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진영주 위원장, “슬래그는 순환경제 핵심"‥골재 시멘트 대체 '전략자원'

진영주 포스코 환경에너지기획실장, 철강協 슬래그위원회 위원장 연임 ‘가치 재발견·인식 개선’에 초점…순회 설명회·유튜브 협업 콘텐츠 성과 철강슬래그 우수사례 공모전·국회 세미나…재활용 확산·제도 기반 공고 연 1400만 톤 아스콘 골재 시장 ‘정조준’…2028년까지 품질 기준 정립

2026-05-29     최유미

철강 슬래그는 철강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산업 부산물로, 과거 오랫동안 폐기물로 인식돼왔다. 그러나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과제 앞에서 철강 슬래그는 새로운 가능성을 인정받으며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 철강슬래그위원회는 이 변화를 이끄는 구심점으로서 제도 개선과 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에 본지는 최근 한국철강협회 철강슬래그위원회 위원장으로 연임된 진영주 포스코 환경에너지기획실장을 만나 지난 임기를 돌아보고, 향후 슬래그위원회의 로드맵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 진영주 위원장은

철강 제조 공정의 환경 개선과 부산물 자원화 분야에서 굵직한 발자취를 남겨온 자타공인 최고의 환경·에너지 전문가다. 동아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진 위원장은 포스코 포항제철소 환경자원그룹장(2018)을 거치며 현장 중심의 환경 관리 역량을 다졌다.

이후 포스코 안전환경기획실 부산물자원화그룹장(2020)을 역임하며 철강 슬래그를 비롯한 산업 부산물의 고부가가치 자원화 로드맵을 주도했다. 이어 환경기획실 환경기획그룹장(2023, 상무보)을 거쳐, 현재 포스코의 친환경 에너지 전략을 총괄하는 환경에너지기획실장(2025~현재, 상무)으로 재직 중이다. 

그는 탁월한 전문성과 리더십을 인정받아 2025년 철강슬래그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슬래그의 친환경 가치 제고와 대중적 인식 개선을 성공적으로 이끈 공로로 2026년 위원장 연임에 성공했다. 현장 실무부터 그룹의 환경 에너지 정책 기획까지 두루 섭렵했다는 점에서 철강업계의 순환경제 플랫폼 구축과 글로벌 탄소 규제 장벽 대응을 주도할 최적의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철강 부산물로 여겨졌던 슬래그 가치가 빠르게 재평가되고 있다. 탄소중립과 순환경제가 글로벌 제조업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면서다. 특히 고부가 친환경 자원으로 활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글로벌 탄소규제에 대응할 현실적 대안으로 주목을 받는다. 실제로 천연골재와 시멘트를 대체할 수 있는 순환자원으로서 산업적 활용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슬래그 시장이 확대되면서 제도 정비를 둘러싼 움직임도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한국철강협회 철강슬래그위원회 역시 지난해 인식 개선과 기반 구축에 집중했다면, 올해부터는 시장 확대와 제도화 단계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철강슬래그를 폐기물이 아닌 지속 가능한 산업 자원으로 정착시키겠다는 목표다. 

올해 연임한 진영주 한국철강협회 슬래그위원회 위원장에게 목표를 들어봤다. 진영주 위원장은 “지난 임기 동안 다져온 기반을 바탕으로 철강 슬래그가 국가 산업의 필수 자원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 활동은 슬래그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가치를 알리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주요 산업 거점에서 개최한 순회 설명회는 매회 150여명의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할 만큼 관심이 뜨거웠다. 유튜브 채널인 ‘머니 인사이드’와 협업한 콘텐츠는 6개월 만에 약 12만 회를 기록하는 등 대중적인 인식 개선에서도 성과를 거뒀다.

올해는 전략을 고도화한다. 관련 실적이 있는 국가·공공기관, 기업체 및 개인을 대상으로 철강슬래그 우수사례 공모전을 개최한다. 이를 통해 현장 성공 모델을 발굴하고 우수사례집으로 엮어 현장 적용 우수성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또 정기적인 국회 세미나를 마련해 실효성있는 정책 제안을 이어가며 제도적 기반을 공고히 다진다.

현재 슬래그위원회가 가장 전략적으로 매진하고 있는 분야는 아스팔트 혼합물(아스콘)용 골재 시장이다. 연간 1400만 톤 이상 생산되는 아스콘은 원료 90% 이상이 골재로 구성된다. 철강슬래그는 천연골재 대비 물리적 강도 및 내구성이 월등히 우수하다. 도로 포장재로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천연자원 고갈 문제를 해결한 최적의 대안으로 꼽힌다.

한국철강협회

다만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특히 아스콘용 골재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슬래그 특성을 반영한 합리적인 품질 기준 마련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슬래그위원회는 철강사, 재활용사, 학계 전문가들과 대규모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2028년까지 슬래그의 물리적, 화학적 특성 분석을 완수하고 합리적인 품질 기준 및 기술적 표준을 정립해 시장의 신뢰를 확보한 안정적인 공급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슬래그는 환경적인 측면에서 압도적인 이점이 있다. 시멘트 원료로 사용할 경우 핵심 공정인 클링커 소성 과정을 생략할 수 있어 대량의 온실가스 감축이 가능하다. 또한 규산질 비료의 원료로 논에 투입하면 벼농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약 14% 줄여준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이같은 친환경적 특성은 글로벌 무역 장벽 대응에도 핵심 카드가 될 전망이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글로벌 탄소 규제가 철강산업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슬래그 위원회는 슬래그 재활용 확산의 가교 역할을 통해 국내 철강산업이 탄소중립 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순환경제 플랫폼의 역할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진 위원장은 “철강슬래그는 더 이상 폐기물이 아닌,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자원’”이라며 “우리 위원회는 산업계와 수요처를 잇는 가교로서, 철강슬래그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고 재활용이 일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철강슬래그위원회는 슬래그 관련 대외 홍보 강화, 재활용 현장 관리 활성화, 재활용 제도 개선 등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24년 2월 29일 발족했다. 현재 철강업체 11개사(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베스틸, 세아창원특수강, 한국철강, 대한제강, YK스틸, 환영철강공업, 한국특강, 한국제강)와 슬래그 재활용업체 9개사(동서개발, 효석, 블루스타E&R, 흥진개발, 에스피네이처, 토성산업, 유네코, 다성산업개발, 신성에코)를 회원사로 두고 있다.

