 어떻게 운영했는지, 퇴직·휴직에 따른 결원을 적시에 충원했는지 등을 전반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요구했다.
안전 문제도 함께 제기했다. 노조는 포항과 광양제철소가 대형 설비와 중량물, 고온·고압 설비가 24시간 가동되는 고위험 사업장인 만큼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피로 누적이 산업재해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적정인력은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노동자의 휴식권이고 안전이며 생명”이라며 “사람은 부족하게 운영하면서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말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포스코는 근로기준법을 비롯한 각종 법률을 준수하고 있으며, 사업장 내 주 52시간 위반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속적인 교육과 계도활동을 실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회사는 제철소 현장에서 법 위반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만큼 현장 실태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실태조사 과정에서 실제 법 위반 사례가 확인될 경우 즉시 개선해 법과 원칙에 기반한 근무여건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노동조합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 요청서와 주요 증거자료를 전달했다. 노조는 고용노동부가 회사의 공식 근무기록만 확인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실제 노동시간과 인력운영 구조를 검증하는 실질적인 감독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제 법 위반 여부와 범위는 향후 고용노동부의 감독 및 회사의 현장 실태조사 등을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노조는 특별근로감독 착수 여부와 조사 진행 상황을 확인하면서 실제 노동시간 규명과 적정인력 확보를 위한 대응을 이어갈 방침이다.
다음은 포스코노동조합의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기자회견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언론인 여러분.
포스코노동조합 위원장 김성호입니다.
오늘 저는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
는 기업, 재계 서열 7위 포스코에 너무나 기본적인 것을 요구하기 위
해서입니다. 법이 정한 노동시간을 지키고, 그 법을 지킬 수 있도록
필요한 인력을 제대로 배치하라는 것입니다.
그동안 포스코 노동자들은 대한민국 산업과 철강산업을 지키기 위해
현장을 버텨왔습니다.
그동안 포스코 노동자들은 대한민국 산업과 철강산업을 지키기 위해
현장을 버텨왔습니다. 태풍과 재해가 닥치면 가장 먼저 현장으로 달
려갔고, 회사가 어렵다고 할 때마다 참고 또 양보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노동자들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교섭 초기 회사는 환율이
올라 경영이 어렵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환율이 내려가서 또
경영이 어렵다고 합니다. 환율이 올라도 위기이고 내려도 위기라면,
도대체 노동자는 언제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습니까.
회사는 노동자들과 충분한 소통 없이 물적분할을 추진했고, 철강이
어렵다며 현장에는 끊임없이 비용절감과 희생을 요구하면서도 그룹
차원의 배당과 대규모 사업재편에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왔습니다.
심지어 물적분할 과정에서 포스코 밖으로 재편됐던 법인의 지분을 다
시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라는 이유로 막대한 자금을 들여 확보
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묻겠습니다. 경영상 판단에는 수
조 원의 자금을 움직이면서 왜 법정 노동시간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사람을 충원하는 데에는 그렇게 인색했습니까.
저 역시 오늘 이 자리에 서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저에게 포
스코는 단순히 싸워야 할 상대가 아니라 제 청춘을 바쳐 일해 온 자
부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조합 위원장으로서 회사 내부의 문제
를 외부에 공개하고 국민과 언론 앞에서 공론화한다는 결정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회사를 흠집 내기 위해서도 아니고, 노사갈등을 키
우기 위해서도 아닙니다. 노동조합은 오랜 시간 노사 간 대화와 내부
의 자정작용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부족한 인
력을 정상화해 달라고 요구했고, 상시적으로 반복되는 초과근로를 개
선해 달라고 수차례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문제는 해
결되기는커녕 더 심각해졌습니다.
누군가 퇴직하면 남아 있는 노동자가 그 자리를 메우고, 누군가 휴직
하면 또 다른 동료가 그 빈자리를 채우는 구조가 반복됐습니다. 결국
한 사람의 빈자리를 다른 노동자의 초과근무와 휴식의 희생으로 메우
는 방식이 고착화된 것입니다.
이 현실을 알고도 단지 회사 내부의 문제라는 이유로 침묵한다면, 그
것이 오히려 노동조합 위원장으로서 책임을 저버리는 일이라고 판단
했습니다. 포스코가 앞으로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남기 위
해서는 지금이라도 잘못된 인력운영과 장시간 노동의 악순환을 바로
잡아야 합니다. 그 절박함으로 오늘 이 자리에 섰습니다.
2018년 근로기준법 개정은 대한민국의 고질적인 장시간 노동을 줄이
고 노동자의 건강과 휴식, 일과 삶의 균형을 보장하기 위해 주 최대
노동시간을 52시간으로 제한하였습니다. 특히 300인 이상 대규모 사
업장부터 우선 적용한 것은 인력과 조직, 제도적 여력이 있는 대기업
부터 노동시간 단축을 정착시키라는 사회적 요구였습니다. 그러나 바
꾼 것은 단 하나였고 회사 근태시스템에 주 52시간을 넘지 않게 신청
하지 않도록 제한한 시스템 뿐이였습니다. 현장에서 단 어떤 것도 변
하지 않았고, 그로 인해 법을 위반하는 초과근로가 사업장 전반으로
확산되었고, 결국 내부적으로 공식 근무 기록과 별개로 실제 초과근
로시간을 기록하는 엑셀 장부가 운영되었으며, 노조는 그 증거를 공
식적으로 확보하였습니다. 노조가 확보한 자료와 조합원 설문을 분석
한 결과, 현재 재직자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약 6천 명에게서 법
정 연장근로 한도 초과 실적이 확인됐으며, 상당수 현장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법정 한도를 초과한 근로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
되고 있습니다.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라는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철강 생산현장에서 이 정도 규모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면, 이를 일
부 개인이나 특정 부서의 문제로 볼 수 없습니다.
