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韓 아연도강판 최대 42.69% 관세…포스코 등 "근거 부족, 과도한 조치"

포스코 32.49%, 현대 동국 KG 42.69%…업체별 덤핑 산정 대일 아연도 수출 3년 연속 80만 톤 돌파…공급망 안정 韓 업계 “수출가격이 더 높아…고율 관세 근거 부족” 반박 일본 열연·냉연 AD 조사 진행 중…추가 규제 확대 우려 WTO 제소 검토 등 대응 예고…한일 철강 통상 변수로

2026-07-31     김도형
아연도금강판이

일본 정부가 한국산 용융아연도금강판(이하 아연도강판)에 대해 최대 42.69%에 달하는 반덤핑 잠정관세 부과를 검토하면서 국내 철강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일본이 최근 3년 연속 80만 톤 이상 수출된 아연도강판 최대 시장인 만큼 향후 최종 판정 결과에 업계 관심이 쏠린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최근 한국산 용융아연도금강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 예비판정에서 생산자별 덤핑 마진율을 포스코 32.49%, 현대제철·동국제강·KG스틸 등 기타 업체 42.69%로 산정했다.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63.9~68.6%의 잠정 마진율을 제시했다. 일본은 자문 심의회 답신을 거쳐 이르면 다음 달부터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국내 철강업계는 이번 예비판정이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라며 반발했다. 조사 개시 당시 제소자가 주장한 한국산 제품의 덤핑 마진율이 10~20%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일본 당국이 산정한 최대 42.69%의 잠정 마진율은 과도한 판정이라는 주장이다.

덤핑 성립 여부 자체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업계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간인 2024년 국내 유통시장 내 도금재 평균 가격은 톤당 111만8000원인 반면, 일본 내 한국산 도금재 평균 수입가격은 톤당 116만7584원으로 오히려 약 4만9000원 높았다.

업계는 국내보다 높은 가격에 수출된 제품을 대상으로 고율의 반덤핑 관세를 적용하는 것은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일본 당국이 조사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이 제출한 거래 및 원가 관련 소명자료를 대부분 인정하지 않고, 조사기관이 채택하거나 제소자 측에 유리한 '이용 가능한 사실(Facts Available)'을 적용해 높은 덤핑 마진율을 산정했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산 도금재가 일본 시장에서 저가 판매를 통해 시장을 교란했다는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며 "최종 판정에서는 제출 자료가 객관적으로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가 주목받는 이유는 일본이 단일국가 기준 한국 아연도금강판의 최대 수출시장이기 때문이다.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대일 아연도금강판 수출은 2023년 80만8000톤, 2024년 86만6000톤, 2025년 84만4000톤으로 3년 연속 80만 톤을 넘어섰다. 특히 2024년에는 역대 최대 수출량을 기록했으며, 전체 아연도금강판 수출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도 19.0%까지 확대됐다. 지난해에도 19.3%로 최근 20여 년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유지했다. 올해 역시 상반기에만 35만90000톤을 기록하면서 단순 계산으로는 올해 72만 톤 수준이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일본 자동차와 가전 등 제조업 분야에서 한국산 도금재가 안정적인 공급망 역할을 해온 만큼, 업계는 이번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양국 철강 교역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한국의 일본산 열연강판 반덤핑 조치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앞서 한국 정부는 일본산 열연강판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진행했지만, 일부 일본 업체와 가격약속(MIP)을 체결하면서 관세 대신 일정 가격 이상으로 수출할 수 있도록 시장 접근을 허용했다. 업계는 한국이 가격약속을 통해 통상 마찰을 최소화하는 방식을 택했던 것과 달리, 일본은 한국산 아연도금강판에 고율의 잠정 관세를 적용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한일 양국이 정상 간 셔틀 외교를 복원하는 등 경제 협력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조치가 철강 분야 통상 관계의 새로운 갈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일본은 현재 한국산 열연강판과 냉연강판에 대해서도 반덤핑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대일 열연, 냉연 수출은 각각 80만3000톤, 60만7000톤을 기록했다. 양 제품은 각종 판재류의 모재인 만큼, 해당 품목까지 규제가 확대될 경우 개별 제품을 넘어 국내 철강 공급망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철강업계는 일본 당국에 공식 반박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다. 최종 판정에서도 조치가 시정되지 않을 경우 일본 법원 대상 행정소송은 물론, 정부 차원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 가능한 대응 방안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