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7주년 인터뷰] 이경호 부회장 "복합위기, 개별대응 한계…올해 ‘K-스틸법’ 구체화"

공급과잉·탄소중립·내수침체 ‘복합 위기’…지속 가능 성장으로 'K-스틸법' 시행령 구체화… 민관 소통 극대화 ‘가교 역할 집중’ 글로벌 공급과잉+무역장벽…무역구제·통상 공조 체계 강화 탈탄소 전환, 생존의 필수 조건…국가 차원의 종합 인프라 지원 내수 침체 돌파…해상풍력·모듈러·AI 신시장 개척해 경쟁력 제고

2026-05-20     최유미

철강산업은 글로벌 공급과잉, 탄소중립 전환, 내수침체 등 복합적인 위기가 한꺼번에 몰아치고 있다. 이경호 한국철강협회 상근부회장은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했다고 지적하면서, 현재의 격변기를 산업 구조를 고도화하고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 차원에서는 대한민국 철강산업의 근본적인 체질개선과 산업 고도화를 견인할 수 있는 구심점으로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과 K-스틸법 제정은 가장 고무적인 성과로 꼽힌다.  이 부회장은 올해는 정책적 기반이 구체화되는 과정인 만큼, 업계의 의견이 제도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과 예산 및 정책 등에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정부, 국회와 소통역량을 높일 방침이다.

실제로 현재 업계가 마주한 복합위기는 개별 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우선 글로벌 시장에서 맞닥뜨린 중대한 난제 중 하나는 공급과잉 문제이다. 중국의 경기 둔화와 신흥국의 급격한 설비 증설 등이 맞물리면서 내년에는 9억 톤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된다.

설상가상으로 자국 우선주의에 기반해 각국의 무역장벽도 한층 견고해지고 있다.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유럽연합(EU)의 TRQ(저율할당관세)를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지역까지 보호무역 기조가 확산되면서 수출 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이와 관련해서는 국제 협의체를 통해 무역장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실효성 있는 돌파구를 마련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공급과잉과 통상 압박 속에서 친환경 생산 체제로의 전환은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또 다른 생존조건으로 자리 잡았다. 산업 특성상 단기간에 공정을 바꾸기에는 천문학적인 자금과 위험 부담이 수반된다. 따라서 저탄소 설비 도입에 앞서 이를 가동할 수 있는 무탄소 전력수소 인프라 구축 등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일본과 유럽 등 해외 주요 국가들은 정부 주도로 대규모 기금을 조성해 자국 철강사의 친환경 설비 투자·R&D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협회 역시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도태되지 않도록 세제 혜택, 인프라 구축 등 국가 차원의 지원책을 지속적으로 촉구할 계획이다.

대외적 여건뿐만 아니라 내부적 상황도 녹록지 않다. 오랫동안 연간 5000만 톤 선을 견지해오던 국내 철강 소비량은 건설업 등 전방산업의 장기 침체 여파로 최근 하락세로 돌아섰다. 업계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미래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시장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특히 해상풍력 시장은 대규모 입찰이 예정돼 있어 큰 기대를 모은다. 협회 차원에서는 관련 공급망을 선점하기 위해 품질 기준을 조기에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정부 정책과 연계해 신수요를 창출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모듈러 건축 부문, AI 산업 부문에서도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이경호 부회장은 현장의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해소하며 경쟁력 강화 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협회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철강산업이 위기를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 궤도에 안착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이끌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이경호

<Q> 한국철강협회 부회장 취임 이후 업계에 큰 변화들이 많았던 거 같습니다. 그간의 소회와 성과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취임 이후 국내 철강산업이 그 어느 때보다 큰 변화와 도전에 직면했던 시기였다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공급과잉과 보호무역 강화, 탄소중립 전환, 내수 부진 등 여러 과제가 동시에 맞물리며 업계 전반의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되었습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협회 역시 단순한 업계 지원을 넘어 산업 전반의 방향성과 대응 체계를 함께 고민해야 하는 책임이 더욱 커졌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협회는 통상 대응과 탄소중립 전환 지원, 수요업계와의 협력 강화 등 당면 현안 대응에 역량을 집중해왔습니다. 특히 정부의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 마련과 국회의 K-스틸법 제정 등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업계에도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협회 역시 정부, 국회와 긴밀히 소통하며 업계의 의견이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였습니다. 또한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다양한 협력 사업들도 지속적으로 추진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의미 있었던 점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업계가 함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뜻을 모아왔다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협회는 업계의 목소리를 충실히 반영하며 철강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역할을 이어가겠습니다.

<Q> 올해 한국철강협회의 중점적인 사업목표는 무엇인지?

올해 철강업계는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경영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협회 역시 이러한 경영 환경 변화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이에 철강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에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히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법·제도 기반 구축을 비롯하여 통상규제 대응, 저탄소 전환 지원, 신수요 확대, 산업 생태계 경쟁력 강화 등을 핵심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단기적인 현안 대응을 넘어 중장기적으로 철강산업의 안정적인 경쟁력의 기반을 다지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올해는 K-스틸법 시행령 등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적 기반이 보다 구체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협회 역시 업계 의견이 정책과 제도에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정부·국회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습니다.

또한 통상 대응 공조 체계 강화와 저탄소 전환 기반 마련을 함께 추진하는 한편, 해상풍력·모듈러 건축 등 미래 성장 분야를 중심으로 한 신수요 확대도 중요한 과제로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협회는 업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철강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 기반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Q>최근 중동 분쟁 장기화, 보호무역주의 기조로 인해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철강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게 보고 있는지?

