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마케팅 자신감-호감을 얻으면 마음이 열린다

2026-07-24     김진혁
김진혁

“당신이 무엇을 팔든, 결국 사람을 팔고 있다.” 이 말은 전설적인 자동차 판매왕 조 지라드(Joe Girard) 가 남긴 명언이다. 그는 한 달 평균 175대를 팔고, 12년 연속으로 ‘세계 최고의 자동차 판매왕’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인물이다.

그의 판매 기술은 화려한 화술이나 기교가 아닌 한 가지 핵심인 호감(好感)이었다. 조 지라드는 매일 고객들에게 엽서를 보냈다. 그 엽서에는 “당신을 좋아합니다”라는 한 문장이 적혀 있었다. 단순한 문구 하나로 고객의 마음을 열었다. 거래의 문이 아니라 마음의 문을 연 것이다. 현대 마케팅에서도 이 원리는 변하지 않는다. 제품의 품질보다 먼저 신뢰가, 신뢰보다 먼저 호감이 선행된다.

1. 호감은 관계의 문을 여는‘심리적 열쇠’

심리학에서는 이를 ‘유사성-호감 효과(Similarity-Liking Effect)’라고 한다. 사람은 자신과 닮은 사람, 자신을 인정해주는 사람에게 마음을 연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회의 중에 어떤 의견이 합리적이어도,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 제안은 쉽게 묵살된다. 반면, 평소 호감을 주는 동료가 발언하면 “그 사람 말이라면 한번 들어보자”라는 태도로 변한다. 업무 설득력은 논리보다 호감의 힘에 더 크게 좌우된다. 기업의 리더십 연구에서도 호감을 얻는 관리자가 그렇지 않은 관리자보다 팀의 성과가 30% 이상 높다는 보고가 있다. 사람은 이성적으로 ‘판단’하지만, 정서적으로 ‘결정’하기 때문이다.

2. 정서적 유대

물건을 팔기 전에 사람의 마음을 먼저 사야 한다. 고객의 이름, 가족, 기념일을 철저히 기록하고, 고객을 숫자가 아닌 사람으로 대했고, 고객을 판매자가 아닌 친구로 삼았다. 파올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에서 마음의 연금술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우주는 소망이 이루어지도록 도와준다” 신뢰의 고리란 단순한 물건을 사는 게 아니라, 자신이 인정받는 기분을 산다. 직장에서도 상사에게 보고할 때, 동료를 설득할 때, 부하직원을 동기 부여할 때 상대가 당신을 ‘좋아한다’면, 그 순간 이미 절반은 성공이다.

3. 마케팅 자신감은 ‘호감의 확신’에서 나온다

많은 직장인이 ‘자신감’을 성과의 산물로 착각한다. 그러나 진짜 자신감은 호감에서 비롯된 신뢰의 피드백 루프에서 자란다. 누군가 나를 좋아하고, 내 말을 들어주고, 내 노력을 인정해준다는 감정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자신감 있게 행동한다.

예를 들어 영업사원 A와 B가 있다. A는 제품 지식이 많지만, 고객과 감정 교류가 거의 없다. B는 전문성이 조금 부족하지만 늘 웃고, 고객의 이야기를 경청한다. 결과는? B가 훨씬 높은 판매 실적을 올린다.

4. 고객은 ‘논리적으로 옳은 사람’보다 ‘감정적으로 편안한 사람’을 더 신뢰한다.

마케팅은 ‘호감의 자신감(Liking Confidence)’이다. 호감을 얻은 사람은 더 설득력 있어 보인다. 그들은 “나는 할 수 있다”라는 자기 확신보다 “그들이 나를 믿는다”는 관계 확신을 바탕으로 행동한다.

결국 마케팅의 핵심은 ‘나의 자신감’이 아니라 ‘상대가 느끼는 나에 대한 신뢰감’이다. 직장에서도 보고서보다 웃음 한 번이 더 큰 힘을 발휘한다. 예컨대 영업팀의 김 대리는 매번 뛰어난 보고서를 제출하지만, 표정이 굳어 있고 피드백을 방어적으로 받는다. 반면, 신입사원 이 과장은 미숙하지만 웃으며 “선배님, 조언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한다. 상사는 누구에게 마음이 갈까? 인간의 뇌는 이성보다 감정의 언어에 더 민감하다.

심리학자 로버트 치알디니는 《설득의 심리학》에서 말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의 요청에 더 쉽게 응한다.” 이 원리는 조직 내 협업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직장 내에서 호감을 얻은 사람은 의견이 더 자주 채택되고, 실수가 있어도 관대하게 평가받는다. 반면, 냉정하고 무뚝뚝한 사람은 같은 말을 해도 ‘공격적으로’ 느껴진다. 즉, 호감은 보이지 않는 생산성이다. 좋은 이미지를 쌓은 사람은 신뢰라는 ‘심리적 마케팅 자산’을 축적하는 셈이다.

5. AI 시대, 호감의 표현은 ‘진심의 빈도’

이메일과 메신저로만 소통하는 시대에‘호감의 표현’은 더더욱 중요해졌다. 단 한 번의 따뜻한 말이 냉랭한 온라인 문화를 바꾼다. 예를 들어, “이번 프로젝트 같이해서 든든했습니다.”라는 문장을 추가하면, 관계가 좋아진다. 부하직원에게 “수고했어.” “덕분이야.” 이 짧은 말들이 자존감과 동기부여를 불붙인다. 호감은 인센티브나 성과급보다 훨씬 지속적인 힘을 가진다. 호감은 성과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이다. 결과 중심의 문화가 강할수록 우리는 인간미를 잃기 쉽다. 냉철한 효율 속에서도 결국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따뜻함과 진정성이다.

조직 내에서 호감을 얻는 사람은 단기적 성과를 넘어, 장기적 신뢰라는 자산을 쌓는다. 화려한 스펙과 빼어난 능력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즉 마케팅의 본질은 ‘사람을 사로잡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여는 기술’이다. 호감은 그 문을 여는 첫 번째 열쇠이며, 자신감은 그 문을 열고 들어서는 용기다. 호감을 얻는다는 것은 단순히 ‘좋은 인상’을 남기는 일이 아닌 “당신은 중요한 사람입니다”라는 신호를 주는 행위다.

호감을 기반으로 한 자신감은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다. 조 지라드의 말처럼, “당신이 무엇을 하든, 먼저 사람을 좋아하라. 그러면 그들은 당신의 말을 믿고, 당신의 꿈을 산다.” 판매보다 호감을 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