아래는 진 위원장의 인터뷰 전문이다. 

<Q> 한국철강협회 철강슬래그위원회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철강슬래그위원회는 2024년 출범한 협의체로, 현재 11개 철강사와 10개 슬래그 재활용사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우리 위원회는 철강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슬래그를 천연골재와 시멘트 등을 대체하는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전환하여, 국가 자연 보전과 순환경제사회로의 이행을 견인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Q> 이번 이사회에서 슬래그위원회 위원장으로 연임되셨습니다. 소회가 어떠한지요?
중책을 다시 맡게 되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무엇보다도 위원회의 활동 방향을 신뢰하고 지지해주신 회원사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지난 임기 동안 다져온 기반을 바탕으로, 철강슬래그가 단순한 부산물을 넘어 국가 산업의 필수 자원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Q>지난 활동 가운데 가장 역점을 둔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올해 주요 활동 계획은 무엇인지?
지난 활동의 핵심은 ‘슬래그의 가치 재발견’과 ‘인식 개선’이었습니다. 경주, 아산, 군산 등 주요 산업 거점에서 개최한 순회설명회는 회차당 100~150명이 참석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습니다. 또한, 유튜브 ‘머니인사이드’를 통해 제작한 영상은 6개월 만에 11만8000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대중의 오해를 불식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올해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철강슬래그 우수사례 공모전’을 최초로 개최하여 성공 모델을 발굴하고 이를 우수사례집으로 엮어 재활용 확산 분위기를 조성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국회 세미나를 통해 실효성 있는 정책 제안을 이어가며 제도적 기반을 공고히 하겠습니다.

<Q> 철강슬래그 재활용 확대 및 인식개선을 위해 제도·기술 등 가장 시급하게 개선되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요?
용도별 맞춤형 접근이 필요합니다. 전통적 활용처인 도로 보조기층용 골재는 최근 사용량이 감소 추세에 있어, 건설폐기물 순환골재와 같은 수준의 제도적 지원이 절실합니다. 또한, 아스콘용 골재로의 활용을 위해서는 슬래그 특성을 반영한 합리적인 품질 기준 마련이 시급합니다. 기술적 표준화가 뒷받침된다면 시장의 신뢰를 바탕으로 활용처를 대폭 넓힐 수 있을 것입니다.

<Q>철강슬래그 활용이 더욱 확대될 수 있는 핵심분야는 무엇인가요? 건설자재 이외 새롭게 주목하는 활용분야도 있는지?
가장 전략적으로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아스팔트 혼합물용 골재’입니다. 연간 1400만톤 이상 생산되는 아스콘의 90% 이상이 골재임을 고려할 때, 천연골재 고갈 문제의 훌륭한 대안이 될 것입니다. 철강슬래그는 천연골재 대비 우수한 물리적 강도와 내구성을 갖추고 있어, 도로 포장 재료로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Q>철강슬래그 고부가가치화, 수요개발을 위한 연구에는 어떤 것이 진행되고 있나요?
현재 철강사, 재활용사, 학계 전문가들과 함께 ‘아스콘용 골재 활용’을 위한 공동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2028년까지 슬래그의 물리·화학적 특성 분석을 완료하고, 슬래그 골재 및 이를 활용한 아스팔트 혼합물의 품질 기준을 정립하여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Q> 철강슬래그의 환경적·경제적 측면에서 주요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환경적으로는 천연자원 채취를 줄여 생태계 보전에 기여합니다. 특히 고로슬래그를 시멘트 원료로 사용하면 클링커 소성 과정을 생략해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습니다. 또한, 규산질 비료 원료로 활용 시 논의 온실가스 배출을 약 14% 저감하는 효과도 입증되었습니다. 경제적으로는 우수한 강도와 내구성을 바탕으로 도로, 항만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능성 재료로 활용되어 원가 절감과 자원 효율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습니다.

<Q> 이외 최근 주목하고 있는 철강 부문 환경·에너지 이슈는 무엇인가요? 슬래그위원회 차원에서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가장 핵심적으로 주목하는 이슈는 ‘탄소중립’입니다. 2026년 본격 시행되는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글로벌 탄소 규제는 우리 철강 산업에 큰 도전입니다. 철강슬래그는 그 자체로 탄소 감축 효과가 큰 자원입니다. 위원회는 슬래그 활용을 확산시키는 연결고리로서, 철강산업이 탄소중립 시대로 연착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순환경제 플랫폼’ 역할을 강화하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 부탁드립니다.
철강슬래그는 더 이상 폐기물이 아닌,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자원’입니다. 우리 위원회는 산업계와 수요처를 잇는 가교로서, 철강슬래그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고 재활용이 일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