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인센티브의 힘
“우리가 저녁 식사를 기대하는 것은 정육점 주인, 양조장 주인, 또는 제빵사의 자비심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에 대한 그들의 관심 때문이다.”- 애덤 스미스
인간은 흔히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인센티브)으로만 움직이는 동물이라고 생각한다. 시스템이 보상하는 구조에 따라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조직은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한다. 실적을 올리면 상여금을 지급하고, 목표를 달성하면 포상휴가 등을 준다. 겉보기엔 합리적인 시스템으로 여기지만 오히려 이런 인센티브 제도가 구성원의 의욕을 떨어뜨린다.
왜 그럴까? 그 해답은 인간의 깊은 심리 본능, ‘손실회피 성향(loss aversion)’ 때문이다. 손실회피 성향이란 행동경제학의 창시자인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의 ‘전망이론(Prospect Theory)’에 따른 것으로 본래 인간은 이익보다 손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간단히 말해, 100만 원을 얻는 기쁨보다 100만 원을 잃는 고통이 훨씬 크다. 심리적 통증의 강도는 약 2배에 달한다. 이 때문에 사람은 “이익을 얻기 위해 행동하기보다는 손실을 피하기 위해 행동한다.”
즉, ‘얻는 것보다 잃지 않으려는 본능’이 인간의 행동을 지배한다. 이 원리는 투자뿐 아니라, 직장 내 인센티브 제도, 평가 방식, 리더십 등 거의 모든 조직 행태에 숨어 있다.
인센티브의 역설은 ‘보상’이 오히려 ‘압박’이 되는 순간이다. 기업은 직원의 동기부여를 위해 만든 보상 체계가 ‘당근’이 아니라 ‘채찍’으로 작용할 때다. 예를 들어보자. 한 영업회사는 분기별로 ‘매출 목표 달성 시 300만 원 보너스’를 지급했다. 처음에는 직원들의 의욕이 높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분위기가 바뀌었다. 목표 달성률이 낮은 달에는 사무실 공기가 무겁고, 서로를 경쟁자로 여겼다. 어떤 직원은 “이번에도 못 받으면 부끄럽다”라는 불안감에 시달렸다. 즉, 인센티브가 ‘기대되는 보상’이 아니라 ‘잃으면 안 되는 손실’로 인식되어 일하는 의욕을 낮추는 결과를 낳는다. 이것이 인센티브의 역설(paradox of incentive) 이다.
보상은 사람을 움직이지만, 동시에 그 보상이 없어질까 두려워 행동을 위축시키기도 한다. 왜 인센티브가 때로는 역효과를 내는가? 사람이 인센티브에 반응하는 방식은 단순하지 않다. 보상이 ‘추가적 보너스’로 인식될 때는 동기를 높인다. 하지만 그것이 ‘기본급의 연장’이나 ‘당연한 권리’로 느껴질 때는, 그걸 잃을까 두려워 방어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이는 ‘기준점 효과(reference point effect)’ 로 사람은 현재 상태를 기준으로 손익을 판단한다.
즉, “이전보다 좋아지는가”보다 “이전보다 나빠지지 않는가”가 더 큰 심리적 자극이 된다. 그래서 인센티브는 ‘획득의 프레임’보다 ‘손실의 프레임’으로 인식되면서 동기부여를 떨어뜨린다. 따라서 인센티브 설계 시 ‘심리적 안전감’을 보상해야 한다. 핵심은 보상의 ‘방식’보다‘인식’의 문제다. 손실 회피를 ‘성장 자극’으로 재해석하라. 칭찬의 보상이 돈보다 오래간다.
미국의 심리학자 에드워드 데시(Edward Deci)는 “외적 보상은 내적 동기를 약화시킨다.”라고 했다. 돈으로 유혹된 행동은 돈이 사라지는 순간 멈춘다. 돈이 사람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돈이 상징하는 ‘인정’이 사람을 움직인다. 의미와 인정으로 움직이는 행동은 오래 지속된다. 개인 간 경쟁보다 협업을 강화하려면, 개인성과와 팀성과를 혼합해야 한다. 개인이 성과를 잃는다는 두려움보다, 팀이 함께 성장하는 성취감을 느끼게 해야 한다.
단순한 인센티브보다 중요한 것은 ‘인식의 설계’이다. 모든 경제 주체는 인센티브에 반응한다. 인센티브의 목적을 명확히 하라. 보상이 ‘감시’나 ‘평가’의 도구가 되면 동기는 떨어진다. 인센티브는 “당신의 노력이 인정받고 있다”는 신호여야 한다. 따라서 작은 승리를 축하하라. 자주, 작게, 즉각적인 인정이 동기를 더 오래 지속시킨다. 성과를 못 내면 감점이 아니라, 현재 성과 수준을 유지하면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지속적 학습이 필요하다.
찰리 멍거의 말이다. “설득하려면 이성이 아니라 이해관계에 호소하라. 사람은 논리보다‘이익’에 더 크게 움직인다. 그래서 인센티브를 이해해야 사람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다.”
“시간 속에 살지 말고, 시간이 삶을 위해 존재하게 하라. 오라, 새로운 삶이여!”- 파스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