그럼 불구하고 회사는 언론인 여러분을 통해 근로기준법을 준수하고
있다며 분명하게 선을 긋고 이사실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그럼 노조
가 고용노동부에 제출할 이자료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습니까?
회사가 정말 법정 근로시간을 철저히 준수했다면 묻겠습니다.
왜 공식 기록과 별도의 초과근무 기록이 존재합니까?
왜 노동자가 실제로 일한 시간과 회사 시스템상의 기록 사이에 차이
가 발생합니까?
포스코노동조합은 주장만 하지 않겠습니다.
확보한 증거와 자료를 고용노동부에 제출하고 특별근로감독을 즉시
착수하도록 요청하겠습니다. 고용노동부는 회사가 제출하는 공식 근
무기록만 확인하는 형식적인 조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출입기록,
작업기록, 업무지시, 설비운영 기록, 공식 근무시간과 별도로 관리된
초과근무자료 등을 서로 대조해 노동자가 실제로 몇 시간을 일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포항과 광양을 따로 떼어 조사해서는 안 됩니다. 같은 회사가
운영하는 두 대규모 사업장에서 같은 성격의 문제가 광범위하게 제기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고용노동부는 몇 건의 사례만 확인하고 끝낼 것이 아니라,
2018년 근로시간 단축 이후 포스코가 적정인원을 어떻게 산정했는지,
정원과 현원을 어떻게 운영해 왔는지, 퇴직과 휴직에 따른 결원을 제
대로 충원했는지, 부족한 인력을 상시적인 초과근무로 메워온 것은
아닌지 포스코 전체를 하나의 사안으로 조사해야 합니다.
앞으로의 상황은 더욱 우려스럽습니다. 노동정책은 노동시간을 줄이
고 육아휴직과 일·가정 양립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
다. 포스코 역시 젊은 직원들의 결혼과 출산, 육아휴직 이용이 늘어
날 것이고, 앞으로 대규모 퇴직도 예정돼 있습니다.
지금처럼 인력을 빠듯하게 운영한다면 누군가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순간 남아 있는 동료가 그 자리를 메우고, 누군가 퇴직해도 충원이
되지 않으면 다시 초과근무로 버틸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제철소는 일반 사업장과 다릅니다. 대형 설비와 중량물, 고온·
고압 설비가 24시간 가동되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고위험 사업장입
니다. 이런 현장에서 장시간 노동으로 피로가 누적되면 집중력과 판
단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작은 판단 하나의 오류가 대형 산업재해
와 중대재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사람은 부족하게 운영하면서 안
전이 최우선이라고 말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적정인력은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노동자의 휴식권이고, 안전이며, 생명입니다.
따라서 이번 사안은 단순한 노사갈등도, 임금과 복지를 둘러싼 이해
관계의 문제도 아닙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의 현장에서 노
동법이 실제로 지켜지고 있는지, 국가의 근로감독 기능이 제대로 작
동하고 있는지를 묻는 중대한 문제입니다. 약 6천 명의 초과노동 정
황은 6천 명 개인의 문제가 아닙니다. 포스코의 인력운영 방식 자체
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입니다.
고용노동부에 다시 한번 강력히 요청합니다. 포항과 광양을 하나의
사안으로 묶어 포스코의 근로시간과 인력운영 전반에 대한 특별근로
감독에 착수해 주십시오. 몇 개 부서, 몇 명의 사례만 확인하고 끝나
는 형식적인 조사가 아니라 실제 노동시간과 인력운영 구조를 끝까지
확인해 주십시오.
청와대에도 요청드립니다. 정부가 노동시간 단축과 일·가정 양립을
국가적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의 현
장부터 노동자가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십시오.
법을 만드는 것만으로 노동시간이 줄어드는 것이 아닙니다. 노동자가
그 법을 실제로 지키면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진짜 노
동시간 단축입니다. 광양과 포항의 노동자들이 법을 어기면서 일하도
록 내몰리는 것이 아니라 법의 보호 아래에서 당당하게 일할 수 있도
록 해주십시오.
그리고 포스코 경영진에 마지막으로 요구합니다. 시스템의 숫자를 막
지 말고 초과노동 자체를 막으십시오.
법을 지키며 일할 수 있는 회사, 사람이 부족하면 사람을 채우는 회
사, 노동자의 희생이 아니라 사람과 기술에서 경쟁력을 찾는 회사,
그것이 대한민국 대표기업 포스코가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용노동부와 대통령실의 책임 있는 관심과 조치를 다시 한번 강력하
게 요청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