중동 지역 분쟁 장기화에 따른 물류 차질과 에너지 가격 변동성 확대는 철강업계의 원가 부담과 공급망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여기에 중국의 수요 둔화와 신흥국 중심의 생산능력 증설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철강 과잉생산능력은 2023년 약 7억3천만톤에서 2027년에는 9억톤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주요국들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무역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 철강업계에도 상당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를 중심으로 철강 수입 규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으며, EU 역시 올해 7월부터 TRQ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도와 동남아 국가들까지 세이프가드 및 반덤핑 조치를 확대하면서 글로벌 통상 리스크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협회는 정부 및 업계와 긴밀히 공조하며 주요 통상 현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대미 아웃리치 활동과 한·미 철강협회 간 교류를 비롯하여 중국·일본 등 주요국 업계와도 소통을 이어가며 글로벌 통상 현안 대응에 힘쓰고 있습니다. 아울러 EU TRQ 제도 대응과 OECD 철강위원회 등 국제 협력 채널을 통해 글로벌 공급과잉 및 무역구제 조치에 대한 공조 역시 강화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협회는 급변하는 글로벌 통상 환경에 실질적으로 대응하며 우리 철강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Q>탄소중립 전환 과정에서 핵심 과제는 무엇으로 보고 있는지? 막대한 에너지 비용 및 투자 비용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철강산업의 탄소중립 전환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다만 철강업은 제조 공정 특성상 대규모 에너지 사용이 불가피한 산업인 만큼 단기간 내 급격한 전환에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상당한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수소환원제철과 같은 저탄소 공정 도입에는 막대한 설비 투자와 안정적인 무탄소 전력·수소 인프라 구축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에너지 비용 부담 역시 업계가 우려하는 핵심 요인 중 하나입니다. 결국 탄소중립 전환은 개별 기업 차원의 문제가 아닌 국가 차원의 산업·에너지 정책과 함께 연계하여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해외 주요국들은 철강산업의 탈탄소 전환을 국가 전략 과제로 인식하고 적극적인 정책 지원에 나서고 있습니다. 일본은 GX·GI 기금을 활용해 철강 분야 설비 투자와 R&D를 지원하고 있으며 EU 역시 다양한 펀딩과 지원제도를 통해 철강사의 저탄소 설비 투자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을 감안하여 국내 철강산업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서는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지원 체계 마련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협회는 업계 의견을 바탕으로 저탄소 설비 투자 지원 확대, 무탄소 전력·수소 인프라 구축, 철스크랩 수급 안정화, 공공조달 등을 통한 그린스틸 수요 확대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탄소중립 전환이 산업 경쟁력 약화가 아닌 새로운 성장 기회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 및 업계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습니다.

<Q>주요 전방산업 부진에 따른 내수 부진 장기화로 수요 개발 및 다각화가 업계의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수요 개발과 관련한 협회의 활동이 있다면?

최근 철강업계는 건설 경기 침체와 주요 전방산업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기반 자체가 약화되고 있습니다. 국내 철강 내수 시장은 2010년 이후 연간 5,000만 톤 수준을 유지해왔으나 2024년부터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으며 저가 수입재 유입 등이 겹치며 업계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협회는 기존 수요산업과의 협력 기반을 강화하는 한편, 미래 성장 분야를 중심으로 새로운 수요 창출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해상풍력 분야의 경우 철강풍력위원회를 중심으로 국산 철강재의 전략적 적용 확대와 공급망 경쟁력 강화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부가 올해 상반기 1.8GW 규모 입찰을 예고하며 관련 시장 확대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품질기준 제정 등 제도적 기반을 조기에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정부 정책과 연계한 실질적인 수요 창출 기반 마련에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한 모듈러 건축 분야에서는 법·제도 기반 강화를 통해 수요 창출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모듈러 생산공장 인증제도 구축과 함께 관련 법령 개정 및 인센티브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으며, 국회 세미나와 유관기관 협력 등을 통해 산업 생태계 조성과 제도 정착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AI 기술이 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면서 AI 기반 자율제조와 디지털 전환 협력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철강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AI 인력 양성, 데이터 표준화, 중소 철강사 디지털 전환 지원 등 산업 전반의 미래 경쟁력 확보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아울러 철강-조선 상생협의체 등을 통해 기존 수요산업과의 협력 체계를 공고히 하고, 공동 세미나·R&D 협력 등을 바탕으로 고부가·친환경 소재 중심의 협력 기반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협회는 수요산업과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철강산업의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지속 가능한 수요 생태계 구축에 적극 앞장설 계획입니다.

<Q>마지막으로 철강업계 및 페로타임즈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으신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리 철강산업은 지금 어려운 도전 과제 속에서도 산업의 근간을 지키며 국가 경제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자리를 지켜주고 계신 철강업계 관계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현재 업계는 대전환의 변곡점에 놓여 있지만, 이러한 국면은 산업 구조를 고도화하고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협회 역시 업계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정책과 산업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업계와 긴밀히 소통하며 실질적인 애로 해소와 경쟁력 강화 방안을 함께 모색하고, 철강산업이 대한민국 제조업의 핵심 기반 산업으로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역할을 이어가겠습니다.

앞으로도 철강업계에 대한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리며, 협회 또한 업계와 함께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