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철의 철강 이야기] 다원화 중인 철강업계의 저탄소 철강재 생산 전략

2026-08-28     나병철
나병철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상대적으로 빨리, 경제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 추진 및 실제 생산 투입에 매진하고 있는 글로벌 메이저 철강업계의 행보 및 스케쥴에 다소간의 차별화가 발생하고 있어서 향후 어떤 철강 회사가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최근 중국 바오우스틸의 자회사인 ’잔장강철‘이 수소환원제철법으로 생산 가능한 제품에 무방향성 전기강판을 추가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지난 7월에 자동차용 용융도금 간판을 생산하여 중국 자동차 회사에 납품을 개시한 이후 바로 전기강판 생산에도 성공한 것이다. 특히 이 전기강판은 시제품이 아니고 최종 수요 제품 생산에 투입이 가능한데, 유럽의 전동기․발전기․변압기 생산 회사인 ABB사 관계자가 생산 현장을 참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잔장강철‘은 2025년 말에 수소기반 직접환원철(DRI)과 대형 전기로(EAF)를 결합한 연산 180만톤 규모의 ‘준(準)무탄소 철강’ 생산설비를 준공한 이후, 현재 본격적인 상업 생산 단계에 진입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고 평가 할 수 있다.

이와는 달리 그동안 의욕적으로 움직이던 유럽 철강업계의 행보에 다소 변화가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독일의 ‘티센크루프’가 뒤스부르크 지역에 건설 중인 DRI 생산설비 구축 과정에서 수소의 경제성과 공급 여건에 따라 추진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당초 이 프로젝트 소요 비용 30억 유로 중 2/3를 중앙 및 지방 정부에서 지원하기로 하였으나, ‘티센크루프’는 주요 지원 조건이었던 수소 사용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지면서 수소 도입 시점을 늦추더라도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EU 및 독일 정부와 협상을 추진하여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향후 수소환원제철 프로세스 개발과 실제 생산 투입에 성공하고 주도권을 확보하는 데는 그린 수소를 얼마나 경제적이고 안정적으로 조달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바오우스틸 ‘잔장강철’의 경우 초기에는 정유·석유화학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 수소와 철강 공정의 부생 수소를 활용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태양광·해상풍력·수전해 수소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잔장강철’은 이미 분산형 태양광(약 95MW) 설비를 구축하였으며, 향후에는 해상풍력(약 400MW)과 연계한 그린 전력·그린 수소로 사용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그린 수소로의 100% 이전 단계에서도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감축할 수 있는 ‘전환기 저탄소 모델’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한편 최근에 ‘일본제철’도 정부의 ‘GX 추진법’에 의거한 지원을 통해서 추진 중인 야하타 지구의 ‘고로 공정의 전기로 공정 전환’에 필요한 수소를 제조하기 위한 설비(시간당 1,000입방 미터 X 3기)를 ‘미쯔비시화공기’에 발주하여 2028년에 납품받을 예정이다. 이미 2024년에도 같은 회사에 고로의 수소환원 실증에 필요한 수소 생산 설비(시간당 3만7,500 입방 미터 X 2기)를 발주한 바 있다.

우리 철강업계도 2028년 연산 30만톤 규모 샤프트로 방식의 수소환원제철 프로세스 (HyREX) 실증 플랜트를 2028년 준공할 예정으로 건설 중에 있다. 이후에는 실제 수소환원철을 상업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단계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새로운 제철 프로세스의 차질 없는 개발과 더불어서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중장기적으로 그린 수소를 경제적이고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 마련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